by 麻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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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풍 창작조선, 인외물 11,275 자 驟雨 中上 인간이 아닌 존재는 한계를 벗어났기에 잠들 필요가 없다. 그 절대적인 법칙을 깨트렸기 때문일까. 종수가 머릿속을 웅웅 울려대는 꿈에서 깨어났다. 퀭하게 말라붙은 눈가가 버석하다. 머릿속을 헤집어 대는 꿈은 어지럽기 짝이 없었다. 어지럽고 어지러우면서도 언제나 그랬듯 익숙해지지 않는다. 멍하니 바깥을 바
동양풍 창작조선, 인외물 12,710 자 驟雨 上 소나기가 내렸다. 병찬이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본다. 서늘한 사당의 안은 요란한 바깥과 달리 조용할 뿐이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긴 도포 자락이 스치는 게 느껴졌다. 우수수 들려오는 소음과 달리 사당의 규모는 넓기만 하다. 내리는 빗방울을 시선의 끄트머리로 좇으면서 병찬이 마루의 끝에 있는 방에 도착했
11,327 자 박제 새장 03 서로의 존재에 익숙해졌으나, 둘은 서로가 영역 동물임을 존중이라도 하는 것처럼 일정한 거리를 둔 뒤 쓸데없는 참견하지 않았다. 애매하게 벌어진 거리감은 좁혀지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하지만 일 년이 지나도, 이 년이 지나도, 종수가 학교로 돌아가도 된다는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병찬은 초조해했고
11,652 자 박제 새장 02 최종수는 모든 게 폐허가 되었던 때를 기억한다. 쏟아지던 불빛은 온통 부스러져 불티가 되었고 내지르던 함성은 비명이 되어 흐트러진다. 공포로 변질된 흥분이 앞다투어 공간을 빠져나간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이는 최종수에게 찍히는 거대한 낙인이라. 미등록 능력자가 폭주했다. 날카로운 비명에 목소리가 섞여 든다. 들리는 단어
7,042 자 가이드 버스 박제 새장 01 “예? 최종수요?” 병찬이 마시던 음료를 그대로 컵에 주르륵 흘려냈다. 지금 자신이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최종수? 병찬에게 얘기를 꺼냈던 선임이 머쓱한 듯이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말마따나 최종수는 지금 기관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었다. 최종수의 폭주로 인해 미등록 능력자들의 인권을 위해 진행되었던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