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마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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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서 발췌) 마하로 : 킨시상, 킨시상은 외로움을 느끼나요. 마히로가 킨시를 응시한다 표정은 알 수 없다 킨시는 당황스런 얼굴을 한다 마히로 : 어찌 되었든 킨시상도 사람이니까요. 궁금해서요. 킨시는 잠시 고민한다 킨시 : 어쨌든 나도 사람이니까. 외로움을 느끼지. 그제서야 마히로가 웃는다 마하로 : 다행이네요. 킨시상은 역시 저를 사랑해요. 우리는
꿈을 보았다. 지나간 별의 꼬리같은 그런 희미한 꿈을 저수진은 꾸었다. 중요한 내용이 있었던 것만 같은데. 아, 분명 그렇게 매일 같이 같은 꿈을 꾸었던 것만 같은데 이상했다. 아침에 일어나 양치를 했다. 조금 쓴 박하맛이 상쾌했다. 수진은 바뀐 하복을 꿰어 입으면서 생각했다. 오늘 꿈은 어쩐지 오래 기억에 남을 것만 같았는데- 어림도 없는 소리. 저수
“각수님이 무얼 해도, 감사함 조차 느끼지 못할거에요.” “지금처럼 말씀하셔도 대답 하는 일도, 듣거나 보는 일도 없을건데요.” “저 보다 나은 사람은 얼마든 있어요. 그건··· 시간 낭비가 될 행위에요.” 감사함조차 느끼지 못 할 거라니. 더 나은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거라니, 정말 모르는 이기적인 이들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살면서 신
신태림은 친구가 없다. 입학 할 때만 해도 500명 남짓했던 학교에서 졸업생은 단 50명만 남은 학교. 전부 미친건지 원래부터 학생수가 50명이았다 말하는 선생들과 주변인들. 기사 한 줄 나지 않고 조용한 동네와 이상을 느끼는건 단 한명. 그렇게 서서히 미쳐가는건 기억하는 그 단 한명이었다. 도시락을 2개나 싸왔던 애, 발이 빨라 계주에 나갔던 애, 학력모
새하얀 눈발이 날리고 사람 하나쯤은 이 광활한 자연의 도화지에서 없어져도 좋을 것 같은 곳에 연인들이 같이 오면 영원을 함께한다 했던가. 그런것들은 낭만적인 속설들일 뿐이니, 평소엔 아무렇지 않다가도 문득 여름이 오면 생각이 나곤 하는 것이다. 히지와라 유우는 한국에 있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삿포로에 와줘, 날 찾아줘. W. 마라집 평범한
서울 을지로 3가 대림상가 안쪽에 있는 전당포. 날씨 우중충. 태림은 자신의 전당포에 찾아온 경아를 바라보며 당혹스러운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경아의 손에 들려있는 마대자루 하나 안에는 사람 시체 한 구. 태림의 책상 위에는 담배 꽁초가 가득 차버린 재떨이, 서류더미들과 꽤 값이 나가는 양주 하나가 어색하게 놓여져있다. 문에 달린 종이 딸랑이는 소리
“칼리,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었던 곳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헤세드가 말했다. 그는 그 뒤로 지독한 침묵이 흐르다가 게부라가 뭐라 말을 하기 전에 신경 쓰지 말라며 애매한 표정을 하고 말을 흐렸다. 이 날은 그들이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에 입사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날이었다. 그날도 여전히 직원들은 일을 했다. 지극히 평범한 날이었다. 헤세드는 커피를
오늘 오전 부고 연락이 왔다. 연고도 없는 여자일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 보다. 장례는 내일부터 5일간 치뤄진다고 한다. 순간 더럽게 오래도 한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헛구역질을 했다. 먹은 것도 없어 딱히 뭐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오랜만에 면도를 했다. 머리도 깔끔하게 잘랐다. 주변에서 그렇게들 단정하게 하고 다니라고 할 때에도 그다지 내키지 않
- 삐-. 삐-. 삐-. 3시 알람이 울렸다. [5시 선] 이라고 적혀 있는 화면이 후지이 마히로의 시선에 들어왔다. 부모에 조부까지 죄다 요양 보내 버렸으니 귀찮은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아주 죽을 병은 아니었는지 옆자리 어른들과 혼담이 오갔다고 했다. 후지이는 한숨을 한번 내쉬고 나갈 준비를 했다. 아침부터 날이 아주 화창하질 않았는데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