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제가 무사히 작성을 완료하였다는 뜻이겠지요.
이렇게 연배가 드러나는 문장으로 첫마디를 뗄 생각은 아니었지만 후기라면 응당 이 문장인 듯 해 버릇처럼 적게 됩니다. 말이 많은 사람이라 과연 이 내용을 다 읽어주실지 자신은 없습니다. 누군가 보아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요 근래 정부사이트들의 접속이 불안정한 것도 있고 취미 생활을 하는데 부러 사이트를 요목조목 따져가며 알아보기란 번거로운 법이죠. 누차 말씀드리지만 이 글은 저의 해석이 반영된 내용이므로 등급기준에 대한 정답은 아닙니다. 참고로 하여 읽어주시고 직접 판단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보시면서 느끼시기도 했겠지만, 기준이란 가이드라인입니다. 어디까지나 이 정도 선에 맞춰보라는 안내선이기 때문에 세세한 사항은 사람이 사회의 기준에 맞추어 견주어보고 판단하게 되어 있습니다. 인터넷 내용등급서비스의 등급기준에서 연령별 권장기준을 제시한 것 역시 ‘권장’사항입니다. 해당 기준을 넘어서는 것도 가능하나 이는 정보 제공자의 책임이 됩니다. 서브컬쳐 문화에서 이용자 역시 제공자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자로 참여한 이들 역시 동일한 책임을 감수하게 됩니다. 그래서 권장 기준을 준수하되 낮추어 조건을 잡으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3342는 기본적으론 성인가가 되겠지만 언어 등급을 낮추어 표현함을 뜻합니다. 이렇게 되면 함께 노는 사람들이 과하게 욕설이 오가지 않거나, 적당히 검열된 정제 언어를 주고 받게 되겠죠.
성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음란물’에 대해 언급하였습니다. 사전에 따르면 음란물이란 ‘음탕하고 난잡한 내용을 담은 물건’을 말하며 영화, 사진, 도서, 음반, 그림 등을 총칭합니다. 영어로는 포르노그래피, 포르노입니다.이때 ‘음란물’의 범위를 정상적인, 표준적인 성행위가 아닌, 사람의 성욕을 자극하거나 인간의 성관계 혹은 성행위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도 ‘왜 이러한 것을 규제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청소년의 보호에 대해서 반발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매번 반복되는 담론입니다. 하지만 사회가 보호 정책이란 이름으로 규칙을 만들어 둔 건 위험에서 방어해주기 위함입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제가 여기서 중요하게 여기는 건 ‘영향’과 ‘자극의 역치’가 있습니다.
우선 성인가 컨텐츠에도 유행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자꾸 오래 산 사람처럼 말을 하는데 흥미로운 걸 보면 분석하고 싶어하는 편이라 그렇습니다. 과거엔 구강성교가 금기시 되었거나 불쾌한 행동을 강요받는 형식으로 나오는 경향이 많았습니다만 근래에 연인간의 애무에서 당연하게 구강성교를 묘사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현실 인간의 성경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포르노(음란영상물), 성인가, 현실 인간의 성행위가 매우 관련성있게 변화하고 있다는 건 상당히 불쾌하고 비위생적인 결과를 구경하게 만듭니다… 제발 콘돔 껴, 새끼들아… 예… 위생에도 까다롭게 굴고 있습니다… 까투리3호입니다… 많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보의 노출은 은연중에 인간의 사고에 영향을 미칩니다. 유사한 정보를 자주 보았을 때, 이를 일반적인 정보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이런 식으로 뒤틀린 성지식을 지니게 됩니다. 한국은 성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크다보니 대부분의 인간은 사회에서 원하는 바른 성관계 형식도 알지 못하며 포르노 등으로 오염된 정보를 접한 상태입니다. 심의에서 매번 이렇게 바른 성관계, 정상적인 성행위를 이야기할 거면 좀 제대로 교육해야하는 것 아닙니까? 일그러진 관계상이 걱정되면 이에 대해서 관리하면 좋겠는데 지금 도서관에서 성교육 도서도 금지도서로 지정하고 있는 꼬락서니를 보면 그 작자들도 포르노로 성을 배운 것이 분명합니다. 매번 이런 식으로 노발대발하다보니 사람이 기력이 없습니다. 저는 그냥 인간들이 제대로 씻고 콘돔을 착용하고 서로의 상태를 점검하면서 애정어린 말을 나누고 애무로 전희를 경험하며 성교하고 제대로 사후처리를 하고 몸을 씻고 뽀송하게 잠드는 걸 권장하고 싶단 얘깁니다. 침대에 들어가기 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양쪽 모두 만족하고 인권을 보장받는 성관계말입니다. 왜 여기서 인권 얘기를 하느냐 성행위 4등급은 기본적으로 한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동들을 규정하면서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간은 성행위 4등급에서 규정하고 있는 행위에 대한 욕망을 지니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상성욕입니다. 누구나 이상성욕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는 저도 뭔가에 대한 뒤틀린 욕망이 있습니다만 적절한 사회성으로 마냥 꺼내놓고 다니지 않을 뿐입니다. 인간의 욕망이란 그게 잘못 학습된 것인지, 본래 내재되어 있던 중에 정보를 접하여 개화한 것인지 알 도리는 없습니다. 그런 욕망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 인류의 다양성 측면의 결과겠죠. 다만 성관계에서 지배욕이나 권력욕이나 폭력성을 보이는, 저항하지 못하는 상대에 대한 통제나 가해 행위를 행하는 게 뒤틀린 관계임을 욕구를 가진 본인이 인지하고 있는 게 중요합니다. 유감스럽지만 이상성교로 규명된 대부분은 타 대상에 대한 폭력성, 가학성, 혹은 피학성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청소년 보호 정책으로서 음란물, 유해매체에 대한 방비책을 걸어둔 것이기도 합니다. 어떠한 욕망을 지닌 초심자가 만나는 연장자, 혹은 선경험자가 선한 인물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경험과 지식의 차이는 권력 구도를 만들기 쉬우며, 소위 정상적인 성관계 범위 밖의 행위들은 쉽게 폭력으로 변질되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당연시하고 일반화하게 되기도 쉽습니다. 음란물로 성지식을 익혔다면, 더욱요. 아쉽게도 저희는 좋은 성교육 교재를 접하기 어려우니까요. 이러한 점과 더불어 어떠한 정보에 대한 선망은 행위의 모방 위험도 높기 때문에, 자신의 욕망을 인지하였다면 더욱 경계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를 위한 단계 구분입니다.
그리고 역치란 외부 자극(포괄적 개념)에 대하여 생물이 반응하는 최소 자극치를 말합니다. 동일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 생물이 기존 자극에 순응하여 역치의 최소치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존과 동일한 자극에 반응하지 않게 되는 현상입니다. 갑자기 왜 이런 개념을 가져오느냐면, 주변의 고자극 컨텐츠를 계속 접하다보면 일반적이라고 규정한 행위가 재미없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자극의 지속적 추구로 위험행위로 쉽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최근 말이 많은 도파민 중독도 다소 비슷한 흐름입니다. 인간으로서 오래 건강히 살기 위해선 관리해야 할 게 많죠. 정상적, 일반적이라고 할 만한 성행위를 재미없게 여기고 위험할 수 있는 행위로만 자극을 느끼고 선망하게 되는 일을 경계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저의 학창시절, 어떤 교사분께서 어느 날 갑자기 성교육 시간에 성별에 따른 올바른 자위법에 대해 가르쳐주신 적이 있습니다. 사실 이 당시 이런 현실적인 성교육이 그리 이뤄지지 않았던 시기이기에 특이한 일이었습니다. 당시, 포르노 등에 영향을 받은 청소년 및 청년들이 성기에 온갖 이물을 삽입하거나 이상한 것에 성기를 꽂아 넣었다가 응급실에 가는 일화가 퍼져 있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소문을 듣고 또 모방하였다가 응급실에 갔다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미친 것 같지만 그런 이야기가 있으니 걱정스러우셨는지 딱 한 번 그런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이 정도의 마음입니다. 혹시라도 다칠까 걱정스러워 위험 표지판 세우고 안전줄 치고 있는 겁니다. 물론 지금의 심의나 조치가 적절한가 하면 저도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아 허공에 주먹질합니다. 그래도 그냥 보호 정책이 있으면 5층짜리 건물에 설치하는 엘리베이터처럼 보시고, 영 마음에 안 찬다 싶으면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논의하면 좋겠습니다.
다른 길로 샜습니다만, 청소년 보호는 연장자가 져야 하는 책임입니다.
연소자분들께서 보시기에 마음에 안 들 수 있습니다.
어쩌겠나요… 마음에 안 들어 하셔도 저희는 해야 합니다. 국가와 사회가 연장자에게 부과한 책임과 의무입니다. 이러한 책임을 지기 위한 등급기준이니, 각 항목을 살펴보시고 인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청소년 분들도 자신보다 더 어린 이들을 위하여 공부해주시면 좋습니다.
본 글이 참고가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워드로 20페이지를 넘는 글을 쓸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되었습니다. 저의 손가락이 한 삼일간 파업할 예정입니다. 마침 쉬는 날이라 다행입니다. 중간에 인간의 본성에 대한 해석 네 갈래(성선설, 성악설, 성무선악설, 백지설)에 대해서도 쓸 뻔 했는데 잘 참았습니다. 맞춤법 검사도 하려고 했는데 이쯤 되니 그만두고 롤케이크를 먹고 싶어 갈무리하지 못하고 도망갑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서문에 적었던 것처럼 트위터, 홈페이지, 커뮤니티 등 필요하신 곳에 자유로이 링크를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서브컬쳐 향유자(정보제공자/이용자)를 대상으로 생각하여 작성하였기 때문에 오프라인 및 타 분야에서는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글입니다만 부디 여러분의 즐거운 취미활동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2월 23일
까투리3호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펜슬에도 업로드를 완료하였습니다.
좀 더 보기 편하게 편집을 할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만, 언젠가의 일로 미뤄두도록 하겠습니다.
펜슬이 잘 성장하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2024년 2월 18일
까투리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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