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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무쟈쿠] Schadenfreude

2022년 8월 디페스타에서 판매했던 라무쟈쿠 회지 'Cotton Candy Mix' 수록본입니다.

Schadenfreude

아메무라 라무다 X 진구지 쟈쿠라이

“아이쿠~! 이번 클론도 꽝!이야♡”

 

 자신과 똑같은 몸을 주저 없이 으스러뜨린 자의 입에서 나왔다기에는 잔뜩 애교가 섞인 목소리였다. 들떠 있는 목소리와 대비되는 담담한 표정. 그는 바닥에 쓰러진 몸뚱이를 발로 툭툭 차며 냉소를 던지고 있었다.

 

“어디 보자, 이번 코드 번호는… 저번보다는 업그레이드되긴 했네. 흥. 그래도 말이야, 돈 낭비라고~? 나라면 클론 하나를 만들 돈으로 나를 위한 사탕을 잔뜩 만들어 줄 텐데! 다이스가 여기저기서 빌린 돈도 갚아줄 거고!”

 

“…음, 아냐. 그렇게 되면 돈을 전부 써 버리게 될 테니까~! 먼저 겐타로가 좋아하는 카페를 종일 빌려 놓아야지. 보상으로 라무다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내놓으라고 하면서~.”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으며 자신의 장황한 꿈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시부야 디비전 Fling Posse의 리더, 아메무라 라무다였다. 그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요사이 중왕구는 굉장히 실험적이었다. 자신과 닮았지만 분명히 강한 클론들을 예고 없이 보내질 않나, 시부야 곳곳에 스파이를 심어놓지를 않나.

 

 ‘얌전히 행동하며 사탕만 씹었는데!’라며, 억울한 목소리로 외치는 그와는 다르게 중왕구에서는 계투를 보려는 듯 무조건적으로 싸움을 걸어오고 있었다.

 

“전~혀 귀엽지 않아!”

 

 콧소리를 내며 죽은 클론 위를 짓밟고 있으니 자신이 무게를 싣는 곳마다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겨졌다. 자신과 똑같은 민트색 재킷에 질근질근 신발을 문대는 건 기분 나쁜 일이었지만, 금세 밀려오는 우월감에 삐뚜름한 미소가 지어졌다.

 

“뭐어, 레드 카펫은 아니어도. 대체용으로 손색없네. 오히려 ‘나’답고 좋잖아?”

 라무다는 흐흥♪, 하고 추임새를 넣고는 정신을 희미하게 잃어 가는 또 다른 자신의 머리채를 붙잡고 말했다.

 

“있지, 너의 ‘주인님’들이 내가 얼마나 건재한지 실험하고자 하는 의도는 잘 알겠어. 그래도 말이야, 후에 수습하는 내 입장도 생각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생각한 처리 장소 후보들은 전부 마감되었다고~. 힘들어, 힘들어~.”

 

 말 그대로 그는 처치 곤란이었다. 사랑하는 시부야 거리에 죽어가는 라무다가 굴러다닌다니! 게다가 가짜라고?

 

 그가 냉기 가득한 몸뚱이를 키치한 옷가지로 둘둘 두른 채 낑낑대며 옮긴 적은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니었다. 타고난 패션 센스 덕분인지, 갖고 있던 패턴 중에서도 마음에 들지 않아 구석에 처박아 둔 패브릭 천을 덕지덕지 두른 몸은 피범벅 된 민트색 후드보다는 훨씬 나은 코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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