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오토] Baby it’s cold outside
아마야도 레이 X 토호텐 오토메
Baby it’s cold outside
아마야도 레이 X 토호텐 오토메
“춥잖아.”
바깥은 분명 겨울이었으나 호텔 안까지 한기가 돌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현재의 체감으로써는 나체인 채여도 쌀쌀함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라 해야 맞겠다. 그야, 지금까지 한껏 열을 올릴 짓을 한 뒤였으니까…. 굳이 ‘춥다’는 핑계로 그녀가 이불 속을 빠져나가지 않도록 몸을 더 동여매는 그의 의도는 노골적이었다. 품에 끌어들이고 나서도 손에 잡히는 그녀의 굴곡들을 엄지로 살살 쓸어내는 모습이 평소보다 조심스러워, 부동자세로 있던 오토메가 슬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말했다.
“답지 않게.”
“나다운 게 뭔데?”
왜. 손이 가슴으로 가지 않아서 실망했어? 덧붙여 봤자 심기를 건드릴 뿐일 말을 구태여 해 놓고는, 그녀의 뻔한 반응이 보여 먼저 헛웃음을 치는 레이였다. 오토메가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품는 이상, 충분한 대답이 들려올 때까지 물어볼 미래가 훤하기에 레이는 가볍게 대꾸하며 그녀의 턱을 부드럽게 올렸다. 색이 다른 눈동자 두 개가 그녀를 담았다.
“겨울이라 그런가. 아저씨 외로움 타나 봐.”
서로 외로움 타는 처지에 말해 봤자인 말이지만. 방금까지 몸 섞은 여자 앞에서 할 말은 아니지, 아마.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제 성격이 얼마나 개차반인가 실감하는 레이였지만 오토메와 자신의 관계에서 깊게 신경 쓸 사안도 아니었다. ‘그건 당신 문제겠죠.’라며 혀를 차는 오토메였지만 그에게는 만족스러운 대답이 아니었는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춥다고.’ 몇 마디 나눴을 뿐인데 그새 열기는 날아가고 등에 맺힌 땀은 차가워졌다. 난로처럼 꽉 그녀를 안으니 팔 몇 번의 움직임으로 만지고 싶은 부분을 찾아가는 손이 흠잡을 틈도 없이 자연스러웠다.
“야마다.”
“한 번 더는 힘들어? 곧 나이 하나 더 먹어서 그런가.”
이런, 괜한 말이었나? 이번에도 스스로 속을 긁어놓는 말을 덧붙여 놓고, 상대방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 가끔 꼬인 기분을 풀어주기도 해야지. 감정을 숨기지 못한 건지, 긴장이 풀어진 건지 찌푸려진 그녀의 미간에 짙게 입을 맞췄다. 이윽고 쪽, 쪽 입술 맞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겨우 그녀의 어깨에 걸치고 있던 이불까지 눈높이를 맞춰 내려온 레이는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휙 그녀를 돌려 자신의 밑으로 눕혀 버렸다. 땀과 눈물에 젖어 흐트러진 오토메의 모습은 본래의 차분함이 사라져 엉망투성이었다. 레이는 미묘한 고취심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 만족스러웠다. 눈을 돌릴 때마다 자신이 남긴 흔적들이 얼룩덜룩 그녀를 물들이고 있었으니까. 이윽고 제 머리색처럼 까맣게 물든 머리카락에 눈길을 주었다. 슬며시 머리카락을 걷으며 그녀의 몸을 감쌌다. ‘이제 네 몸도 식었네.’
“어떻게 할래.”
외로움 타는 건 피차일반이잖아. 어차피 서로가 서로에게 도구로 존속된 이상 이용하기밖에 더 있을까. 그러니까 이번 겨울도 함께인 거지. 그렇게 알고 있을게. 허락이 담긴 무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말을 잇는 레이의 입을 오토메가 막았다. 알게 모르게 다시 끓어오르는 열을 멈출 기미가 없었다.
Baby it’s cold outside 完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