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단편

[드레해리] 사랑 그 끝은 헤어짐과 그리움

너의 그 향기

백업 by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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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

나의 두 눈은 빨개진 채 눈물이 맺혀 있었고 너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나의 두 주먹은 부들부들 떨리고, 두 눈은 그저 땅을 향해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다. 너는 처음에는 장난이라는 듯한 눈빛이었지만 이내 헤어지자는 말이 사실이란 건 알고 고개를 바닥으로 떨구었다.

절대 내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았던 그 네 글자를 말해버렸다. 내가 왜 그랬을까. 너에게 왜 그랬을까.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헤어진 지 하루, 드레이코 너를 잊으려 노력한다. 너와 함께 찍은 사진들. 함께한 추억들. 나눴던 쪽지와 편지. 너에게서 받은 선물들. 버리고 잊으려 하지만 나의 미련 때문에 버릴 수가 없다. 나의 인생에서 빛나는 순간이었기에. 너를 차마 나에게서 떼어놓을 수가 없었다. 네가 나에게 얼마나 큰 존재였으면 내가 헤어지자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네가 떠오를까.

아직도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너의 회색 눈이 떠오른다. 점심이면 나를 찾아와 같이 시간을 나눈 네가 떠오른다. 내 몸이,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난 분명히 너를 잊으려 했는데 왜 자꾸 제자리걸음인 걸까.

다른 사람들을 보면 이별을 겪으면 쿨하게 털어내고 다시 그 동안 못 살았던 현생을 살던데. 나는 왜 달라진 게 없을까. 나 자신이 한심하다. 그저 연인이었던 너를 잊지 못 하는 내가. 그냥 너를 잊어버리고 살면 안 되는 걸까?

"해리, 듣고 있어? 회의 일정이 앞당겨졌다고. 저기요?"

"아, 미안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가 이내 나에게 묻는다. 이러면 안 되는데. 오러국장인 내가 책임감을 잃고, 집중력도 잃으면 안 되는데 도저히 집중이 안 된다. 자꾸 너만 떠오른다. 원래 같았으면 업무 스트레스와 과로를 핑계로 너를 찾아가 안겼을 텐데. 헤르미온느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책상을 서류로 탕탕 치고는 날 바라보았다.

"말포이 그 자식 때문에 그러는 거, 알아. 그럴 거면 왜 헤어진 거야? 네가 말했었잖아. 드레이코는 너의 일부라고. 난 모르겠다. 해리 잊지 마 오늘 3시에 중요한 회의 있고, 수요일 4시 예정 회의 화요일 3시로 변경된 거. 난 가볼게."

"알겠어."

이내 헤르미온느는 생긋 웃어주고는 문을 쾅 닫고 나갔다. 텅 빈 이곳에는 자책하는 나밖에 없었다. 원래라면 네가 이곳에 있어, 같이 웃고 떠들었을 텐데.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흐르려 한다. 아, 내가 헤어지자고 한 건데. 왜 내가 눈물이 날까. 이러려고 하자 않았는데 나만 또 왜 이럴까.

헤어진 지 일주일, 점점 이 생활이 익숙해져 간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혼자라는 게 갈수록 익숙해지고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도 하게 된다.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나 자신을 더욱 더 사랑하게 된다.

이러니까 더욱 미안해진다.

난 괜찮아, 넌 괜찮을까?

"헤어지자."

너의 입에서 나온 그 네 글자는 나의 심장을 덜컹하게 했다.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이내 심호흡을 했다. 그러나 내 눈에서는 눈물만 계속해서 흐를 뿐이었다. 나는 결국 알겠다고 한 뒤 돌아섰다.

내가 뭘 잘못 했을까. 최근 들어 의견이 안 맞긴 했지만 그것 때문에 헤어진 걸까. 갑자기 심장이 아파왔다. 아, 이런 적은 없었는데. 이제부터는 1명의 생활에 적응해야 된다는 것이 힘들었다. 항상 둘이서 지나치던 길을 혼자서 가려니 참으로 빈 느낌이었다. 너는 그저 나를 애인으로만 생각했던 걸까? 너는 내 삶의 일부였는데.

"아."

너와 그레인저가 같이 있는 모습이 보인다. 무슨 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왜 질투가 날까. 우리는 전 애인 사이지만 아직도 너를 향한 내 마음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레인저가 이내 나왔고 의미 모를 표정을 내게 짓고는 나를 지나쳤다.

"아, 포터. 난 왜 네가 보고 싶을까."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만 있다.

헤어진 지 일주일이 지나도 난 괜찮지 않다. 넌 도대체 왜 멀쩡해 보이는 거야? 아 우리는 일방적인 사랑이었구나. 너에게 난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드디어 실감한다.

난 안 괜찮아. 근데 넌 왜 괜찮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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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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