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결혼은 스드메
이제 뭘 해야 하죠? 스튜디오 / 드레스 / 메이크업이 먼저 맞나요?
퀴어이자, 오타쿠이자, 드림러의 우당탕탕 얼레벌레 좌충우돌 결혼 일지
2. 결혼은 스드메
이제 뭘 해야 하죠? 스튜디오 / 드레스 / 메이크업이 먼저 맞나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아닙니다. 보통은 웨딩 베뉴가 먼저입니다.
그치만 전 편에서 말했듯이…. 애인의 급한 성격 덕? 때문?에? 웨딩드레스와 스튜디오를 먼저 정하게 되었다.
(이제는 익숙하죠? 그냥 냅다 링크 걸기~)
안정적인 커플은 살이 찐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다들 알겠지. 내 주변 커플들도 다 살쪘다.
7년 차인 우리도…. 엄청나게 살이 쪘다.
옆에서 열심히 알아보는 바람에 나도 알게 되었는데 웨딩드레스는 한 치수? 크게 입는다고 한다.
요즘엔 보통 웨딩 드레스샵에도 빅사이즈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당연한 이야기(우리나라에서 라고, 붙여야 할까? ㅋㅋ)지만….
웨딩 드레스샵엔 빅사이즈 웨딩드레스가 적고, 서치해본 결과 기분 나쁘게 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하지만 내 돈 내고 입을 건데, 돈도 내고 기분도 나빠야…한다? 이걸 참을 수 없었다.
드레스 샵에 대한 여러 도시 괴담 같은 이야기들을 보고 있으니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또 들었다.
(하지만 결혼 준비하면서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은 아마 지금까지도 계속 들고 있으니, 아마 결혼하면서도 들 수도 있다.)
기간 내에 감량을 한다고 해도…. 막 남들처럼 44, 55로는 못 뺄 거 같았다.
정말 한약 다이어트도 해보고 주사 맞으면서 하는 다이어트도 해보고 여러 가지 다 해본 사람으로서….
다이어트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서 더 괴로웠다. 다시 살찐 것에 의지가 많이 꺾인 것도 있었고….
그런 와중에 성격 급한 애인이 또 정보를 찾아왔다. 빅사이즈 전문 웨딩드레스 샵에서 강남 근처에서 웨딩 페스타를 한다는 거다.
바로 이틀 뒤에.
네? 이틀 뒤요?
달력을 봤다. 12월 15일 금요일. 웨딩 페스타는 12월 17일 일요일….
고민을 하다가 결국 일요일에 가기로 결정했다. 가기 전에 폼으로 신청서를 써야 한다기에 그건 애인이 썼다.
(찍어온 사진 중에 4장만 골라봤다.
일반인 모델분들이라서 더욱 좋았다. 사실 빅사이즈 쇼핑몰들은 전문 모델이라….
그분들도 관리하는 거고…. 결론적으로 살도 예쁘게 쪄야 하는 거다…ㅠㅠ….)
그리고 웨딩드레스를 실제로 보니까 너무너무 예뻤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조명 아래에서 반짝이는 비즈나 화려한 레이스를 보고 있으니 너무 재밌고, 입어보고 싶었다.
(이 업체의 다른 지역에서 한 웨딩 페스타에선 입어볼 수도 있었다는데 아쉽게도 우리가 보러 갔던 페스타에서는 볼 수만 있었다.)
‘역시 화려한 게 최고구나.’ 라는 생각했다. 실제로도 나는 이왕 입는 거 화려한 쪽으로 고려하고 있던 부분이라….
TIP.
촬영 웨딩드레스 고를 때와 본식 웨딩드레스 고를 때 살짝 고려해야 하는 것들이 다르다고 한다.
촬영 드레스는 촬영했을 때 예쁜 것이 좋고, 본식 드레스는 눈으로 봤을 때 예쁜 것이 좋다는 것?
확실히 조명이 쫙 있는 곳에서는 심플한 실크들이 조금 죽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유색 드레스는 블랙 이외에 상정하고 있지 않았는데…. 핑크색 드레스 정말 예쁘더라….
촬영할 때는 블랙 말고도 다른 색 넣어서 찍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가기 전엔 분명 둘 다 계약은 모르겠지만, 우선 보고 오기만 하자! 이었는데 모든 쇼를 보고 나서는 조금 끌리긴 했다.
보통 웨딩 업계가 당일 계약을 할 시에 혜택을 더 주는 것을 알고 있어서….
우리가 레즈 커플이라서 고민했다. 계약할 때는 둘 다 드레스를 입을 예정이라 최소 2벌을 예약할 텐데….
혹시나 그런 시선으로 보거나 하면 기분 나쁘고…. 화나니까.
(그 전에 이미 한 웨딩홀이 이쪽이라서 까였기 때문에 더 했다. 이쪽 웨딩하면 소문나서 안 좋다나 뭐라나. 참나.)
이런저런 고민과 함께 상담하려고 하는 예비 웨딩 커플이 많았기 때문에….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하게 되었는데….
애인이 지고 하다 보니 거의 마지막 순서에 상담 받게 되었다. (나와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마지막 즈음에 상담 받아서 좋다고 생각했다.)
상담에 앉으면서 (보통 예랑이 못 오면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서도 오기 때문에 처음엔 우리가 커플인지 모르셨을 것 같았다. 내가 우스갯소리로 맨날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가 점 보러 가서 커플인 거 바로 눈치채면 용한 곳일 거라고 ㅋㅋㅋㅋㅋ) 실장님이 상담해 주셨는데. 애인 글 읽었으면 알겠지만, 이야기하면서 애인이 울어서 나도 당황하고, 실장님도 되도록 당황한 티 안 내려고 하시면서 (나는 꽤 당황하셨다고 생각했다.) 울지 말라고 달래주셨다.
친절하게 상담해 주셨는데, 드레스와 함께 스튜디오도 연계 패키지로 안내해 주셨는데 (보통은 그런가? 사실 스드를…. 뭐 드레스 투어 같은 걸 해보지도 않고 후다다닥 해버린 느낌이라 모르겠다.) 우리 상담해 주시면서 고민하셨다. 당연함. 우리는 턱시도가 필요 없었다. 둘 다 드레스를 입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헤테로 기준의 패키지였는데 턱시도 부분을 제외하고 드레스 3벌로 변경해 주셨다…!!
그것도 가격 변동 없이…!!
─촬영 헬퍼 비용은 별도다. 근데 이건 헤테로에서도 별도였다. 그리고 우린 한 명분의 신부 화장을 더 해야 해서 촬영 메이크업비도 한 명 추가 되었다. 또 본식 헬퍼 비는 원래는 서비스였는데, 우리는 두 명이 필요해서 한 명 분은 추가해야 했다. 그래도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당일 계약 혜택으로 제일 저렴한 금액의 드레스 라인으로 제일 좋은 급의 드레스 선택해서 입을 수 있게 해주신다고 했다. 드레스들도 화려함이나 그런 것에 따라 3개 정도의 급으로 나뉜다고 했다. 그래서 그 유명한 가서 계약하면 추가금 파티가 이런 경우일 것 같다.
그 외에도 우리가 듣기에는 좋아서 그대로 계약하고 나왔다.
물론? 나와서는 서로를 쳐다보면서 “또 이게 맞나?” 이랬다. (원래 애인이 세미 스튜디오를 하고 싶어 했다. 사진 오래 찍기 싫다고.)
근데 집에 와서는 ㅋㅋㅋㅋㅋ “야외 촬영도 그렇게 안 비싼데 추가해서 할까?” 이러고 있었으니….
이게 문제다. 결혼식을 한다고 하니까. ‘이왕’ 결혼하는 거. ‘어차피 한 번’ 이게 너무 강해지는 거다.
근데…. 어차피 비싼 돈 내고 결혼하기로 했는데? 제대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지지 않나….
사실 우리 예산에서 그렇게 싸진 않았다….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앞서 말했듯이…. 사람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거다….
예산을 잡아둬도? 2배로 뻥튀기 되는 걸 무력하게 지켜보는 수 밖에는….
게다가 스드메라고 썼지만…. 본식 당일 헤어와 메이크업은 아직 정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정해야 하는 것은 많고, 다음 편은 웨딩 베뉴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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