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

[진화랑진] 걸음의 끝

철권 6 화랑 엔딩 제멋대로 풀이.

아자젤을 쓰러트리고 그 몸에서 굴러 나온 아자젤의 심장을 쥔 화랑은 제 육체를 노리는 익숙하면서도 처음 느껴보는 힘에 이를 악물었다. 손끝에서부터 천천히 심장을 향해 흘러오는 힘, 화랑은 그 힘에서 저항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심장을 쥔 손에 힘을 줬다. 이 힘은 그래, 괴물 상태인 카자마 진에게서 느꼈던 그 힘이었다. 젠장, 기분 나쁘게! 화랑이 저항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그의 머리 속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 저항하지 말고 받아드려라 ]

" 뭐라는거야, 지금! 이딴 힘 필요없다고! "

[ 이 힘을 받아들면 고작 반쪽만을 받아드린 다른 녀석을 쉽게 이길 수 있다 ]

" 반쪽이라고? "

[ 그래, 고작 반쪽으로도 이 세계의 최강자 자리에 있지. 그러니 온전한 나를 받아드리면 너는 그 반쪽에게도 지지 않는 최강이 된다 ]

" 최강... 이라고 "

 [ 그래, 그 반쪽이 공포를 알게 해주겠다고 했나? 이제 그 공포를 네가 알게 해주는거다. 그러니 날 받아드려라! ]

" 하, 그래. 말 잘했다. 그 녀석 공포를 알게 해주겠다고 했지? 누가 누구한테 그딴 소리를 하는거야! 괴물 상태인 자기 자신이 두려위서 도망다니는 겁쟁이 주제에! "

화랑은 진을 떠올렸다. 괴물 상태에서 자신을 마구 몰아넣고 반죽음을 만들어놓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그는 저를 앞에 두고 마치 잘못을 저지른 어린 아이처럼 잔뜩 겁에 질린 모습을 보이더니 그대로 도망쳤다. 그리고는 병원으로 실려간 화랑이 겨우 회복했을 땐 미시마 재단의 총수가 되더니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그런 진을 막기 위해 레지스탕스를 결성하고 리더가 된 화랑은 진의 뒤를 쫓았지만 그때마다 진은 화랑을 피해 도망다녔고 어쩌다 만나도 폭언을 내뱉으며 밀어내기에 급급했다. 나중에 미시마 재벌의 총수실에서 어째서 진이 세계 대전을 일으켰는지 알게 된 화랑의 첫마디는 욕이었다.

" 도와달라는 말 한마디도 못하는거냐, 그 녀석은! 왜 혼자서 모든 걸 다 떠맡으려고 하는건데! 미시마 가문의 문제? 사태를 이렇게 만든 장본인이 뭐라는거야! 혼자서 감당이 안되면 도와달라고 하라고! 괴물 상태에서도 어떻게든 벗어나고 깨어나려고 발악하는 주제에 괴물 상태가 아닐 때도 왜 폭언에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건데! 너와 나의 관계가 고작 이것 밖에 안되냐! 혼자 해결할거면 그런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지, 카자마 진. 이 빌어 쳐먹을 자식! "

화랑이 심장을 든 손에 다시 힘을 주었다. 목소리는 화랑이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다시 저항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건지 다시끔 화랑에게 말을 걸어왔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 그때처럼 내가 처참하게 당할까봐 그런 거라면 정말 쓸데없는 참견이지. 난 같은 상대한테 두 번 질 생각은 없어. 미안해서? 그럼 앞으로 나와서 사과를 하든 뭐라도 하라고! 뒤에서 정의의 사도마냥 혼자서 다 감당하려고 하지말고! 여하튼... 그 녀석을 이해하고 괴물에게 이기기 위해 너의 힘 따윈 필요없어! "

난 그 녀석이랑은 달라! 외침과 함께 팔을 휘둘러 아자젤의 심장을 바닥으로 내던진 화랑이 발로 심장을 밡아 박살을 내고는 어깨로 숨을 내쉬었다. 화랑은 자신의 약함을 이해하고 주변 사람에게 도와달라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 그래서 지금의 화랑이 있는 것이었다. 박살난 아자젤의 심장을 잠시 바라보던 화랑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걸음의 끝은 분명 카자마 진이겠지.

" 두고봐... 반드시 이번엔 괴물 상태인 네가 아니라 온전히 카자마 진일 때의 너를 쓰러트리고 말거니까... 난 끈질기다고, 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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