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섭른 (단편)

[우성태섭] 사랑을 줄게요

* 퍼슬덩 O 원작 X 애니 X

* 우태 사귐 

* 미국 선수 생활 중 동거 중

* * *

- 태섭아!!

집에 먼저 들어와있는 송태섭을 발견한 정우성이 활짝 웃으며 그에게 달려갔다. 연락하지! 그럼 더 빨리 왔을텐데!! 하며 벌크업이 되어있으나 제 품에 쏙 안기는 크기의 연인을 꽉 끌어안는다. 씻고나서 풀어헤쳐진 머리칼 위로 뺨을 부비며 그 위로 쪽쪽 입 맞춘다. 그러면 송태섭은,

- 으아!!!! 떨어져!!!!

- 악!!!

뻑 하는 소리와 함께 정우성이 얼굴을 붙잡고 뒤로 물러섰다. 정수리로 그대로 들이받은 탓에 코를 제대로 맞았다. 코피나는 거 아냐!? 순간 정신이 혼미해진 정우성은 눈물이 찔끔 나오는 것을 느꼈다.

- 그, 그러게 왜 갑자기 달려들어!! 놀랐잖아!!! 괜찮아?

당황한 목소리로 다가온 송태섭이 정우성의 얼굴을 살폈다. 코가 빨개지긴 했지만 코피는 나지 않았다. 머쓱하게 제 뒷목을 매만지는 송태섭에게 정우성이 외쳤다.

- 너무해!!!

- 아, 미안하다고!!

- 내가 놀라게 했다면 미안하지만 솔직히 한 두 번도 아닌데!! 매번 너무하는 거 아냐?

- 끄응…….

억울함에 서러움까지 갖춰진 게 팍팍 느껴져 송태섭은 답지 않게 앓는 소리를 냈다. 눈썹이 이리 휙, 저리 휙 움직인다. 정우성은 그런 송태섭을 보며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저러면 더 화도 못 내겠잖아. 

미국에서 다시 만나고, 어울리다가, 미국의 자유로움에 속까지 물들기라도 했는지 같은 거 달린 남자가 좋다고 사귀고 동거하게 된 지 몇 년이 흘렀다. 정우성은 송태섭의 눈썹이 이렇게 춤을 출 때를 알았다. 곤란하다는 뜻이었다. 그냥 그 당시를 넘어가기 위해 머리를 굴리거나 하는 뜻이 아니라, 정말로 곤란 혹은 난처하다는 뜻이었다. 어떡하면 좋지? 하는. 

- …아파.

- 많이 아파? …미안.

정우성이 입술을 삐죽였다. 그런 송태섭에게 저를 더 밀어붙이면 괜한 싸움만 생긴다는 것도 그간 경험을 통해 알았다. 그래서 정우성은 송태섭이 그런 표정을 지을 때마다 먼저 말을 돌렸다. 송태섭이 그걸 알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아는 처진 목소리가 정우성에게 다정하게 다가왔다. 그 모습을 보던 정우성이 못 본척 말을 이었다.

- 뽀뽀해주면 나을 것 같은데.

- 뭐?

- 여기.

당황하는 송태섭에게 검지로 제 입술을 톡톡 두드린다. 송태섭이 눈썹을 찌푸렸다. 파도를 타는 수준으로 움직이던 눈썹의 움직임이 멈춘 것이다. 정우성은 모른 체 하며 입술을 다시금 톡톡 두드렸다. 아씨.. 하며 입술을 깨물던 송태섭이 정우성을 힐끔 보더니 그의 멱살을 잡아채 제 쪽으로 당긴다. 순순히 허리를 숙이고 고개를 내린 정우성의 입술로 말캉한 입술이 닿았다. 눈을 감는 송태섭을 보던 정우성이 입꼬리를 올리며 눈을 감았다. 자연스럽게 송태섭의 허리에 두 팔을 감는다. 

히히. 그래도 좋아해, 송태섭.

* * *

반복되는 일상과도 같은 경험은 때로 사람을 지치게 한다. 질리지도 않는 듯 송태섭 좋아해!! 를 외치는 정우성도 마찬가지였다. 송태섭을 무지무지 좋아하긴 하지만, 그 역시 사람이므로.

헤어지고 싶은가? 당연히 NO.

따지고 싶은가? 쪼오금?

미운가? 그 럴 리 가!

정우성은 송태섭에게 스킨십을 할 때마다 두들겨 맞고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그냥 할 때마다 맞았다기 보다는 제가 놀래켜서 얼결에 맞은 것이 100% 긴 했다. 그리 생각하면 할 말이 없었다. 

그치만 서프라이즈라는 게 있는데ㅠ 

정우성은 서운했다. 

낭만이 없다고! 

정우성은 섭섭했다. 

송태섭다워서 좋긴 한데 여전히 송태섭스러워서 뭔가 좀 더 꽁냥꽁냥하고 자주 껴안고 그렇게 스킨십하길 원했던 정우성은 서글펐다. …조금. 

[…그래서, 뿅.]

- 태섭이가 너무 차가워요!!! 8ㅁ8!!!! 

으앙!! 하며 2미터에 가까운 신장의 성인 남성이 애처럼 우는 소리를 했다. 시끄러워,뿅. 이명헌은 자신이 미국 반대편에 있는 국가에서 국제전화로 연인이 차갑다고 개처럼… 아, 아니. 애처럼 우는 성인 남성의 전화를 왜 받아주고 있는지 생각했다. 같은 고등학교, 같은 농구부 출신이라 그렇다는 결론이 금방 떨어져나왔다. 거기에 더 해서,

[…통화중에 한 번만 더 우는 소리하면 정대만한테 안 물어보고 끊어버린다, 정우성.]

- 넵.

…뿅. 이명헌이 송태섭과 같은 고등학교, 같은 농구부 출신의 정대만과 같은 대학을 다닌 사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둘이 사귄다는 프라이버시까지 들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는데 고등학교 시절 내내 농구부와 함께한 탓인지 정우성은 농구부를 제 가족처럼 여기고 가족들에게 얘기할 법한 일들도 미주알고주알 해댔다. 

그럼 이 놈은 부모에게도 같은 남자와 사귀고 있다는 것도 얘기했을까?

[…….]

- 명헌이 형? 끊은 거 아니죠? 끊으면 안되요!! 제가 요금 다 낸다고 했잖아요!!!!

아. 그냥 더 생각 안 해야지. 삐뇽. 

다급한 정우성의 외침이 휴대폰 너머로 울려퍼졌는지 멀리서 웃는 소리가 났다. 정우성이 눈을 번쩍 떴다. 우성아, 잠시만. 하던 이명헌이 잠시 공백을 뒀다 다시 나타났다. 그러니까, 목소리가.

[그래서, 뭐가 궁금하다고?] 

- 아. 안녕하세요.

정대만이었다. 정우성은 제가 먼저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긴 했지만 이명헌과의 통화보다 확 떨어진 텐션으로 인사를 건넸다. 정우성은 정대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송태섭과 친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어릴 적 잠시 마주한 적도 있다고 했다. 둘이 싸우기도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옛날부터 안면이 있었고, 치고박고 싸운 적도 있고, 같은 고등학교에, 같은 농구부에, 훈련에 시합도 같이 나가고, 친하게 지내는!!! 거기다 최강산왕과의 시합에서 1점 차 였지만!!! 패배라는 경험을 줬던!!!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에 정우성은 정대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북산농구부 얘기가 나올 때마다 반짝반짝하게 웃는 송태섭은 말도 못 하게 귀여웠지만 그거랑 이건 별개였다. 진짜, 태섭이 일만 아니었어도 목소리 들을 일도 없었을텐데. 정우성이 훌쩍였다. 

[여보세요?]

- 아. 맞…아요. 태섭이가… 닿으면… 싫어하는 것 같아서…….

으으. 싫어ㅠ 내가 왜 싫은 사람에게 이런 얘기를 해야하는거야 ㅜㅜ 떠듬떠듬 얘기하는 걸 듣고 으음, 하던 정대만은 정우성의 이런 마음을 모르는 듯 했다. 하기야 정우성 혼자 불태우고 있으니 알 리 없지 않을까. 눈치 빠른 이명헌이나 어깨를 으쓱하겠지. 

[으음.]

정대만이 생각에 잠긴 듯 침음을 흘렸다. 정우성은 양가감정에 휩싸여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송태섭에 대한 얘기를 듣는 건 좋지만 그걸 얘기하는 게 정대만이라서 싫은 기분. 알려주면 고민이 해결되서 좋지만 천하의 정대만도 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 안그래도 애처럼 좋아하는 것만 보고 사는 정우성인데 더 애 같아지는 것 같았다. 이 모든 게 송태섭을 좋아하는 게 죄라면 죄다. 아. 내가 무슨 생각을?? 태섭이를 좋아하는 게 왜 죄인가!! 어림없지!! 

혼자서 생각의 생각의 생각의 꼬리를 무는데 정대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짐작가는 게 있긴 한데 정확하게는 모르겠네.]

- 뭐, 뭔데요??

정대만이 싫고 뭐고 정우성은 보는 사람도 없는데 휴대폰을 공손하게 쥐었다. 청각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운다. 꿀꺽 하고 긴장에 침이 넘어갔다. 

[태섭이가, 그런 거에 좀 약해.]

- 네?

[으음, 뭐랄까. 터치하는 거 말야. 접촉하는 거. 걔가 그런 거에 약해. 내성이 없달까 경험이 없달까.]

- …….

농구할 때는 그런 게 전혀 없지만, 너넨 그냥 농구만 하는 사이가 아니니까… 정대만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뭐어, 내가 얘기해도 되는 부분인지 모르겠다만 사귀는 사이니까… 너도 얘기를 들었겠지만, 태섭이 집안 분위기 상 그런 거에 노출되기 어려운 환경이었잖냐.]

- …….

송태섭과 사귀고 나서도 한참 후에나 들을 수 있는 얘기였다.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후 형이 바다에 나갔다 실종되었다는 것. 형의 마지막에 농구를 같이 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돌아오지 말라고 못 된 말을 해버렸다는 것. 송태섭은 그 이야기를 한참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난 뒤에야 꺼내주었다. 아주 조심스럽게. 그 이야기를 내어주는 송태섭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았다. 기억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부러 기억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더 가까웠다. 그 때의 송태섭은 시간이 이만큼이나 흘렀음에도 형의 죽음이 자신 탓이라 생각했고, 형 대신 살아있음에 고통스러워했으며, 형의 빈자리만큼 그를 그리워하며 스스로 외로움을 자처하고 있었으므로.

그 이야기를 정대만이 알고있다는 것에 기분이 상해야하는데 그러지 못 했다. 송태섭의 표정이 어땠는지 떠올려본다. 어떤 표정이었나. 어떤 눈빛이었나. 그때 손은 어떻게 하고 있었나. 그것들만 떠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엔 살면서 그런 환경에 있어본 적도 없고,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도 없어서 좀처럼 너에게 적응을 하지 못 한 게 아닐까 싶어. 면역이 없다고 해야하나? 고등학교 때 한나를 좋아한다고 헤벌레하고 다니긴 했지만 결국 사귀거나 한 것도 아니었고. 태섭이 말 들어보면 널 싫어해서 그런 게 아니거든.]

- …태섭이가요?

생각에 빠지게 하는 것도 송태섭이고 깨어나게 하는 것도 송태섭이다. 송태섭이 주위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걔도 항상 미안해하고 있거든. 아- 이거 태섭이가 알면 내 무릎 박살내러 올 텐데. 뭐 상관없나? 내 무릎 박살내면 본인이 손해일텐데. 나중에 농구 같이 못 한다고.]

낄낄거리는 목소리에 화가 나야하는데 송태섭이 지인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미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 그래서… 뭐라고 했는데요?

송태섭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궁금해하는 것이 목소리에도 다 묻어나오는 모양인지 옆에서 듣고있던 이명헌의 웃음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웃지 마세요! 정우성이 새빨개진 얼굴과 귀끝으로 부끄러움을 내보내기 위해 애를 썼다.

[알고 대응하는 게 아니래. 너무 놀래서 자꾸 몸이 먼저 나간다고. 너무 소리없이 나타나기도 해서 딴 짓하고 있거나 한 눈 팔면 당할 수 밖에 없다더라. 어지간히도 놀래키기를 좋아하는 모양이지?]

정우성이 머쓱함에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싫어하는 게 아니라니 다행이었다. 입술이 웃으려는 것을 억지로 참느라 삐죽빼죽했다. 입술을 앙 다물어 겨우 참아낸다.

[태섭이에게도 너무 그러지 말라고는 했으니까… 본인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 시간이 해결해 줄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보아하니 오래 걸릴 것 같네. 이 정도면 됐어?] 

- 감사합니다…….

[우성아.]

- 어. 동오 형!

정우성이 반가운 목소리로 인사했다. 휴대폰을 넘겨받은 최동오가 말했다.

[그래. 나도 옆에서 들었는데, 그래도 한 번 쯤은 태섭이랑 얘기 나눠보는 게 좋을 것 같아.]

- 네? 왜요? 저만 조심하면 되는 거 알아서 이제 괜찮은데요?

[…그렇게 얘기할 것 같았지만. 우성아. 잘 들어.]

- …네.

이상하게 산왕 농구부 시절이 떠올라 자세를 고쳐앉았다. 농구부와 코트 위를 전두지휘하고 지배하는 이명헌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무언가 거스를 수 없는 분위기. 정우성이 귀를 기울였다.

[네가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건 아니야.]

- …….

[놀래키는 건 네가 잘못한 게 맞지만. 그래서 맞을만 한 것도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장난치려고 그런 게 아니었잖냐. 너의 마음에 진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는데 상대가 그걸 알고 있다고 해도 매번 거절 당하면 누구라도 상처받을 거야. 좋아하는 사람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내고 싶지?]

- …네.

[그럼 자주 대화를 나눠.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면서 너의 이야기도 해줘. 그렇지 않으면 서로가 무슨 생각으로 말을 하는지 모를테고, 그럼 오해가 생길 거잖아. 싸우기도 할 테고. 그 상황에서 서로 상처도 받을 거고.]

- …….

[그러니까, 우성아. 스킨십하는 것 만이 사랑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해. 말로도 충분히 사랑을 줄 수 있어. 조금은 상대에게 맞춘 사랑을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정우성이 말없이 최동오의 말을 곱씹었다. 선배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있음을 깨달은 선배들이 그동안 하고싶었던 조언-에 가까운 참견. 이때 정대만은 송태섭이 자신과의 연락 속에서 들을 수 없었던 정우성의 뒤없는 직진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절실히 알 수 있었다.-을 아낌없이 해주었다. 정우성은 선배들의 조언-참견-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한참을 이어지는 통화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정우성이었다. 

* * *

- 나 왔어~!

먼저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송태섭이 현관에서 들려오는 밝은 목소리에 어깨가 움찔 튀었다. 곧 갑자기 튀어나올 예정인 정우성의 기습 허그에 몸을 잔뜩 긴장시켰다. 아냐. 놀라지 말자. 애 상처받을라. 송태섭이 속으로 숨을 삼켰다. 멀쩡하게 보이지만 사람이 어떻게 매번 기분 좋을 수 가 있겠나. 분명 저도 속이 상할테다. 송태섭은 여전히 낯선 스킨십에 놀라지 않게 심호흡을 했다. 호- 해줘, 나 여기 뽀뽀해주면 괜찮을 것 같은데, 하는 개수작을 받아주는 것도 송태섭 나름의 사과의 제스쳐였다. 해달라는대로 해주니 샐쭉하게 정말 기쁘게 웃으니 이게 진짜 개수작인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다마는.

문득 조용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송태섭이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았다. 우다다 달려와야할 정우성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 ??

신발을 벗고, 세탁할 유니폼을 빨래 바구니에 담고, 땀흘린 얼굴에 덥다며 손 부채질을 하면서 천천히 다가오는 것을 아무 말도 못 하고 보고있었다. 

정우성이 송태섭의 앞에 섰다. 양 팔을 벌리고 그를 내려다 본다.

- 나 오늘도 열심히 했는데 안아줄 수 있어?

- 어…… 어?

원래라면 당장에라도 뛰어들었던지 아니면 힘들었다고 안아달라고 찡찡댔을텐데 이런 정우성의 모습이 퍽이나 낯설었다. 재촉하지 않고 떼쓰지 않는 정우성을 생각보다 싫어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송태섭이 멍하게 있다 움찔하더니 천천히 팔을 뻗는다. 살짝 찌푸린 인상에 맞춰 양 눈썹이 미묘하게 다른 위치로 솟았다. 제법 느리게 다가가던 팔이 이내 정우성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그의 품에 안겼다. 정우성이 펼쳤던 양 팔을 굽히며 송태섭을 마주 안았다. 

- …고생했어.

낮게 뇌까리는 목소리에 정우성의 눈이 커졌다. 이내 함박웃음이 된다. 송태섭의 어깨에 기분좋게 뺨을 부빈다. 정우성을 끌어안은 손이 그의 옷을 꽉 틀어쥐었다. 

- 태섭아.

- 엉?

- 태섭아.

- 왜애.

- 좋아해.

- …….

- 좋아해. 태섭아.

송태섭이 가늘게 몸을 떨었다. 정우성은 송태섭의 어깨에 뺨을 부비다 그의 귓가가 빨갛게 익어있는 것을 보았다. 송태섭에 맞춰 숙였던 허리를 펴고 새빨개진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이전까지는 놀래킨다고, 그 뒤로는 두들겨 맞는 우당탕탕한 상황 속이라 제대로 본 적 없었던 얼굴이 정우성의 시야에 가득찼다. 어쩔 줄 몰라하는 얼굴이 사랑스러웠다. 대답은 해주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 않는지 입술을 물었다 놓는 게 귀여웠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자신의 말에 대답한 것 같았다.

송태섭은 정우성을 싫어하지 않는다. 

정우성에게 차갑지도 않았다. 

정우성의 커다란 두 손이 송태섭의 양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쥐었다. 조심스레 다가가 제 입술을 맞댄다. 송태섭이 놀라다 눈썹을 늘어뜨리더니 눈을 감았다. 먼저 정우성의 입술을 찾아온다.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 fin.

이게 뭐랄까

아무리 정우성이라도 상처받지 않는다는 건 아니야

애정표현에 면역 없는 송태섭

을 보고싶었는데 중간에 일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어떤 멘트를 쓰려고했는지 기억이 안나서.. 뭔가 휘갈긴 느낌..

송태섭 과거 자꾸 들쑤시는 나쁜 사람..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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