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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의 가치

2024.11.21 ~ 2024.12.19 장송의 프리렌 콜라보

Lover by 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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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인 창작자

    2024.11.24 네 번째 스토리 던바튼에는 촌장이 없었다. 대신 관청 업무를 담당하는 에반이 있었다. 그녀는 솔직했다. 마법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말을 하며 서점 주인 아이라를 소개해 주었다. 금일의 마법 찾기는 빨리 끝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황금의 밀레시안은 에반이나 아이라로부터 여전히 거리를 둔 프리렌 일행을 보았다. 낯을 가리는 건가? 의도가 무엇이든 에린의 다난들에게 그들의 소개를 반복하는 건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라는 마법에 관한 많은 책들을 찾아주었다. 그래, 에린에 막 흘러들어온 어린 밀레시안 또한 그녀의 책으로부터 스킬이란 것을 배우지. 50만 골드 정도라면 프리렌 일행과 그들과의 빠른 헤어짐을 위해 기꺼이 낼 의향이 있었다. 하지만 서점 주인의 제안에 의해 골드로 밀어붙이려는 생각은 도루묵이 되었다. 포이즌 허브와 선라이트 허브라. 밀레시안은 허브들이 모여있는 아주 좋은 장소를 알고 있었다. 그는 프리렌 일행을 조용히 자신의 농장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웬만한 밀레시안이라면 각자 지니고 있는 농장은 에린 내에 존재하지만 다난들의 세상과는 분리된 별도의 공간이었다. 상세한 위치를 말할 순 없지만 밀레시안끼리라면 당연히 그 위치를 알고 있는, 이상하면서도 신기한 공간이었다. 황금의 밀레시안은 자신의 섬 일부만을 꾸며두었고, 나머지 여백의 땅들에 각종 종류의 허브를 심어두었다. 요즘의 밀레시안들은 '이면의 눈'이라는 고유 특성을 사용해 한 번에 최대 스무 개의 허브를 채집한다. 하지만 밀레시안들이 그 특성을 지닌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 이 광활한 허브 밭은 보다 훨씬 이전에 심어진 것들이었다. 밀레시안은 자신의 허브 밭을 빌려주긴 하였으나 그것을 대신 채집해주지는 않았다. 특성 없이 허브 열 개를 캐는 것은 아마 힘들 테지. 허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온전히 뽑아내야 하기에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는 것을, 밀레시안은 잘 알고 있었다. '풍년가'라는 채집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연주 또한 들려주지 않았다. 최근 자신을 귀찮게 했으며 귀찮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 귀찮게 할 일행들을 향한 못된 심보였다. 프리렌 일행은 채집한 허브를 아이라에게 건네주었다. 책의 내용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프리렌의 말에 밀레시안은 내심 동요했다. 밀레시안들은 책을 직접 읽어야 지식과 스킬을 얻을 수 있으므로, 프리렌 또한 그럴 줄 알았다. 언제 이렇게 밀레시안 위주의 사고만을 지니게 된 걸까. 자신의 눈에 색안경이 씌워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다난들이라면 절대로 선택하지 않을 죽음을 너무나도 가벼이 여겨 택해버리는 밀레시안들의 이야기가, 자신에게 또한 적용되고 있었다. 에린의 책을 대부분 읽은 덕에 이미 내용을 알고 있던 밀레시안은 프리렌의 요청에 따라 책을 요약해 설명해 주었다. 프리렌이 찾고 있는 마법은 아닐 테지.  "다른 마도서가 있을까?" 예상은 적중했다. 프리렌은 바로 다른 책을 찾았다. 아이라는 서점을 운영하며 다양한 책을 접하긴 했지만 그녀는 마법사가 아니었다. 차라리 스튜어트가 낫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에반을 찾았다. 어느덧 시간은 저녁이었다. 에린의 하루가 이렇게 가버렸다. 밀레시안은 내일을 기약하며 쉬러 가겠다는 프리렌 일행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둘은 허브를 캐느라 지쳤고, 하나는 멀쩡하군. 프리렌의 마법을 보기 위해선 그녀를 따라가는 게 맞았으나, 밀레시안의 귀찮음은 오늘따라 유난이었다. 결국 그들이 서로에게 인사하는 동안, 소리 없이 그곳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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