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지널 밀레시안 묘사 주의. - 카즈밀레지만 커플링 요소는 상당히 소프트합니다. - 쓰다가 한번 날려먹은 걸 꾸역꾸역 다시 쓴 거라서 완성도가 좀 떨어집니다... 흐릿한 붉은 눈동자에 느릿하게 빛이 들었다 사라졌다. 벌써 몇 시간째의 교전인지 알 수 없었다. 시체들은 끝없이 땅에서 솟아났고 눈 먼 사도는 주인 없는 비석을 세웠다. V는 주변의 소리
- 그러게나 말입니다. - 트위터에서 타래로 작성한 바 있는, 어째서 카즈밀레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페어의 이야기는 어떠한지를 정리해서 옮긴 포스트입니다. - G25까지의 스포일러 주의. - 오리지널 밀레시안 설정 주의. 헤드 캐논 주의. 개인 드림 서사 주의. 아무튼 다 주의. - 그러게나 말입니다... 0. 서문 시작하기에 앞서 왜
당연스럽게도 G20 성역의 문 스포일러 주의. 하 나는 성역의 문 클리어할때마다 아 드림 관둘까 라는 마음에 사로잡혔다가도 쟬 사랑할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성역의 문은 전체적으로 과거 - 현재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있던 것들, 과거의 이야기들, 과거에서부터 현재로 남겨진 것들이 지금의 기사단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야기의 골자가
왜 이렇게 된 거지? 베르다미어는 숨이 턱에 닿도록 뛰며 생각했다. 분명 좋았잖아. 해변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그냥저냥 꽤 괜찮았잖아! 페라 화산의 열기가 그의 걸음을 가로막으며 춤을 췄다. 그는 목구멍이 바싹 마르는 걸 느끼며 헐떡였다. 그는 얼마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냄비를 붙들고 한 절기가 다 가도록 요리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
베르다미어는 앞서 걷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이 네 명은 조장, 다른 한 명은 조원. 듣기로는 조가 세 명으로 구성된다고 했던 것 같은데. 다 이렇게 젊단 말이야? 아니면 세대교체가 최근에 된 건가?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전투조에 몽땅 차출된 거면 다음은? 아니면 그 윗선은? 원로회 같은 게 있는 건가? 얘들도 훈련생 같은 게 있나? 궁금한
새롭게 태어난 주신의 검에게. 톨비쉬의 말에는 기묘한 힘이 있었다. 그의 어조는 평이했고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속에 스민 결의와 믿음은 몇백 년을 벼려 온 곧은 검에 비할 수 있었다. 베르다미어는 세 사람에게 둘러싸여 조금 웃었던 것 같다. 오랜만의 웃음소리였다. 스스로 ‘오래되었다’라고 헤아릴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멘 마하의 뒷골목에
베르다미어는 황망하게 소년을 바라보았다. 막 성인이 되었을 깨끗하고 어린 얼굴이 대도시 한가운데에서 냅다 존경한다고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버린 기분을 아는가? 베르다미어는 지금 그 기분을 자의와 전혀 상관없이 생생하게 체험 중이었다. 있지, 미안한데 내 인권 같은 건 어디 간 거야? 내 수치심 같은 건 전혀 배려를 안 해주는 거야? 그는 입을 뻐끔거리다 겨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자리엔 고요가 머물렀다. 모리안은 셰익스피어를 데리고 사라져 버렸고 에레원은 대관식 준비 때문에 제대로 된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왕성으로 돌아갔다. 다음부터 에일리흐를 구한 영웅으로 대접해 주겠다는 얘길 들은 것 같긴 한데, 별 관심은 없었다. 네 일이나 잘해, 라고 말했더니 에레원이 어떻게 곧 여왕이 될 자기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
베르다미어는 티르 코네일 광장에 다리를 쭉 뻗고 앉았다. 붉은 두 눈동자와 길고 검은 머리카락은 이전과 같았지만 달랐다. 그는 빛의 기사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생각하고 있자면 혀끝에서 쓴맛이 느껴졌다. 복수와 상실, 거짓의 맛이었다. 그때 왜 에스라스의 말에 바로 반박하지 못했을까? 그건 내가 한 게 아니라고 왜 말하지 못했을까? 정령의 힘이 발현해 그
“삼하인에요?” 크리스텔은 베르다미어에게 통행증을 건네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제의 얼굴엔 걱정하는 표정과 감사함의 미소가 뒤섞여 있었다. “네, 그때는 에린과 마족의 세계가 연결되는 절기... 삼하인이 되면 바리 던전에 제가 드린 통행증을 바치세요. 그러면 티르 나 노이로 가실 수 있을 거에요.” 마족의 세계라는 말이 신경 쓰였지만, 베르다미어
베르다미어는 시드 스넷타에서 걸어 나오면서 한숨을 푹푹 쉬었다. 그걸 본 트레보가 ‘하하, 그렇게 한숨 쉬시다간 빨리 나이를 먹는다고요? 핫하!’라고 말해도 그리브를 찬 정강이를 뻥 차지 못할 만큼, 그는 힘이 쭉 빠져 있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타르타르 같은 이름을 가진 남자는 그가 여신을 구하거나 티르 나 노이로 가거나 하는 일들을 하지 않기를 바라
카즈윈은 이번엔 좀 더 높은 곳을 택했다. 그는 게이트 건물의 기상천외한 곳을 잘 알았다. 예를 들면 아직 보수공사가 끝나지 않은 서까래 위, 나무 기둥을 엉성하게 괴어 놓은 반쯤 허물어진 벽돌벽 근처 같은 장소. 그곳엔 사람들이 잘 오지 않았고, 그의 조용한 휴식 공간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카즈윈은 한쪽 다리를 허공에 쓱 늘어트리고 천천히 흔들었다. 오늘은
흰 눈밭 위에 붉은 핏자국이 번진다. 어린 손은 여기저기 까진 채였고, 나무 막대기는 반이 부러져 제 효용을 다하지 못한 지가 벌써 몇십 분쯤 되었다. 베르다미어는 긁힌 뺨에서 흐르는 피를 소매로 다시 닦았다. 코요테 서너 마리가 그의 주변에서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몇 번이나 한계에 부딪힌 숨이 하얗게 흩어지고, 그는 짐승들이 언제쯤 달려들지를 가늠하며 천
이름 잃은 혼백이 허공으로 헤엄쳐 나온다.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고, 무엇이었던 건지도 모르는 순진하고 깨끗한 혼은 정처 없이 우주의 틈새를 유영한다. 여러 우주가 그를 선뜻 스쳐 지나가는 감촉을 기꺼이 여기며 묶인 곳 없이 자유함을 기쁘게 만끽하던 영혼은 찰나 어떠한 세계를 본다. 혼들이 스며들 틈이 찢어져 있는 곳, 희끗희끗한 강이 틈을 따라
- 카즈윈 x 밀레시안 - HL 드림요소 있음 - 트위터에 이미지로 올렸었는데... 이 길이면 그냥 게시글도 괜찮겠다 싶어서요. 밀레시안은 풀잎이 뺨을 간질이는 감촉에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느리게 깜박이다가, 멍멍한 귓가를 타고 들어오는 소리에 반짝 정신을 차린다.난 분명히 그냥 성역을 지나가려고 했었
※ 카즈윈 혼자 나옵니다. ※ 카즈윈이 기도를 합니다. (저도 낯선 듯... 아무래도 그런 듯...) 살아가는 데에도 유불리가 있다면 다난의 몸은 살아있는 것 중 유리한 축이었다. 발달한 지능과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손마디, 영토를 지배하는 결집력에 질기게 달라붙은 목숨. 하지만 그것도 별에서 온 자들을 살피자면 '조금'에 불과했다. 그만큼 별의 육신
※ G20, 나의 기사단 영입 이후 ※ 둘의 사이는 동료. ※ 오리지널 밀레시안의 묘사가 나옵니다. 주의. ※ 〈게이트에 내리는 비〉 밀레시안 시점입니다. 오늘따라 날씨가 흐리다 싶더라니, 결국 손가락을 적시는 비가 내렸다. 가방 속의 물건들이 젖지 않게 단단히 단속하고 농장 식구의 이마를 쓸어주며 아마 지나가는 소나기일거라고 말했다. 농장엔 굵직한 눈이
※ G20, 나의 기사단 영입 이후 ※ 둘의 사이는 동료. ※ 오리지널 밀레시안의 묘사가 나옵니다. 주의. 비가 내렸다. 아발론 게이트의 타일들이 제각기 물을 먹어 미끌거렸고, 알터는 견습 기사들에게 바깥에 내놓은 물건들을 안쪽으로 정리해 두라고 외치는 한 편 그들을 도왔다. 아침부터 구름이 짙게 끼이는 걸 본 아벨린이 미리 대비를 해 두어 망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