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마법에 치명적이 오류가 있었다. 01
제레프의 마법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
• 페어리테일의 스포가 가득한 내용.
• 네오 이클립스가 어줍잖게 성공했다는 세계관.
• 적폐주의.
• 오타검수 안함.
• 의식의 흐름 주의.
"그러니까 한대 맞고 시작하자고."
나츠의 결론은 빨랐다. 정신을 차려보니 바로 보인게 제레프라면, 당연한 일이었다. 마지막 기억이 피터지게 싸우던 기억이었는데 당연한 태도였다. 다만 그의 그런 공격적인 모습에 제레프는 어떠한 대꾸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가라앉은 눈으로 그를 바라볼 수 밖에. 그야, 눈 앞의 나츠는 그의 모든 계획이 좌초되었음을 의미했다.
네오 이클립스.
모든 것을 바로 잡기 위해 무한한 마력을 손에 넣은 그가 시전한 마법. 새로운 세상으로, 저주도 불행도 없는, 그의 온전하던 행복이 존재하던 시대로 돌아가 모든 것을 바로 잡고 죽음을 맞이하겠다고 결심하여 수많은 희생을 딛고 발동한 그 마법.
죽어가는 시야 사이로 나츠 역시 그가 그 마법으로 세상을 건너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지금의 그의 모습은, 그때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나츠는 제 몸에 대충 덮어진 담요를 발로 걷어 차며 그에게 다가가갔다. 슬금슬금 피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찔리는 구석이라도 있나보지. 하지만 그가 찔릴게 어디있나. 자신을 죽인 것? 그정도로 양심에 스크래치가 나는 사람이었으면 그 참사는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가 왜 제 눈치를 보는 양 구는가. 지능과 반비례하는 나츠의 뛰어난 감이 무언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설마.
"너, 실패했냐?"
아무런 답도 하지 않는건 긍정의 의미일 것이다.
그래, 모든게 잘못되었다.
제레프가 눈을 뜬 곳은 이제는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던 잠자리였다. 조금 허름한 천장에, 뾰족한 것으로 긁어낸 낙서가 가득한 벽. 혹시 꿈일까 싶어 손끝으로 훑어낸 자리의 감각이 생생했다.
"어머, 제레프, 일어났니?"
별일이네. 네가 늦잠을 다 자고. 기억 한구석에 묻힌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본 곳에는 울고 있는 동생을 달래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그 옆에 난처하다는 듯 어쩔줄을 모르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잊지 않고자 노력했고, 끝끝내 겨우 흐릿하게 기억 그 풍경이.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는 아들의 모습에 가족들은 당황하면서도 그를 꼭 안아주었다. 항상 점잖던 형의 울음에 동생도 울음을 그치고 서툴게 등을 토닥여주었다. 다시 만났다. 드디어 저주에서 벗어난거야. 울음 사이에서도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겠지.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이 순간을 위해 그가 무엇을 부정하며 여기까지 도달했는지. 아무도 이해해선 안된다.
이거면 된다.
이걸로 좋다.
이걸로 누구도 죽지 않길.
허나 나만은 반드시 죽음을 맞이하길.
돌아온 그날 제레프는 그리 간절히 바랐다.
실패했냐는 물음과 동시에 제레프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런 제레프를, 나츠는 굳이 쫓지 않았다.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라고 하기보단 지금 제레프보다 현재의 상황이 더 신경이 쓰였다. 죽음을 경험하고도 눈을 떴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판단이었다.
" …짧네."
쭉 뻗은 팔도, 다리도 짧았다. 그리고보면 전에 제레프가 기억을 보여준다며 보여준 곳에 제 모습이 한 이정도 되었다. 아니, 그것보다 더 큰가?
"잘 기억은 잘 안나지만!"
당당하게 제 기억력에 대한 신뢰따위는 바닥에 던져버리며 나츠는 걷어찬 담요를 다시 주섬주섬 몸에 걸쳤다. 추위를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아니 있다면 있었다. 멸룡마법을 배우기 전에는 그도 춥다는 감각을 잘 알고있었다. 살갗을 애워싸는 싸늘한 감각이 생생했다. 확실히 이것이 현실임을 일깨워주는 듯 했다.
나츠의 마지막 기억은 몸이 관통당하는 고통, 조금더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말도 안되는 계획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제레프였다. 그러기 위해 지금의 세계를 버리겠다는 개소리를 들었지만 저지하지 못했다. 죽었다. 약해서. 그보다 약했기에 나츠는 확실히 죽었었다.
"으으음…."
머리와는 관계없이 그의 뛰어난 감이 멋대로 여러가지 추론을 내리기 시작했다. 자신은 죽었다. 이것은 스스로가 경험한 바꿀 수 없는 결과. 하지만 지금의 자신은 살아있다. 거기에 이것은 꿈도 아니다. 모든 감각이 이것이 현실이라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이라기엔 또 괴상하리만큼 어려진 몸이 맘에 걸렸다. 결론적으로는 원인은 제레프다.
좋아. 자신이 얻을 수 있는 확신은 여기까지. 정확한 답은 제레프가 가지고 있다. 무엇을 해야할지 몰랐지만 이러니 방향성이 확실히 잡혔다. 나츠는 제레프가 도망친 문을 바라보았다.
일단 제레프를 개패면 답이 나올 것이다.
그래, 이게 그가 바란 세상이었다.
가족이 모두 살아있고, 세월이 흐름에 따라 나이를 먹는다.
흐르는 시간이 당연하며, 허락된 평화가 당연한 삶.
하지만 곧 침범 당할 삶.
제레프는 아직도 드래곤의 브레스에 재가 되어버린 가족들을 기억한다.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 최초의 불행. 가족을 지키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버지. 막내 아들이라도 살려보겠다며 온몸을 던진 덕에 가죽이 모두 타버린 어머니. 그리고 그품에, 그들이 지켰으나 결국은 숨이 끊어진 동생. 한순간이라도 희망을 품었지. 혹시나. 이렇게 자는 것 처럼 깨끗해보이는데. 나츠 정도는 살아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으면 제 부모의 노력은 어떠한 보답도 받지 못하는것 아닌가. 세상은 무조건 보답해주는 것이 아닌 것도 그때 알았다.
우스운 일이었다. 기억하는 것이, 행복하게 살았던 그 시절이 아니라, 비극의 시작이었다는게.
행복을 기억하려고 갖은 노력을 해도 비극은 가장 커다랗고 화려한 액자에 전시되어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이 액자를 깨부숴야만 했다. 이제 그를 움직이게 하는 가장 확고한 기억은 행복이여야만 한다. 그 액자에 걸려야 하는것은 이 순간이다. 그걸위해 다시 잡은 기회다. 앞으로 해야할 일들은 많았다. 드래곤. 멸룡마법의 탄생. 그리고 그 멸룡마법으로 인해 태어나는 아크놀로기아. 그것들을 통제하기 위한 힘을 쌓아야했다. 하지만, 그 전까진, 괜찮지 않을까. 모든 것은 순조로울테니, 아주 조금은,
조금만 더,
이 순간을 만끽해도 되지 않을까?
너무 긴시간 사랑하지 못했고 사랑받지 못했으니까.
이정도 어리광은 용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제레프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조금 걸어나가니 바스라진 잔디가 보였다. 여기네. 모든 생명이 죽은 땅 한가운데 제레프가 웅크려있었다. 나츠는 망설임 없이 그 죽은 땅을 밟고 나아갔다.
"무슨 말이라도 해봐."
"나츠, 미안해."
"뭐라는거야? 설명이 부족하다고"
내 마법은 실패한게 분명해. 그리 중얼거리는 제레프에게 나츠는 아무런 두려움 없이 다가갔다. 그리고는.
빡!
자비없이 그 위대하시고도 위험하신 흑마법사의 대가리를 후려갈겼다.
"웃기지마! 누가 그거 몰라서 물어?! 제대로 설명을 하라고!!"
한 대만 갈기자니 답답하게 구는게 괘씸해 이제는 머리까지 잡아당기며 나츠는 있는 불만 없는 불만을 모두 토해내기 시작했다.
"죽었다 생각하고 눈 뜨고 보니 뭔일인지도 모르겠고! 일어나자마자 보는게 니 얼굴인것도 짜증나는데 설명도 없이 도망을가질 않나! 몸도 이상해지고!! 다 니 탓인거 알거든!!"
다 알고 있으니까 쫄지 말고 말을 하라고!! 제레프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온몸을 난타하는 나츠를 겨우 밀쳐내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엎어진 나츠는 씩씩거리며 감정을 그대로 보였지만 다시 그를 덮치진 않았다. 말을 해. 참아줄테니까. 그런 의미였다. 나츠가 준 여유에 제레프는 얼빠진 표정으로 이상하게 얼굴을 구기기 시작했다. 화를 내는게 옳은지 울분을 터트리는게 좋을지,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는 듯.
"....너 지금 뭐하는거야?"
뭔데. 결국 참지 못한 나츠가 먼저 운을 떼었다. 질문이 저절로 나왔다. 낯설었다. 그의 표정은 저렇게 다채롭지 않았다. 늘 마지못해 웃고, 알수없어 화를 내고. 감정의 취사선택같은걸 사치로 여기는 제레프였다. 그런 그가 어쩔 줄을 몰라한다.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아서? 아니면 그 모든 감정이 너무나 날것이라? 알 수 없다. 도대체 뭔데. 뭘하고 있는건데?
제레프는 정했는지 결국은 나츠에게 익숙한 얼굴로 담담히 답했다.
"내 저주로 널 죽일 순 없으니까."
"난 네 저주로 죽은 적은 없어."
물론 너한테 평범하게 죽은 적이야 있는것 같지만. 입을 빼죽 내밀고 나츠가 정정해주자 그는 고개를 숙였다. 아니야. 너는 내 저주에도 죽었어.
"나츠. 아쉽게도 내 마법엔 치명적 오류가 있었어."
세계를 버리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게 목적이었다. 모든 기억을 가지고 절대적 이점을 가진 채. 앙크세럼의 저주에 걸리기 전으로, 드래곤에 의해 모든 것을 빼앗기기 전으로. 그건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온전한 성공이라고 부르기에 그의 회귀는 그 본질이 달랐다.
"새로운 세계가 아니었어."
"똑바로 말해!"
바란 것은 정해진 운명따위 없는 새로운 세상이었는데.
"여긴 그저 과거. 이미 정해진 운명이 안배된 세계로 와버린거야."
그게 가장 치명적인 오류였다.
모두가 잠든 밤, 제레프는 잠을 잘 수 없었다.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까웠다. 주변에 생명이 살아가는 소리가, 이것들을 어떠한 두려움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이 현실이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 그래, 제레프는 지금을 사랑했다. 그가 돌아온 과거를. 저주같은 것도 없이 온전히 원하는 것을 사랑할 수 있는 이 순간들을. 자신이 온전하다는 행복을.
"형아..."
"나츠."
아직 안자? 동생이 눈을 비비며 침실 밖으로 나왔다. 기억보다 키가 큰 동생의 모습에 제레프는 괜스래 가슴이 뭉클해졌다. 드래곤의 습격을 피하면서 모든 가족이 살아남았다. 나츠는 앞으로 이렇게 평화롭게 성장할 것이다. 그 드래곤을 제 손으로 죽일 수 있다면 더 편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정도의 힘은 아직 그에게 없었다. 어린 제레프가 할 수 있는 것 정도야 결국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설득해 피해가 가장 없는 곳으로 도망가는 것 정도. 그 마을에 남은 모든 다른 이웃들은 죽었겠지만, 결국 제 가족이 무사하다면 그걸로 되었다.
제레프는 능숙하게 동생을 안아들고는 다시 침대로 향했다. 어린이는 빨리자야 키가 크는거야. 형도 안 자잖아. 퉁명스런 대답이었지만 목소리에 졸음이 가득했다.
"나는 안졸려서 괜찮아."
"엄마랑 아빠도 자는데 왜 안 졸려?"
"너무 행복해서일까."
형은 어려운 말만 해. 이불을 덮어주니 얼마 안 지나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렸다. 행복해서. 그 말도 맞았지만 그 이유만으로 깨어있는건 아니었다. 그는 앞으로의 일들도 생각해야만 했으니까. 힘을 길러야한다. 드래곤의 항쟁은 결국 드래곤의 문제. 자신이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아이린. 그녀가 멸룡마법을 만들고 그 마법으로 용화한 아크놀로기아가 문제. 아크놀로기아만 없다면 드래곤만 해결하면 된다. 그들은 말이 통하는 존재이니 아크놀로기아 만큼 까다롭진 않을 것이다. 그는 제 오랜 친구인 이그닐을 떠올렸다. 모든 드래곤이 그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러한 드래곤이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는 것이었다. 전투를 피해갈 수는 없겠지만, 그것을 위해 힘을 기를 것이니 문제는 없다.
제레프는 잠든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불을 걷어찬 동생을 보며 웃었다. 우리 가족이 행복하면 돼. 그리고 이대로 죽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만 가치가 있으니.
"저주를 피해갈 수 없었지."
생명을 선별하던 죄악에서 어떻게 벗어나겠어. 그는 내일, 다음을, 먼 미래를 생각하던 밤을 떠올렸다. 그리고 누구도 일어나지 못한 다음날 아침의 적막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일어나지 못했다. 분명 그 전날 밤만해도 따뜻했는데. 온기가 있었는데.
저주였다. 앙크세럼의 저주라기엔 그냥 그 삶이 저주 받은 것 같았다.
"저주는 그대로였어."
저주가 그대로라기엔 그저 내 운명이 그대로인거겠지. 누굴 살리고 누굴 죽일지, 따지고 있던게 문제일까. 아니면 모든걸 기억했던 지식이 문제일까. 뭐든 어때, 어차피 나는 이미 다시 불사가 되었는데. 푹 숙인 고개 사이로 그는 울먹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다시 불사가 되었어. 지독해. 내 삶이. 다시, 죽지 못하는 삶을 이어나가야해. 누구도 죽여주지 못해서, 아무도 날 죽이지 못해서 돌아왔는데. 돌고 돌아 원점이라니. 뭐가 문제인거지? 어디서 잘못된걸까?
"당장 그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나는 바로 내 마법에 오류를 바로잡고자 했지."
지금도 어째서 이런 오류가 났는지는 알아내지 못했어. 조곤조곤 설명하던 말끝이 떨이기 시작했다.
"내가 도착한 곳은 과거야 나츠."
그래서 모든게 이미 정해져있는거야. 드래그닐가의 죽음도, 나의 저주도, 피한다고 피해지는게 아니야. 결국은 반드시 찾아오지. 미래가 그렇게 결정이 되어있으니까. 세상은 이미 그렇게 결정이 된거야. 과정이야 조금은 바뀔 수도 있지. 미래를 아는 이가 노력하면 뭐라도 변할줄 알았는데 그래도 운명은 반드시 찾아와. 그 결말이. 결정된 미래가.
"그게 무슨 소리야."
"말그대로야 나츠."
이 과거는 우리가 겪은 미래로, 그 발자취 그대로 나아가도록 설계되어있는거야.
어느정도의 오차는 있어. 제레프는 숨을 가다듬고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너의 죽음의 시기가 미뤄졌지. 그건 오차야. 하지만 결과는 확실했지. 너의 죽음. 드래곤에게 죽는 죽음을 피해가니 너는 내 저주에 의해 죽었어. 운명도 참 웃기지. 내 저주와 너의 죽음을 동시에 이뤄내다니. 우스운 일이야. 이쯤되면 어떠한 악의마저 느껴져. 허탈하게 웃는 제레프는 꼭 울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아직 저주에 걸릴 시기도 아닌데 더 빠르게 저주에 걸린 제레프나, 죽음에서 벗어나 몇년을 더 살고있던 나츠를 덮쳐온 죽음이나. 그의 말대로 운명이 무슨 악의를 가진 것 마냥 최악의 형태로 그들을 덮친 것이다.
그렇게 제레프는 자신 이뤄낸 몇몇 실험과 그에 따른 결과를 들려주었다. 나츠가 이해하기엔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있었으나 결국 그의 모든 검증의 결과는 운명은 절대로 그들을 피해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츠는 그 모든 설명을 답지않게 묵묵히 들어주었다. 결국 너는 우리에게 그렇게 큰 상처를 입히고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단 거잖아. 그리 목에 넘실거리는 날선 말을 꾹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초대를 상처입히고 길드를 반파시켰다. 그 전쟁으로 잃은게 몇인지도 모르고 다친 이는 손으로 셀 수도 없겠지. 혈향이 가득했으니.
"그래서?"
"뭐?"
"그래서 어떻게하고 싶은건데."
그의 실험도, 그가 알아낸 결과도, 변하지 않은 운명에 의한 한탄도. 전부 관계없이. 나츠는 제 존재의 의미를 알아버렸다. 그의 희생도, 상처도, 운명이고 비참함이고 모두 관계없었다. 지금 나츠가 이곳에 있는 이유. 그가 뱅뱅 돌아서 결국 하고픈 말은 하나였다.
"돌려말하지마. 결국 넌 또 나한테 죽여달라고 애원하고 있는거잖아."
너는 나를 또 희망으로 삼은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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