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미도] 편지가 알려준 길 0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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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나 있을 캐붕 주의
- 예전에 썼던 연성 설정 변경해서 리메이크
'모리사와 선배에게
오랜만이라는 말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오랜만이에요 선배. 답장이 올 리가 없단 걸 알지만 이렇게 선배에게 편지를 써요. 그동안 신카이 선배나 테토라 군, 시노부 군한테는 많이 썼지만, 선배한테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네요.
지금 여긴 비가 많이 와요. 천둥, 번개도 같이 치고 있고. 덕분에 잠에서 깨서 지금 이 편지를 쓰고 있어요. 음... 그 일이 있고 나서 벌써 2년이 지났네요. 그간 많은 일이 있었어요. 일단 저는 파수꾼 일을 그만두고 가족들이 있는 마을로 돌아왔어요. 시노부 군은 1년 전에 가족과 다시 만나서 지금은 저처럼 가족과 같이 지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테토라 군은 신카이 선배를 따라 떠나서 이제는 다른 마을에서 파수꾼 일을 하고 있어요. 다들 각자 길을 걷고 있다는 게 문득문득 실감이 나요. 그리고 이제는 더이상 선배가 우리 곁에 없다는 것도.
2년이나 지났어도 그날 일은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그 사람의 함정에 보기 좋게 걸린 나를 구하러 달려오던 선배의 모습과 나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 시켜 놓고 그 사람을 쫓아가던 선배의 뒷모습...... 그게 내가 본 선배의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은 몰랐어요. 만약에 내가 그 함정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아니 애초에 내가 머뭇거리는 일이 없었다면 선배를 더 이상 못 보는 이런 일 따윈 일어나지 않았겠죠?
...미안해요, 우울한 얘기는 쓰지 않으려 했는데.
만약에 천국이란 곳이 있다면 선배는 그곳에 있을까요? 착한 사람은 천국에 가고 악한 사람은 지옥에 간다고들 하잖아요. 선배가 있을 곳이라면 당연히 천국이겠죠.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어요. 어릴 때 읽었던 동화책을 보면 천국에 사는 천사들이 날개를 달고 구름 위를 뛰어다니는 장면이 있곤 했는데 혹시 선배도....생각해보니까 웃음이 나네요.
편지를 쓰는 데 집중하다 보니까 비가 그친 것도 모르고 있었네요. 이제 다시 침대로 돌아가야겠어요.
이만 줄일게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그때 또 편지를 써볼게요.
그러면 안녕히.
타카미네 미도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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