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쫑+뱅빵] 이런 식으로 알고 싶진 않았다 너도 그렇다고 해 줘
ㄴ너도 그렇다
* 성준수, 최종수, 박병찬, 전영중이 동인의 힘으로 잠깐 최종수의 집에 머무르며 일어나는 일을 기재한 것으로, 그 누구도 알고 싶지 알았던 타인의 연애 사정을 강제로 알고 이마 짚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첫 번째. 최종수의 경우
일단 최종수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냥 성준수로부터 ‘나 좀 늦는다’는 메시지와 ‘누구 좀 데려갈게’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받았을 뿐, ‘언제 오느냐’, ‘누가 오는 거냐’는 메시지에는 답을 받지 못했다. 어쨌든 성준수가 굳이 집까지 데려온다는 사람이라면 그래도 나름 친할 것이다. 저희가 사귀는 것까지는 몰라도 같이 사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 잘 보여서 나쁠 게 없다. 갑작스런 일정이 툭 튀어나온 게 몹시도 불쾌했으나 안 된다고 해 봤자 이미 통보가 온 이상 뭐라도 해야 했다. 최종수는 일단 청소부터 하기로 했다. 어제도 해서 깨끗하지만, 누가 봐도 흠 잡을 곳 없이 멀쩡하지만 혹시라도 먼지 하나 내려앉아있으면 안 되니까 청소기도 열심히 돌리고 환기도 열심히 했다. 냉장고를 한 번 열어보고 비어있는 곳을 채우기 위해 마트까지 다녀왔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손님 맞이에 한창이었던 최종수가 맞이한 건 당연하게도 애인이자 동거인인 성준수와,
“나 왔다.”
“미안하지만 실례 좀 할게~”
불청객 박병찬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 전영중까지.
“싫어.”
성준수의 짧은 듯 긴 설명이 끝나자마자 최종수는 즉답했다. 일단 저에게 아무런 부연 설명도 없이 통보한 성준수의 태도가 싫었고, 그 부연 설명에 포함되는 박병찬도 싫었고, 박병찬을 따라온 전영중도 싫었다. 무엇보다 박병찬은 인천까지 오가기가 귀찮아서 그럴 수 있다손 치더라도 전영중은 성준수의 본가와 가까운 곳에 본가가 있다 하지 않았나? 거기서 오가면 될 것을 굳이 친구가 애인이랑 사는 집에 와야 할 이유가 있는가? 최종수 생각으로는 절대 없었다. 성준수는 이럴 거라고 생각했는지 맞은편에서 제 옆으로 건너와 저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맞은편에 앉아있던 두 덩치가 이쪽을 신기함 반, 두려움 반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전자는 제가 성준수와 이런 대화를 하고 있어서일 테고, 후자는 쫓겨날지도 모르겠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일 테다.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자, 한 번만 봐주자며 저를 설득하는 성준수의 모습은 애처롭게 보이기까지 했지만, 그 애처로움의 원인이 저 둘이라면 더더욱 싫었다.
최종수는 또 말했다.
“싫어.”
갑자기 박병찬이 끼어들었다.
“거 봐, 준수야. 내가 안 될 거랬잖아.”
전영중도 숟가락을 얹었다.
“준수야. 신경 써 주는 건 고마운데 우리 그냥 다른 데 알아볼게.”
성준수는 두 사람의 말을 들은 체도 안 하고 오직 최종수 얼굴만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간절해 보이는 얼굴을 본 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 난다.
성준수가 또 말했다.
“야, 최종수. 진짜 딱 한 번만. 어? 딱 한 번.”
최종수는 한숨을 쉬었다.
“……성준수 XX 짜증 나, XX.”
어쨌든 성준수가 박병찬을 데려온 이유는 알겠다. 동문이고 매일 얼굴을 보는 사이니까 자취집 수도관이 갑자기 터져서 온 집안이 잠기는 바람에 수도관도 수리하고 이사할 집도 알아봐야 하고 가구도 다 다시 사야 하는데 그동안 학교도 다녀야 하고 연습도 해야 하니 다른 집을 구할 때까지만이라도 머무르게 해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은 어떻게 생각하면 타당하긴 하다.
근데 전영중은?
최종수는 아무렇지 않게 성준수와 이야기하며 뭔가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짓는 전영중을 노려보았다. 최종수는 싫어하는 사람으로 두 명 중 하나를 고르라면 무조건 전영중을 고를 수 있었다. 둘 사이에 별다른 일이 있었던 건 아니다.
아니지만…….
“최종수.”
“왜?”
“저 방 좀 같이 치우자. 손 모자라니까 좀 도와 줘.”
신세진다는 놈들더러 치우라지 왜 주인인 내가 치워야 하느냐는 말이 입만 열면 터져나올 것 같았지만, 최종수는 일단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두 면상이 꼴보기 싫은 건 둘째치고 성준수에게 따질 시간이 필요했다.
“너 미쳤어? 제정신이야?”
방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닫은 최종수가 성준수를 구석으로 몰아넣고 삿대질했다. 사람한테 삿대질 하는 게 예의는 아니란 걸 알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성준수는 개가 잘못했을 때 짓는 옆눈 표정 따위를 잠깐 짓는가 싶더니 한숨부터 쉬었다. 갈 데가 없다는데 그럼 어떡하냐. 어떡하긴 뭘 어떡해? 지들이 알아서 하라고 해야지. 병찬 형이 부탁하는데 그걸 또 어떻게 거절해. 네가 언제부터 부탁 거절 못 하는 사람이었는데? 걔가 선배냐? 선배도 아닌 사람 부탁 하나 거절하는 게 뭐가 그렇게 힘들어? 너 성준수 맞아? 아니, 야. 최종수. 랩 하지 말고 천천히 말해. 내가 지금 화가 안 나게 생겼어? 저 둘은 내쫓지 않은 것만으로도 나한테 감사해야 해. 이게 네 집이야? 내 집이지. 네 집이었으면 내가 나갔을 거야. 알아? 넌 쟤네 때문에 내가 집을 나가는 게 좋아? 아니, 야. 좋겠냐고. 근데 왜 말을 안 하고 무작정 데려와? 말하면 안 된다고 할 거 뻔한데 어떻게 말을 하냐?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 너 진짜 성준수 맞아? 아, 맞다고. 맞다고.
성준수는 제 잔소리를 피해 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어쨌든 기숙사 생활을 한 놈 답게 칼각으로 맞추거나 올바른 자리에 치우는 건 나름 볼 만했다. 하는 짓이 너무 괘씸하게 팔짱이나 끼고 삐딱하게 서서 지켜보기만 했더니 저를 보고 한숨이나 쉬는 게 아닌가! 얼굴만 잘나면 다인 줄 아는 놈이! 최종수는 진짜로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제 와서 무르기엔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
“야, 종수야. 진짜 미안하다. 난 준수네 집인 줄 알고 부탁한 건데 너네 집인 줄은 진짜 몰랐어.”
창문까지 열었으니 청소기만 돌리면 끝인 방을 나서자마자 박병찬이 진짜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양손 가득 무겁게 온 건 좋은데 음식이 하나같이 자극적인 것들 뿐이다. 분명 배달을 시켰거나 제가 성준수와 방을 치우는 동안 밖에 나가서 사왔을 것이다. 그 뒤에 서 있는 전영중의 양손도 무겁기는 마찬가지다. 근데 왜 이렇게 많지?
“이왕 같이 지내는 거 사이좋게까진 안 바랄 테니까 싸우지만 말자. 어? 준수를 봐서라도. 어? 알겠지?”
최종수는 다시 성준수를 쳐다보았다. 성준수는 아예 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게 눈도 못 마주칠 일은 왜 만드는 건데? 개XX…….
두 번째. 박병찬의 경우
자다 말고 이불이 축축해서 눈을 뜬 적이 있는가? 아주 어렸을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없다고 말하겠지만, 박병찬은 자신있게 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의 이불은 바닥이 아니라 침대 위에 있었고, 침대는 혼자 사는 사람이 쓰기엔 제법 컸으며, 그 위에 저 말고 한 명이 더 자고 있었기에 증인도 내세울 수 있었다. 영중아. 영중아, 그만 자고 일어나 봐. 잠깐만 일어나 봐봐. 박병찬은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보며 전영중을 깨우고, 그가 일어나든 말든 스마트폰을 찾아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저씨! 어떡해요! 저희집 홍수 났어요!”
깨워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던 전영중은 제 말에 기계처럼 벌떡 일어났고 이미 바닥에 떨어져있던 옷가지들은 물에 젖어 둥둥 떠다녔으므로 당장 입을 옷도 없었다. 그나마 속옷은 입고 있던 게 다행이랄지, 이불이 젖어들어가는 마당에 이불도 던져야 하는 건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박병찬의 철칙 중 하나는 중요한 물건을 모두 키가 닿는 위쪽에 올려놓는다는 것이어서 그나마 여분의 옷을 찾을 수는 있었다. 긴바지는 젖을 테니까 반바지, 그것도 활동성이 좋은 게 좋겠다. 이럴 때 가장 요긴한 건 유니폼이었다. 제 것은 전영중이 입기에 다소 낄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걸 가릴 때가 아니었다! 박병찬은 전영중을 포함해 이 집에서 중요한 물건들만 몇 개 챙겨 나왔다. 문을 열자마자 복도로 쏟아지는 물줄기의 향연이 어마어마했다. 문제는 쏟아지고 끝이 아니었다는 데에 있다. 박병찬은 계속 물이 흘러나오는 현관 앞에서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런게 이게 웬걸. 옆집 사람도, 그 옆집 사람도 다 저와 비슷한 형색으로 나와 똑같은 얼굴로 서 있는 게 아닌가. 심지어 눈이 마주쳤는데 모두가 제 심정과 똑같았다. 뒤를 돌아보니 저 옆집 사람도 마찬가지다. 복도가 물바다였다! 형,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그러게나 말이다……. 다시 돌아본 전영중 또한 똑같은 얼굴이었다. 어제 분명 침대 위에서 기를 쓰고 놀긴 했지만 침대와 수도관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한 층의 모든 세대가 물에 잠길 확률은 얼마고, 그 중 하나가 제 집일 확률은 또 얼마란 말인가?
허망한 표정으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서 있자니 어디선가 자고 있던 건물주가 부랴부랴 달려와서는 비명부터 질렀다. 저기요……. 비명을 지르고 싶은 건 아저씨가 아니라 저희거든요. 제 속내도 모르면서 머리채를 쥐어 뜯던 건물주가 곧 정신을 차리고 세대주들에게 이름과 연락처를 딴 뒤 근처에 있는 호텔로 방을 잡아주었다. 이건 수리하지 않는 이상 답이 없고, 공사가 끝나고 나서 침수 상태에 따라 어떻게 해결할지 의논해 보자고 했다. 필요하면 가구비와 이사 비용까지 모두 물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세대주들을 내보내는 건물주의 얼굴이 퀭하다. 박병찬은 얼떨결에 좋은 호텔을 배정 받아 기분 좋게 건물을 떠날 수 있었지만 전영중은 아니었다.
전영중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형. 저희 이제 어떡해요?”
전영중이 박병찬의 자취방으로 짐을 옮긴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맨날 보고 싶다, 집세는 안 내도 된다, 대신 식비는 반띵하자, 근데 진짜 맨날 보면 좋겠다, 고 노래를 부르는 저 때문에 그가 기숙사 생활을 포기하고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다는 얘기다. 말 그대로 매일매일 얼굴을 보는 생활은 좋았지만 그 대가로 물벼락을 맞을 거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신나서 체크인을 하고, 제 방 침대보다 넓은 침대 위로 다이빙하는 박병찬을 보며 전영중은 내내 심각했다. 형, 진짜 어떡하실 거예요. 에이, 뭘 그렇게 심각하고 그래. 형아가 다 방법이 있다. 형이 그렇게 말씀하실 때는 별로 믿음이 안 가요. 우와, 여기 남친 말을 안 믿는 남친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너무너무 괘씸하지 않나요? 형, 지금 농담할 때가 아니잖아요…….
그리하여 꺼내든 치트키가 바로 성준수였던 것이다.
박병찬은 성준수가 제법 넓은 오피스텔에서 최종수와 단둘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같이 있다가도 갑자기 볼일이 생겼다며 벌떡 일어나면 항상 집에 갔던 것이다. 왜 굳이 집으로 가는지를 오래도록 생각해 본 결과, 그 집엔 뭔가 있다는 결론이 났다. 그 뭔가가 사람이었으며, 제가 아는 사람일 거라고는 생각 못 했지만 들었을 때도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그래! 제법 넓은 오피스텔이니까 나랑 영중이 재워 줄 공간 정도는 있지 않을까?
그래서 체크아웃을 하자마자 급한 용건으로 성준수를 불러서 카페에 장정 셋이 앉아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준수는 저 대신 전영중을 보면서 “이 형 말하는 거 진짜냐?”라고 물었고, 전영중은 “나도 그 방에 있었어…….”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 했다. 성준수는 아주 기묘한 표정으로 일단 말은 꺼내보겠다고 했다. 그치, 그치. 최종수 X 같지.
최종수는 양손 무겁게 돌아온 저희와 겸상한 뒤 질색하는 표정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걸었다.
하나. 무조건 집을 빨리 구해서 나간다.
둘. 식비는 각자 따로 챙기며 자극적인 음식은 니들끼리 먹는다.
셋. 성준수랑 같이 있을 때 말 걸지 않는다.
넷. 친한 척하지 않는다.
다섯. 허튼 짓 하면 죽여버린다.
박병찬은 모두 다 수용할 수 있었다. 어쨌든 생활비를 달라고 하지 않는 게 어디인가! 양심이 있다면 당연히 먼저 주겠다고 말을 꺼냈겠지만 어쩐지 최종수 상대로는 안 줘도 될 것 같았다. 애초에 그 XX 같은 성격에 돈을 받아야겠다면 미리 말했을 것이다. 식비가 들어간 건 아마 이 식탁에 거하게 차려진 모든 음식을 전영중이 흡입하는 걸 보고 경악해서 그랬을 테고.
아무튼 일이 잘 풀려서 다행이다! 최종수의 명령으로 먼지와 스팀 청소까지 싹 마친 뒤 기지개를 켠 박병찬은 일단 씻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갈아입을 옷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건 전영중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박병찬은 일단 최종수를 쳐다보았다. 최종수는 눈으로 저를 경멸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음……. 일단 옷을 좀 사러 가야겠다, 영중아. 이 꼴로 돌아다니긴 좀 그렇지?”
“저는 본가에서 보내달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제가 가지러 가도 되고요. 굳이 살 필요 없이 형이 제 옷 입으시면 되는 거 아닌가요?”
아주 현명한 방법이다! 박병찬은 대답 대신 따봉을 들었다.
세 번째. 성준수의 경우
성준수는 이 상황이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애, 나랑 친한 형, 원래부터 알던 애, 그리고 나. 불편할 요소가 하나도 없어서 그냥 평소대로 지냈다. 최종수는 전영중과 외출 시간이 겹치면 일부러 늦게 나갔고 (“쟤랑 같이 나갈 바에야 지각 처리 당하는 게 나아.”) 박병찬은 최종수가 없을 때만 제게 말을 걸었으며, 전영중은 최종수가 있을 때만 시비를 털었다. 그러면 최종수가 아무 말 없이 박병찬을 쳐다보고, 그러면 박병찬이 뭔가 생각이라도 났다는 양 전영중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동안 성준수가 할 일은 그냥 자리에 가만히 있기 뿐이었다. 가만히만 있으면 최종수가 알아서 떠들고, 전영중이 끼어들고, 박병찬이 사라진다.
넌 왜 저런 새끼들을 데려와서 사람을 짜증 나게 만드냐? 뭔 소리야. 내가 데려왔냐? 갈 데 없대서 잠깐 구해준 거지. 너도 당장 이 집이 침수돼서 쫓겨나야 한다고 생각해 봐. 어떡할래? 엄마한테 전화할 건데? 아, 넵. 반응 뭐야? 성준수. 반응 뭐냐고. 네가 마마보이라는 걸 잠깐 잊었다. 뒤질래? 엄마가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부탁하셔서 그런 거거든? 아, 넵. 너 쟤네랑 같이 쫓겨나고 싶어? 아니? 그럼 잘해. 어.
그들이 오고 나서 달라진 게 있다면 데시벨이 조금 높아졌다는 정도다. 최종수가 혼자 조용하게 시끄러우면 성준수는 듣고 있다가 맞장구를 치거나 질문을 던지거나 해서 대화를 이어가는 편이었다고 하면, 박병찬은 일단 두서없이 아무거나 던진 뒤 아무 말을 하는데 그걸 전영중이 놀라울 정도로 잘 받아준다. 그들이 하는 게 대화인지 꽁트인지 말인지 분간이 잘 가지는 않았지만, 아무 생각이 없는 저 대신 최종수는 그 말을 또 굳이 다 듣고 있다가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면 기어이 대화에 끼어드는 바람에 이대일 대결로 지곤 하는 게 일상에 가까워졌다.
너무 가까워진 게 문제였을는지도 모른다.
일단 성준수는 최종수와 사귄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박병찬이 그걸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엘리트 농구계는 판이 좁아서 그런 소문 하나로 입지가 좁아지면 커리어적으로 곤란해질 수도 있다는 판단은 저만 한 게 아니어서, 스킨십은 필연적으로 대부분 집안에서 이루어졌다. 은근히 손을 만진다든지, 눈을 마주치면 얼굴을 보는 시간이 길어진다든지, 그 얼굴이 가까워진다든지, 앉은 자리에 눕는다든지, 하여간 경우의 수는 세는 게 이상할 정도로 많았고 성준수는 항상 그게 좋았다. 최종수가 별말 없이 응해 주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애랑 이렇고 그렇고 저런 짓을 하는 게 싫은 놈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소파 끄트머리에 쪼그리고 앉아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최종수 옆에 앉았던 것이다. 제가 온 걸 알면서도 괜히 토라진 척 스마트폰만 보다가 고개를 든 최종수의 얼굴이 눈앞에 있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느라 떨리는 동공을 구경하는 게 좋았다. 무슨 고민을 하든 결국 눈을 감아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래 감상할 시간은 없었다. 성준수와 최종수가 동시에 현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멍청한 얼굴의 전영중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성준수는 들고 왔던 가방을 바닥에 떨궈놓고 냅다 돌아 나가는 전영중의 뒤를 좇았다. 뒤에서 최종수가 뭐라고 하는 것 같았으나 지금 들을 만한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니, 저 XX는 몸집도 XX 큰 주제에 XX 빠르네, XX.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소리가 건물 전체에 울릴 정도였다. 이건 계단이 짧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건물 근처에 도망갈 곳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하여간 따라잡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전영중은 근처 공원의 식수대 앞에서 멈춰섰고 저 또한 거리를 두고 숨을 골랐다. 전력으로 달려온 건 맞지만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었고, 제 체력도 고등학생 때와는 다르기에 턱끝까지 숨이 차진 않았다.
전영중은 아예 제 존재를 모르는 사람처럼 물을 마시고 기지개를 켠 뒤 산책이라도 할 사람처럼 천천히 안쪽을 향해 걸었다. 이 XX가 미쳤나. 성준수는 저를 무시하는 소꿉친구의 손목을 잡아 돌렸다. 예상대로 몸이 제 쪽으로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앞으로 걷지도 않았다. 그대로 자리에서 멈춘 전영중이 여전히 뒤를 돌아보지 않는 바람에 성준수는 빡친 나머지 동그란 뒤통수를 한 대 때렸다.
“야. 뭘 그렇게 놀라서 도망가냐?”
“요, 준수. 나이를 먹어도 손버릇이 똑같으면 네 얼굴만 보고 다가왔던 사람도 놀라서 도망갈걸?”
“네가 지금 내 얼굴만 보고 다가왔냐? XX 도망쳤잖아, XXX아. 갑자기 왜 달리고 XX이야?”
돌아오는 답은 없었지만 얼얼한 뒤통수를 매만지며 돌아보는 얼굴이 창백했다. 저 건강한 놈이 어디 아프진 않을 거고,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한 얼굴이 새파래진 걸 보면 원인은 아무래도 하나밖에 없는 듯하다. 성준수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너 그거야? 호모…… 어쩌고?”
전영중이 황당한 얼굴로 반색했다.
“준수야. 그런 거 아니야.”
“그게 아니면 뭔데.”
“아니, 진짜 그런 거 아니야. 나 호모포비아 아니고 남자들 사귀는 거 아무 생각 없어.”
“뭐래. 네가 언제 생각 없이 군 적 있냐? XX 말고 불어.”
“아니, 준수야. 진짜 그런 게 아니라니까…….”
성준수는 이 대답들이 영 마뜩잖았다. 뭐 하나 제대로 된 대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XX가 말을 좀 답답하게 하는 경향이 있어도 기다 아니다 정도는 확실히 말하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피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 분명 집에 손님을 들여놓고 애정 행각을 벌이려던 건 제가 너무 부주의했다. 근데 내가 내 집에서 내 애인이랑 입술 좀 붙이겠다는데 그게 냅다 도망갈 일이냐고.
뭐라고 더 조지기 전에 전영중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근데.
“준수야. 한 번만 말할 테니까 뚫린 건지 막힌 건지 모르겠는 귓구멍으로 잘 들어.”
“뭐, 이 XX아? 뭐라는,”
“나 너 좋아했는데 지금은 마음 접었고, 네가 최종수 취향인 것도 걔랑 사귀는 것도 알고 있었고, 진짜 너네 둘이 사귀는 거 아무 생각 없고, 솔직히 요즘 누가 남자끼리 살아? 남자 둘이 산다고 하면 부동산에서도 별로 안 좋아해. 숨기려면 좀 제대로 숨기고 살아. 그러다 진짜 호모포비아한테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그리고 나 지금 병찬 형 좋아하고 형이랑 사귀고 같이 사는 중이니까 너 좋아했다는 거 신경 안 써도 돼. 알았지?”
이건 또 뭔 소리야…….
마지막. 전영중의 경우
일단 전영중은 다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주 어렸을 적부터 성준수와 붙어 다녔기 때문이다. 제가 성준수를 좋아해서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 것처럼, 성준수도 다른 사람을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데 모르기가 힘들었다. 왜 하필 최종수였을까, 하는 의문은 그냥 그런 예쁜 얼굴을 좋아하나 보다 싶었을 뿐이다. 듣자하니 그의 어머니가 미스코리아 출신이랬으니까. (성준수가 얼굴을 본다는 점은 살짝 충격이었다.)
그래서 전영중은 고백조차 시도해 보지 못한 실연의 아픔을 끌어안고 성준수에게 가까스로 신경을 끌 수 있었다. 어차피 가는 학교도 달라서 연습 경기나 대학 농구 시즌이 아닌 이상 만날 일도 없을 테고, 저는 기숙사 생활을 할 테니 그쪽에서 오거나 이쪽에서 가지 않으면 서로의 이름을 들을 일조차 거의 없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최종수가 같은 학교에 올 거라곤 생각 못 했다.
둘의 사이는 그닥 좋지 않았다. 일단 최종수는 사교성이 없었고, 교양 수업이 겹치면서 나름 친절하게 대하려고 했지만 (제가 보기엔) 싸가지없게 대응하기 일쑤라서 그럴 필요도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냥 적당히 같은 학교 학생, 같은 농구부, 하지만 분야도 실력도 다른, 그리고 성준수가 좋아하는 놈. 딱 그 정도로만 생각하기로 했다.
“오, 이게 누구야. 영중이 아니야? 맞지?”
그리고 선배들이 불러서 나간 자리에 박병찬이 있었다. 처음엔 왜 불렀나 했는데 시켜 놓은 안주가 너무 많고, 이미 술에 취해 뻗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 돈이 아깝다는 명분이었던 것 같다. 전영중은 타교생인 박병찬에 왜 여기에 있는지보다는 왜 이렇게까지 많은 안주를 시켜 놓고 멀쩡한 사람들이 다 뻗어있는지가 궁금했다. 아직 저녁을 먹기 전이어서 공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건 좋았으나 술집에서 먹는 안주는 대체로 짜기 때문에 먹고 칼로리를 태우지 않으면 바로 잠들 수가 없었다.
“어……. 네, 병찬이 형이시죠. 사석에서 뵙는 건 처음이네요.”
“처음은 아니지. 우리 유캠 때도 같이 치킨 먹었잖아.”
그건 그렇지만, 그걸 사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전영중은 어색하게 맞은편에 앉으려다가 박병찬이 심심하다는 이유로 그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음식은 술집에서 나오는 것처럼 짜고 자극적이지만 맛있었고, 전영중이 먹어치우기엔 그럭저럭 괜찮은 양이었다. 박병찬은 빈 소주잔을 직접 채우고 있었는데, 그걸 잠깐 봤다는 이유로 “영중이도 술 한 잔?” 같은 질문을 받아야만 했다. 전영중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정확히는 거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해야겠다.
그 뒤로는 이게 안주인지 술인지 모를 만큼 먹고 마신 기억밖에 없는데, 일어나 보니 모르는 천장이 있었다. 옆에는 헐벗은 박병찬이 자고 있고, 바닥에는 분명 제가 입고 왔던 트레이닝 바지와 속옷이 대충 널려있었다. 전영중은 여러 방향을 생각했으나 몸의 통증이 생각보다 심각하진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조용히 침대 위를 빠져나왔다.
나와서야 알았다. 쓰레기통에 들어가 있는 콘돔의 수량을.
전영중은 그 뒤로 일주일간 밤잠을 설치다가, 열흘이 되는 날 박병찬에게 직접 연락을 했다. 분명 저장한 적이 없는데 메신저에 새 친구로 박병찬이 떠 있었기 때문이다. 왜 있는지는 상상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어떻게 서두를 꺼내야 할지 몰라 ‘박병찬’ 화면을 켜 둔 채 한참을 고민하던 전영중은 일단 본인이 맞는지부터 확인했다.
「혹시 병찬 형 맞으세요? 저 영중인데요.」
노심초사했던 것과 달리 대답은 금방 돌아왔다.
「병찬 형 맞는데요~ 언제 연락 주나 했는데 이제 주네.」
전영중은 대답만 보고도 10분을 넘게 생각했다. 왜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부터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말해야 할 것이 있다. 전영중은 일단 이 문제를 차치해두고 약속부터 잡았다.
「드려야 할 말이 있어서요. 혹시 공강인 날 있으시면 제가 형 집으로 갈게요.」
가게나 카페가 아닌 이유는 혹시라도 누군가가 들었다간 큰일날 말이었기 때문이다. 박병찬은 흔쾌히 날짜와 집 주소를 불러주었다. 전영중은 이미 한 번 갔다 와서 주소까지는 알고 있다고 말하려다 말았다.
그리고 대망의 고백.
그러니까, 짝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았을 때 박병찬의 반응은 의외로 간단했다.
“나랑 잔 거 싫었어?”
그동안 성준수를 좋아해 왔고, 그가 최종수와 사귄다는 걸 알고 있으며 (이 단락은 박병찬도 이미 알고 있다고 해서 내심 놀랐다.) 마음 정리를 하던 중이었고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 건 제 실수였고 죄송하다는 구구절절한 설명 끝에 나온 반문이다. 전영중은 황당한 기분으로 박병찬을 쳐다보기만 했다. 솔직히 싫었느냐 묻는 말에는 기억이 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고밖에 대답할 수 없는데, 이랬다간 제가 너무 쓰레기처럼 보일 것 같았다. 박병찬은 이제 턱을 괸 채 웃는 얼굴로 저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전영중은 생각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때 기억이 잘 안 나서……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네 성격에 기억이 남았으면 열흘이나 지나서 연락하진 않을 것 같았거든.”
이제 전영중은 머리보단 얼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럼 형은 왜 열흘이나 기다리셨는데요?”
“음…… 그냥? 기다리면 네가 연락을 줄 것 같았어. 핸드폰에 내가 번호 저장해 준 것도 기억 안 나지?”
그 역시도 그냥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제가 제 발로 걸어서 이 집에 들어왔는지조차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끝나지 않는 어색함을 정리해 준 건 당연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좌우지간 박병찬이었다. 그는 전영중이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의견을 제시해 왔다.
“그럼 다시 해 보는 거 어때? 나는 괜찮았거든. 아, 물론 네가 싫다면 어쩔 수 없지만 준수가 되는 거면 나도 되지 않을까? 내가 준수 과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잘생겼잖아. 누워서 보기에 나쁘진 않을걸?”
박병찬은 여전히 웃고 있었고, 전영중은 여전히 얼굴이 터질 것 같았다. 사실 성준수 얘기에서 아 그렇구나, 실수였구나, 그럼 서로 없던 일로 하자, 같은 반응을 보일 줄 알았기에 이 제안은 많은 고민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박병찬은 생각보다 참을성이 없는 타입이었고 (나중에 알았지만 그는 이때 긴장하고 있었노라 털어놓았다.) 전영중은 결정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럼…… 한 번만요.” 물론 한 번으론 끝나지도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됐느냐면
먼저 최종수부터 설명하자면, 그는 저를 버리고 냅다 전영중을 잡으러 뛰어간 성준수의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 어차피 불청객인데 스스로 나가면 땡큐인 것을 뭐 하러 굳이 잡으러 간단 말인가? 어이가 없어서 한참을 앉아있던 최종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신발부터 신었다. 어딜 갔을지는 알 수 없으나 여기서 다 큰 성인 남자 둘이 이야기하는 게 눈에 띄지 않을 만한 장소는 몇 없으니 수색이라도 해 보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첫 번째 장소에서 두 사람을 찾긴 했으나 끼어들진 않았다. “준수야. 한 번만 말할 테니까 뚫린 건지 막힌 건지 모르겠는 귓구멍으로 잘 들어.” 전영중이 이런 말을 했기 때문이다.
속사포처럼 쏟아진 말을 듣고 최종수가 느낀 첫 번째 감정은 희열이고, 두 번째 감정은 자기혐오였다. 뭐가 어찌됐든 전영중의 설명에 의하면 성준수는 옆에서 지를 좋아하는 놈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 눈으로 저를 선택했다는 뜻이 된다. 성준수에게 어느 정도 독점욕이 있다는 걸 자각하고 있는 입장에선 머리털이 쭈뼛 설 만큼 짜릿한 말이었다.
그와 동시에 자기혐오도 몰려온다. 여타 매체를 통해 지식적으로만 알고 있던 짝사랑의 힘듦 혹은 괴로움을 무시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것 같았다. 최종수는 일단 자리에서 벗어나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맞은편에서 박병찬이 걸어오고 있었으나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그럼 박병찬은 어떻게 됐느냐면, 당연히 최종수가 멈췄던 자리에서 멈춰섰다. 왜 제 인사도 시선도 무시하고 지나갔는지 알 것 같았다. 성준수와 전영중은 이제 네가 언제부터 날 좋아했느냐, 그걸 이제 물어서 뭐에 쓸 거냐, 어차피 마음 정리는 다 됐고 나는 병찬 형을 좋아하니까 이제 너랑 최종수가 사귀든 말든 신경 안 쓴다, 왜 했던 말을 또 하게 만드냐, 그러니까 네가 머리 쓰는 농구를 못 하는 거다, 등등의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박병찬은 머리보단 머리와 본능을 써서 농구를 하는 사람이었으므로 어떻게 이 상황이 만들어졌는지를 생각하며 필름을 되감아보았다. 최종수는 알고 싶지 않았던 사실을 들어서 자리를 피했을 거고, 저는 이미 알고 있던 일이라 뭘 들어도 상관없지만 (어차피 전영중은 성준수를 버리고 저를 택했으므로 과거는 아무래도 좋을 일이다.) 반응으로 볼 때 성준수는 몰랐던 것 같으니 자리를 피하는 게 나아 보였다. 하지만 신세지는 집에는 최종수가 있을 테고, 비밀번호를 알아도 들어가 봤자 엄청난 얼굴로 저를 노려보기만 할 것이다.
박병찬은 잠시 고민하다가 농구나 하러 가기로 했다. 이런 건 제가 들을 이야기도 아니거니와, 언젠가 영중이가 설명해 줄 것이며, 최종수는 영원히 말하지 않으려 할 테니 선택지가 없었다. 제 생각에 성준수는 이미 끝난 일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별 생각 없이 굴 게 뻔했다.
문제는 집주인 뿐이란 말이지…….
박병찬은 스마트폰으로 최종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종수야 농구 ㄱ?」
답변은 당연하게도 한 글자만 왔다.
「ㄴ」
끝
아래는 영구 소장 용이며 아무 설명도 후기도 뭣도 없습니다!
- ..+ 2
댓글 1
연성하는 카멜레온
네같살 준쫑뱅빵의 꿈은 이루어진다(ㅈㄴ 아름다운 형태로···) 저는 그제사마 유니버스의 어떤 네 남자의 이야기가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진 나머지 마지막 텍스트까지 모조리 눈에 담은 순간 그자리에 기절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뱅빵의 뱅< 철없는 웬수남편코어 뱅빵의 빵< 생활력 넘치는 일등 신랑감이자 그 형만의 연하 마누라 캐해를 밀고 있던 저••• 그치만 최종수군에게 있어 뱅이빵이 녀석들은 그저 짱구네 옆집 개노답 신혼부부 일 수밖에 없다는 게 지존 웃기고 짱나네요ㅜ(positive) 준수쿤이 모시고 사는 귀족 깜고 여보께 긁히고 있는 와중에 멀뚱? 갸웃? 둘이 나란히 눈치보고 있는 게 진~~~~ 짜 너무 귀여운 거 있죠 하 최종수군: 본인만의 아늑한 요새 오피스텔에서 사랑하는 남친과 함께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음(그러나 방해당함) 성준수군: 집에 꿀발라뒀는지 애인 보고 만지고 안겠다고 자진해서 통금 정하고 칼귀가함(그러나 어떤 짐덩이 커플을 떠안게 됨…) 전영중군: 연상 남친 애교에 큰맘 먹고 기숙사 빼고 살림 합쳤더니 이젠 그 집에 워터파크 개장했단다 내힘들다 이러고 있는데 오로지 박병찬군만이 어엉 뭐 죽기야 하겠어?< 내내 산뜻한 태도인 점이 이 동거 F4를 좋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듯햐요 스크롤 내려가는 것도 아까워서 링크 들락날락하고… 속도 조절해가면서 읽었는데도 글이 재밌어서 금방 다 봐버리고 말았네요 이럴수가 같이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말… 그제사마가 만드시는 텍스트와 딱 어울리는 표현 같습니다 자꾸 자꾸 찾아와서 다시 읽고 싶어지는 것도 그렇구요! 왜… 매력적인 글은 읽는 사람을 끌어당기잖아요? 사실 저 지금 너무 부족해요(분량 불평 x 어휘력 부족 o) 이 벅참을 어떻게 말로써 정리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좋았던 부분 하나하나 책갈피해서 감상을 마구잡이로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한바가지인데 그럼 안 그래도 뚱뚱한 댓글에 저의 사담이 얼마나 늘어나게 되는 거지요?, 그저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씀… 항상 소소한 행운이 따르시고 건강과 부를 쟁취하시라는 응원의 기도를 끝에 두고 갑니다(이번 년도 제일 잘한 일: 그제사마를 알게 되고 그제사마의 글리프에 초대된 거) (+) 글리프 포인트 충전 오류가 해결되면 저 소장용 결제하러 달려올래요… 결제창 없애지 말아주시어요 싹싹싹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