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해언
― 1 정오의 태양빛을 한껏 빨아들인 검날이 고고히 번뜩인다. 백금색 몸체에 새겨진 검푸른 문양은 그간 익히 보아 왔기에 더없이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예식을 거행하기 위해 소집된 기사들이 일렬로 늘어선 채 깃발을 드리우고 있었다. 두터운 천이 미풍에 흔들리며 맑은 하늘 위로 새파란 궤적을 덧그린다. 압도적인 풍경이었으나 생경함은 들지 않았다.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