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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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란 이 세상에서 가장 불필요한 것이다. 인간이란 원래 그래. 믿을 것이 못 된다. 모든 인간은 이기적이고, 자신만을 위해 움직인다. 오직 그것만이 진실이다. 당신이라고 예외일 것 같나? 아들? 가족? 웃기는 소리. 그런 걸 진짜로 믿을 만큼 순진한 남자일 줄은 몰랐군.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건 단지 당신이 강자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 압도적인
“이런, 크로커다일 군. 또 여기 있었나? 전교 1등이 교내 흡연이라니. 교장이 알면 뒤로 넘어갈걸?” 뒤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도 크로커다일은 아랑곳 않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매캐한 연기를 폐 안 가득 들이마시자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뭐, 실제로는 반대겠지만. 시니컬한 생각을 하며 허리를 잡아오는 손을 매몰차게 쳐냈다. “아얏! 아프잖아
시기... 안 맞는 부분 있을 수 있음. 캐붕... 있음. 재미... 없음. 로맨스... 없음. Cp 같지 않음... 어느날, 크로커다일은 길가에 웅크린 노파에게서 작은 구슬 하나를 샀다. 어린아이의 안구를 고스란히 본뜬 듯한 구슬에는 새빨간 눈동자가 박혀 있었다. 그가 쓸모도 없는 구슬을 산 이유는 그 눈동자 때문이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타오르는
쿠잔이 해군에 입대할 무렵 사카즈키는 이미 유명 인사였다. 쿠잔 또한 희귀한 자연계의 능력과 더불어 나이에 맞지 않는 강함으로 주목받던 차였으나 사카즈키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야 당시에는 아직 그들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었고, 무엇보다 사카즈키는 여러모로 지나치게 눈길을 끄는 인물이었으니까. 그 자신이 소란스러운 인물인 것은 아니다. 그는 예나
사카즈키는 쿠잔을 다소 못마땅하게 여겼다. 쓸만한 능력을 가진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정신이 나약하면 소용이 없는 법이다. 사카즈키가 생각하기에, 쿠잔은 제 정신력에 비해 과분한 힘을 가졌다. 그야말로 돼지 목에 진주를 걸어둔 격이다. 나약할 뿐 아니라 우유부단해 이리저리 흔들리기까지 하지. 그 꼴을 보고 있자면 절로 속이 답답
그를 이해해 보려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자그마치 30년이다. 그 정도로 오랫동안 보다 보면 원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사실들이 있다. 이를테면, 그가 의외로 인간이라는 것. 농담처럼 들릴지 몰라도 내게는 나름대로 중대한 발견이었다. 사카즈키의 심장이 철로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비단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그가 부상을 입는 일도
돈키호테 도플라밍고는 쓰레기장에서 살았다. 안락한 저택에서 쫓겨난 이래로 그에게 집이라고 부를 만한 장소는 언제나 그 악취가 나는 쓰레기장뿐이었다. 어머니가 죽은 곳. 아버지를 살해한 곳. 동생이 그를 버리고 도망친 곳. 그러나 동시에 그가 새 가족을 만나고 함께 살아온 곳. 장소가 바뀌었다 한들 그곳이 쓰레기장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세상으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