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뒷부리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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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2부 1장~2부 5장 식사 테마, 크립터 및 이문대 주민 위주 NCP 단편집 소설 / A5 / 무선제본 / 60p / 6,000원 <안내사항> 페이트 쁘띠존 주최 부스 위탁 회지로, 현장판매만 소량 진행합니다. 9/24 오후 9시까지 통판 신청을 진행 중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폼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https://witchform.com
거센 비가 내렸다. 질 드 레는 침대맡에 몸을 기댄 채, 제 옆에 이불을 덮고 누운 인영을 쳐다보았다. 얇은 이불 밖으로 튀어나온 익숙한 얼굴. 쥐 파먹은 듯 짧게 잘린 머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폭풍우 치는 밤이 여인의 금발을 짙은 아마빛으로 물들인다. 기사는 천천히 손을 뻗어 잔 다르크의 머리카락 끝에 손을 대었다. 귀 뒤쪽, 희미한 온기가 느껴지는 피부
인적 드문 밤, 조명 하나만이 켜진 칼데아의 공용 주방. 포도주 한 잔을 위해 그곳에 발을 들인 세이버 질 드 레는 제 갈증만큼이나 난데없는 풍경과 마주했다. 잔느 얼터가 다 식은 스튜 냄비의 바닥을 긁고 있었다. 몇 번이고 쇳소리를 내며 내용물을 걷어낸다. 감자와 우유 냄새가 풍기는 스튜를 그릇에 담고, 제법 익숙한 손짓으로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기계음이
용의 마녀가 구국의 성녀를 쓰러트렸다. 사룡은 성자와 용살자의 손에 쓰러져 마땅하건만, 적어도 이 세계에서는 아니다. 미래를 구하러 온 자는 합당한 증오 앞에 무릎 꿇었다. 마녀의 분노가 닿는 곳마다 끝없는 개선이 이어졌다. 피에 젖을 새도 없이 불길이 휩쓴 땅, 그 위를 맴도는 붉은 먼지, 유린당한 시대. 프랑스의 모두가 결코 회개하지 못할 원죄에 대한
주의사항: 유혈, 동물의 죽음 및 민간인 학살 한 수도사가 말한다. 루앙에서 불타던 마녀를 데리고 도망친 자는 다름 아닌 전쟁영웅 질 드 레 경이였다고. - 붉게 달궈진 갑옷이 살을 파먹는 기분이 들었다. 불티와 기름 타는 연기가 눈앞을 메웠다. 화염을 견딜 수 있는 육신이 생경했다. 평생 느껴보지 못한 감각에 감탄하기도 찰나, 발밑의 장작이 부스러지
21세의 웨이버 벨벳은 남극에 간다. 남극해 일부를 거닐다 아르헨티나 남단의 출항지로 돌아오는 여정이었지만, 그의 신분으로 남극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비행기에 오래도록 앉아 있었고, 오후 열 시를 넘긴 늦은 시간에 배에 올랐다.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선착장에 모여 있었다. 일본에서 왔다는 단체 관광객들의 대화 속에서 익숙한 단어들을 잡아낸다.
마녀는 때때로 술을 요구했다. 다행히, 오를레앙 성의 지하에는 마실 만한 포도주가 여러 병 있었다. 먹거나 마실 필요가 없는 영령의 몸으로 현계한 질 드 레가 어째서 음식과 주류 같은 사소한 요소에까지 신경 쓰는지는 모를 일이다. 이것이 그가 모시는 성녀의 요구를 위해서건, 성채라면 훌륭한 포도주 보관소가 있어야 마땅하다는 해묵은 귀족적 성향이 반영되어서건
“이름 모를 기사님, 혹시 동레미로 가는 길을 알고 계시나요?” 아침 일과를 마치고 방에 들어온 세이버 질 드 레는 이것이 아주 질 나쁜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아, 혹시 뫼즈 강을 알고 있으신지요? 동레미는 그 강을 따라 남쪽으로 가는 도중 나오는 작은 마을이에요.” 열 살 전후로 보이는 앳된 얼굴. 더벅머리에 가까운 금빛 단발. 차가운 바닥을 디디는 맨
성탄 전야에는 아이를 데리고 바다에 간다. 올해의 산타들이 임무 수행에 열중할 때, 선대 중에서도 가장 어린 잔느 얼터 산타 릴리에게 나름의 고참 대우를 해 준다는 명목이었다. 누군가는 이 외출을 마스터가 아이의 투정을 못 이기고 가는 견학으로, 또 누군가는 희미한 영기를 지닌 존재를 위해 마스터가 준비한 세상 구경이라고 여겼다. 갖가지 견해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