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달 스무 하나

Imagine Dragons - Natural ( cover by J.Fla )

푸른잔향 by R2di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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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nDgil_1dioc?si=YWeBLW3VRvdMnFMM

봐, 결국에는 내칠 거잖아.

기적이라도 생길까봐? 

하늘이라도 도와 줄까봐? 

그게 우리를 구원해 줄까?

그럴까?

/Imagine Dragons - Natural

올곧이 나를 바라보는 나와 같은 색을 가진 눈동자는 명백히도 너를 원망한다는 눈빛이었다. 내가 사랑받을 곳은 아무래도 존재하지 않았나 보다. 

더 이상 사람이 아닌 동생을 내치고 뛰어 내려간다. 가족을 내쳤다. 동생을 아끼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스쳐지나 간다. 그렇지만 어머니, 그러지 않았으면 제가 죽었을 거에요. 그래도 저는 동생을 안아줬어야 했었을까요? 몇 번이고 넘어질 뻔한 것을 겨우겨우 버텨내며, 여기서 넘어지면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완전하지 못한 아이인 너는 그럴 자격이 있니?

조부모님이, 아버지가 매번 나에게 하시던 말씀이다. 동생만을 아끼던 분들이었다, 그래서 사실은 동생을 두고 떠나올 때 죄책감이 들지 않았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조금은 상쾌한 기분이었다.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느껴지는 상쾌함은, 일순간이었지만 나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 같았다.

가족을 생각하니 어머니가 걱정됐다, 저 바깥은 괜찮을까, 다치신 곳은 없을까, 괜찮으실까, 살아계실까, 사람이 아니게 되어버린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만두기로 했다. 의미가 없으니까.

냉정해져야지

이 세상을 살아 내려면 말이야

/Imagine Dragons - Natural

우웩.

광장 구석에 들어가 차마 참을 수 없는 구역감에 헛구역질을해댄다. 아마도 침대에 누워 노래나 들으며 푹 쉬고 싶다는 내 몸이 외치고 있는 것이겠지. 그렇지만 어쩌겠어,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딱딱하고 차가운 바닥들뿐인 걸.

야~ 거기서 뭐하냐?

누군가 어깨를 잡고 상체를 세운다. 급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시선을 들어 마주하니 천혜성이다. 선글라스를 써 네가 무슨 눈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없어 잠깐 미간을 구기다가 어깨를 잡는다. 천혜성, 조용히 해. 네가 지금 여기서 본 건 아무것도 아닌 거야. 내 건강을 걱정하던 상관 안 할게, 대신 남들한테 얘기하지 마. 누구든지 간에. 그냥 잊어, 알겠어? 부탁이 아닌 강요. 이후에 들리는 소란에 무슨 표정을 하고 있는지 확인도 못 한 채, 광장으로 향한다.

다음에는 목줄이라도 채우지 그러니?

올곧은 너의 모든 것이 내 목을 막히게 한다. 우리가 하는 건 지키는 것일까 아니면 구속일까? 문뜩 그 말을 듣자마자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다. 옳았던 것은 옳지 않게 되고, 틀렸던 것이 옳게 되는 것에 대해 그것 또한 옳은 것인지 알 수 없게 돼버린다. 난 모르겠다... 이제 믿지도 못하는 거겠지. 진심이었다. 나도 이제 나를 믿지 못하게 되었으니까.

그럴 줄 알았지. 제발 좀 쉬어. 그리고 그건 잊고. 

뭐라는거야. 진성우가 의미 모를 말을 던지고 간다. 자기나 잘할 것이지, 애들한테 연락 한번 안한 놈이 뭐를 잘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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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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