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우리를 반겨.

지난 여름은 어땠더라?

푸른잔향 by R2di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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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을 타고 실려오는 낙엽처럼 

한참을 지나 붙잡을 수 없는 지나간 날들 처럼 

/Autumn Breeze, Jida

우리가 친하던가~? 농담이야! 삐진 거 아니지 금화야?

금화의 뒤에서 어깨를 잡으며 윤하영이 웃는다. 이건 누구의 기억일까, 아니 그게 중요할까? 우리는 지금 지난날의 즐거웠던 일들을 추억하고 있는 것이다. 화사하게 웃는 윤하영과 장난스레 웃는 진금화. 서로가 친하다고 직접 말하지는 않아도 당연히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이. 담요를 덮어주고, 쌍화탕을 챙겨주고. 그럼에도 사실 윤하영은 이 관계를 그렇게 깊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한테 친구는 적당히... 그 정도니까. 네가 이걸 직접 들었더라면 화를 냈을까? 아니면 그래 그렇다며 그저 웃어넘겼을까. 

제 손을 잡던 너의 손의 온기를 떠올린다. 제 웃음보다 따뜻한 그 손을 놓기 싫어 더욱 힘주어 잡았을 때, 이대로 잠이라도 들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잠이 든다면 편해질 테니까, 그럼에도 다시 깨야 하는 꿈이라면 처음부터 잠들지 않는게 나았다. 이미 누린 행복 속에서 다시 절망으로 빠지라니 그 얼마나 추악한 현실인가. 그래서 밴드가 잔뜩 붙여진 너의 손을 매만진다. 금화야, 뭘 하는데 항상 이렇게 상처 투성이인거야. 말을 삼킨다. 쓸데없는 궁금증일 테니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자. 멀리 떨어지지 마.

사실은 어리광이라고 생각했다. 지독히도 이성적인 윤하영은 생각한다.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닌걸? 그렇지만 이 말도 삼킨다, 분명 네가 듣는다면 화를 낼 테니까. 

너를 아주 멀리멀리 데려가 줄 수 있어

우리가 사라질 만큼 아주 멀리 

조금 무섭다고 느낀다면

내가 아직 여전히 여기 있다는 거 기억해줘 

/Autumn Breeze, Jida

휴대폰 화면을 킨다. 보조 배터리 덕에 다행히 아직은 멀쩡히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 급작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밝은 빛에 급하게 화면 밝기를 줄인다, 아무래도 저번에 밝기를 낮추는 것을 잊어버린 듯하다. 그리고 확인한 날짜와 시간은 10월 22일 오후 5시 30분. 뭔가 잊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우리들의 추억을 잠시. 아! 윤하영이 급하게 어딘가로 달려간다.

진금화!!

너무 시끄럽지는 않게 다급하게 진금화의 어깨를 윤하영이 잡는다. 야! 너 오늘 생일이야!  그래 오늘은 진금화 너의 생일이다, 이런 상황이더라도 챙겨주고 싶으니까. 그렇지만 준비했던 선물은 이곳에 없다. 그야... 학교에서 주려고 했었는데 챙겨오지도 못했으니까. 내가 선물은 준비했었는데 말이야. 진짜... 거짓말 아니고, 근데 그게 학교에 있어. 거짓말이 아니라는 말을 강조하며 윤하영이 어떡하느냐는 표정을 짓는다. 대신... 어, 해줄 수 있는 게.. 노래라도 불러줄까? 선물 막 노래로 때운다고 싫어하는 거 아니지? 물어는 보지만 사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는 듯 윤하영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있다. 친구가 그에게 그리 깊은 의미가 아니더라도 그게 중요할까, 그래도 그는 너희를 사랑하니까.

 Violet 

꽃말: 영원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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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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