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여름 하늘 옥상에서

마릴린 현대청춘 AU

푸른잔향 by R2di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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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IkmRK0aBv3w?si=eSDzx6N8YpvjEqqO'

옥상에서 누워 바라보는 푸른 하늘의 구름은 바람 한 점 불지 않아도 유유히 흘러들어 가듯 하였다. 본래라면 수업을 할 시간이 분명하였지만, 왜 이 백발의 소녀는 여유로 이 이곳에 누워있느냐 하냐면 전혀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는 자인 것부터가 문제일 것이다.

麻 秀賢, 마 수현. `빼어나고 어진 사람이 되라`는 의미로 꽤 자식을 아끼는 자인 것인지 그의 아비가 친히 지어 붙여준 이름이었다. 생긴 것은 이국인과 다름없는 자에게 이런 이름이라니 꽤 괴리감이 들지 않는가? 어찌 되었든 그런 그는 학교 내에서도 꽤 유명했다. 좋은 쪽이냐 묻느냐면 그것도 있고 나쁜 쪽도 있으리라. 학교에 전학 온 지는 1달도 채 되지 않았으며 체육 특기생, 생김새 또한 눈에 띄기 좋았으니. 학기 말이 되는 이 시기에 보통은 전학을 다니지 않으니 학생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좋은 주제였다. 좋은 쪽으로 이야기하자면 이국적인 미모가 마음에 드는 이들이 있었고, 털털한 성격에, 뛰어난 운동신경.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자들과 몇 선생들에게 들어보자 하니 수업을 빼먹는 것은 일상이며, 딱히 말을 거르지 않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탓에 사실 아군보다는 적이 더 많아 보인다. 그 때문인지 전 학교에서 이런저런 말썽을 일으켰으며 친구를 팬 적이 있다. 등등…. 진실인지 아닌지 증명할 수조차 없는 이야기들이 떠돌곤 하였다. 소문의 출처를 찾는다면 그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하며 남을 깎아내리기 좋아하는 비열한 자들일 것이 뻔하겠지만. 그런 이야기들을 본인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한다면 거짓이겠지. 그러나 귀에 직접 들어오지만 않으면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굳이 그 앞에서 신경을 긁고 싶어 하는 자들이 존재하는 법이었으니. 언젠가 한번 그리 그의 앞에서 대놓고 거짓 소문을 이야기하였다가 엎어치기를 당한 학생들이 생겼다. 선수가 민간인을 때리면 보통은 문제가 커지지만…. 선생님들도 너무나도 과장된 소문이었기에 쉬쉬하며 반성문 정도로 끝나게 되었다.

언제나 학교의 불타는 감자처럼 중심이 되는 그가, 매번 수업을 빠지며 기어이 옥상 문을 따고 들어가서 무엇을 하냐면…. 잠을 잔다. 무언가 특별히 비도덕적인 담배를 피운다든가, 학생을 끌고 온다던 가의 행동은 하지 않고 그냥 잠을 잔다. 하기야 한국 매체는 체육을 하며 수업을 빠지는 학생들은 언제나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것으로 언제나 서술하고 있으니, 그가 무엇을 하는지 직접 보지 않는 자들은 그리 생각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겠지만. 옥상은 그야말로 그의 지정석이었다. 체육복 상의를 얼굴에 뒤덮어 햇빛을 가리고, 단정히 입지도 않은 교복과 그 치마 아래 입은 체육복 하의는 편히 잠을 자기에 좋은 모든 것이었다. 조례시간에 출석을 하고 옥상으로 와 잠을 자다가, 배가 고프면 쉬는 시간에 매점으로 갔다가 다시 잠을 자고, 점심시간에 잠깐 일어나 밥을 먹고 다시 자고, 하교 시간이 돼서야 종례시간에 교실로 돌아오는 그런 나태로운 생활을 즐기었다. 물론 모든 교과목을 빠지는 것은 아니고 체육만은 열심히 듣는다. 사유는 그가 체육만큼은 끔찍이 사랑하고 가장 즐기는 과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리 뭔가 큰 이유는 아니었다…. 그리하여 왜 언제나 그가 잠을 자느냐 하면 그 체육을 사랑하는 자가 실은 사랑하는 정도가 아닌 선수를 할 만큼 뛰어난 자이기 때문이다.

유도선수. 학교 안과 밖의 그는 양쪽 다 여러 의미로 유명한 자였다. 대회 수상 경력만 수십 회, 전국대회는 기본이요 뛰어난 신체능력으로 굳이 유도가 아니더라도 다른 종목도 전도유망한 자. 모든 체육계의 인재들이 부러워하고 감독들이 눈을 들이는 그런 인재였다. 학교에서 잠만 자는 이유는 사실상 그가 학교가 끝나고 나서 매번 운동만 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빠서이겠다. 본래라면 학교조차 가지 못할 정도로 바쁜 것이 정상이지만 적어도 출석일 수는 챙겨야 했고, 지금은 잠시 몇몇 대회를 쉼으로써 휴식기를 가지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운동에, 특히나 유도에 관심을 가지는 이가 보통 학교에는 많을 리 없으니 그러니 언제나 말이 얹어지는 것이었다. 선생님들은 이유를 알고 있었고, 조금 배덕한 마음으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된다면 그가 다녔던 학교로 자신들의 학교가 더욱이 명성을 떨칠 수 있게 될 수 있기에 다들 편의를 많이 봐주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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