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르에게

두번째 편지


안타깝게도, 중구난방 보고서를 받은 무아르 에게. 


안녕! 정식으로 인사하는 건 처음이지? 내 엉망진창 중구난방 보고서를 이미 봤다면 알겠지만, 난 라이라고해😀

당신을 무아르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무아르씨? 무아르님? 무아르군?

아무튼 무아르! 

사과하려고 편지를 썼다고 했는데, 정말 고마워! 이건 사과해줘서 고맙다는 의미가 아니라 답장해줘서 고맙다는 의미야. 왜냐하면 지금 난 무아르의 편지덕분에 매우매우매우(강조해서 밑줄과 별표가 여러개 쳐져있다) 즐겁거든! 지금껏 할 일이 없어서 지루했던 나에게 지금 이 편지가 나에게 얼마나 큰 즐거움인지 당신은 모를거야. 

우편함처럼 생긴 무언가에 ‘당신의 이야기를 적은 편지를 넣어주세요’ 라고 적혀있는 쪽지가 들어있는 것을 확인하긴했는데, 이게 정말 누군가에게 보내졌을 줄이야! 보고서를 넣자마자 우편함이 갑자기 사라져서 깜짝 놀랐는데! 그 후로 계속 그자리에서 지켜봤거든. 혹시나 또 무언가 새로운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눈도 안깜빡이고 쭈욱. 뭐, 아무래도 여기는 할 일이 그닥 없어서 말아야... 그런데 갑자기 또 우편함에 생겨났지 뭐야? 난 눈도 안깜빡였는데 눈깜짝할새에!

사실 당신이 봤던 보고서에 적지는 않았지만 갑작스레 우편함이 나타났을때 무척 당황했거든. 왜냐하면 여기는 사람이 얼마없고, 심지어 내가 아는 유일한 인간인 주인님도 죽었는데, 물건이 갑자기 나타난 거잖아? 고민하다가 아무도 읽을 리 없는 보고서를 넣은 거였는데 그걸 무아르씨가 읽었다니 매우 유감이다. 무아르씨가 읽을 줄 알았다면 좀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적을걸!

그나저나 거긴 2023년이라고? 게다가 쉬쉬하는 소문은 또 뭐야? 힘을 쓰는 능력자라니, 그건 또 뭐고? 무아르도 능력을 가지고 있어? 당신은 어떻게 생겼어? 키는 커? 가족은 있어? 사람이 많으면 얼마나 많아? 

아, 정말 궁금한게 너무너무 많아! 너무너무 많아서 편지에 다 담을 수 없을정도로! 

부디 나에게 당신과 당신의 세계에 대한 얘기를 해주지 않겠어? 뭐, 당신도 아마 눈치챘다싶이 이곳은 즐길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말이야. 사람 자체가 보기 힘드니까… 지금 나에겐 이 편지만이 유일한 즐거움이야. 

그런 나를 불쌍히 여긴다면 부디 답장해줘. 제발. 제발 제에에발. 



중구난방 편지를 받은 라이 보냄. 



P.S. 나 이거 알아! 죽은 사람한테 보내는 인사말이지? 데이터베이스에 들어있는 지식이야. 우리 주인님이 무아르한테 고맙대! 내 추측이긴 하지만.





황급히 쓴 탓에 글씨가 휘갈기다싶이 하다.

빠르게 쓰다보니 여기저기 맞지 않는 오탈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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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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