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s

망할놈에게

독특한 눈동자 색깔을 지닌 유라시아 수리부엉이 한마리가 날아든다. 부엉이가 가져온 것은 편지봉투에조차 담기지 않았고, 수신인과 발신인이 적히지 않은 편지 한 장. 부엉이는 굳게 닫힌 창문을 깨트릴 기세로 한참을 공격하다 말고, 편지를 던져두고 떠난다. 창문에 달라붙은 것은 마구 휘갈겨 쓴 글이 적힌 구깃구깃한 종이 한 장.


“꺼져.“

마녀라는 게 이럴 때는 참 편해, 그렇지? 주소나 발신인 같은 걸 몰라도 받아야 하는 사람만 안다면 부엉이가 편지를 배달해 준다니.

졸업 이후로 코빼기도 안 비치다 이딴 편지나 보내는 배은망덕한 놈한테 해줄 말은 더 없어. 누군지 어떻게 아냐는 멍청한 소리는 할 생각도 마. 어쨌든 7년을 부대꼈고, 너랑 편지를 나눈 적이 없는 것도 아닐 뿐더러 난 암기가 특기인데다 기억력이 좋거든.

추신. Anonymous 이 염병…. 네가 뭐 고딕호러소설에 빠진 10대라도 돼?

추신2. 내 방식 같은 건 모르겠고, 내가 숙취 때문에 공간분리 마법과 인식왜곡 마법을 좀 실수할 수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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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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