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s

Dear June

(4-a-1)

회색 부엉이 한 마리가 디셈버 제이슨 “준” 무어의 집으로 날아든다. 부엉이가 들고 있는 것은 편지 한 통과 얇은 소포 꾸러미다.


안녕, 준.

잘 지내고 있어? 머글 세계는 변함없이 평화로워.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왔고, 오늘도 날은 개지 않았어. 파도가 높게 쳐서 배들이 항구에 발이 묶인 지는 일주일째고.

오늘 아침에 먹구름이 잔뜩 낀 황무지를 산책하고 왔는데 꽤 괜찮더라. 바람이 많이 불었거든. 이런 건 런던에 없으니까, 아일랜드에서 계속 생활하는 것도 아주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왜 갑자기 너한테 편지를 보내냐면…. 같이 보낸 소포 때문이야.

네가 읽는 코믹스의 신간이야. 특전이 있는 판이라 구하지 쉽지 않은 것이라고 들었는데, 난 그런 건 잘 모르고 포장도 뜯어보지 않아서 그게 정확한 사실인진 몰라. 확실한 정보인지는 아마 네가 확인해야겠지.

만약 이게 정말로 특전이 끼워진 신간이라면, 넌 나한테 이걸 어디서 구했냐며 득달같이 묻겠지? 누구 하나 잡아먹을 것 같이 눈을 빛내면서.

못 알려줄 건 없어. 방학한 뒤로 시내의 서점에서 파트 타임 일을 시작했거든. 거기서 몰래 한 권 빼돌린 거야.

…반은 농담이야. 내가 사는 곳은 아일랜드에서도 외딴 동네고, 내가 일하는 서점도 손님이 별로 없어서 아무리 인기 있는 잡지나 음반이 들어와도 끝까지 팔리지 않거든. 그 서점에서 여유롭게 사 온 거야. 서점 직원의 특권으로.

만약 네가 이미 이 신간을 구한 뒤라면 어쩔 수 없지. 팔든, 버리든, 그냥 한 권 더 가지고 있든 알아서 해.

앞으로도 코믹스의 신간을 미리 받아보고 싶으면 얘기해. 그 정도는 구해다 줄 수 있으니까. 어려운 일도 아니고.

앞으로도 부탁할 생각이라면 대금은…. 그냥 갈레온을 편지에 넣어서 부쳐. 머글 돈으로 환전하는 것도 너한테는 일일 거 아냐? 그리고 네가 기껏 갈레온을 파운드로 환전해서 부쳐봤자, 아일랜드에서 쓰는 파운드punt랑 영국에서 쓰는 파운드pound는 다른 화폐야. 영국 파운드를 아일랜드에서 쓸 수 없는 건 아닌데, 우리한테는 갈레온이나 시클, 크넛이라는 공용화폐가 있는 와중 굳이 수고를 감수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거지.

참, 혹시라도 네가 헛다리 짚을까 미리 말하는데, 이번에 보내는 코믹스는 그냥 선물이야. 괜히 가격을 치르니 어쩌니 하면서 설치지 마. 알겠어? 대금 얘기는 앞으로의 얘기라고.

말이 길어졌네.

아무튼, 앞으로도 코믹스의 신간이 필요하면 답장하도록 해.

그럼 9월의 호그와트에서 다시 보자.

August, 1995

Niamh W. Redmond

추신. 애쉴린의 수염을 하나 같이 보내. 행운의 부적이야. 너한테는…. 이제는 더 이상 행운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게 있으면 O.W.L.s에서 되도록 낙제를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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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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