𝚛𝚞𝚗𝚗𝚒𝚗𝚐

인간은 유언에도 거짓말을 한다

천사가 지나간 자리 - 친절한 금자씨

「すいそう」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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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지나간 자리


극락으로 가시는 길 어디에든 있어오니

망령됨만 잊으시면 극락정토 이르시고…

나무 상자가 불 속에서 타들어갔다.

너의 창혼이 극락세계까지 이끌어줄 것을 알기에

나는 편안히 눈을 감고 애틋한 감정을 떠나보내려 했으나

그리움은 배가 되었다.

제상 앞의 향이 하얗게 그을렀다.

아, 저렇게 하얘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추모하고 애도하는 장소에서 사사로운 생각을 품었으니

축생의 길을 벗어나지 못할 운명이었다.


눈이 온 것은 아니었으나 겨울 햇살은 여리고 차가워

새벽에 닿아있는 지금 아사쿠사는 색 없는 백白이었다.

나는 늘 나만 생각하는 질문을 했어.

너는 늘 그걸 알면서도 답을 가져와주었지.

진정한 속죄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 했다.

내가 저지른 것들을 외면하지 마라 했다.

…고마워.

너를 보고 웃었다.

센소지 위로 차오르기 시작한 새하얀 빛이

부정한 것을 정화하려는 듯 킹교의 눈을 긁었다.

언젠가 나눈 이야기를 기억할까.

죄를 짓고 나온 자에게 하얀 케이크를 준다는 이야기.

하얗게 살고 다시는 죄 짓지 말라는 뜻이라는 이야기.

사람을 믿는 것을 어려워하는 네가,

그럼에도 중생을 위한 번뇌를 멈추지 않는 네가

나에게 새하얀 케이크를 건넨다.

다만 킹교는 케이크의 달콤한 맛을 알면서도

달콤한 영혼의 구원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달콤한 케이크로 죄악을 추모하고

새하얀 눈처럼 살고자 마음을 품어도

진정한 달콤함을 느낄 수 없기에

절대로 구원받지 못하고 그 끝은 허상이며

그리하여 무로 돌아갈 것이었다.

다만 네가 건네준 말에,

네 배려에 온정에 인연에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

───만타케.

네가 버렸을지도 모를 그 이름을 감히 입에 담는다.

만약 이룰 수 있다면

다음 생엔 새하얀 꽃으로 태어나고 싶다.

죄를 짓는 눈과 입과 손 없이

들판 어딘가에 피어나 짓밟혀 꺾여 죽고 싶었다.

내 장례는 네게 맡겨도 될까?

※ 늘 감사합니다! 답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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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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