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의 눈에 서린 갈증을 안다.

어쩌면 광기와 무감은 한치 차이라고⋯⋯.

「すいそう」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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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칵.

 

“선배, 오늘 비가 오더라고요.”

 

모리 사소리는 우산을 접으며 작은 창고 안으로 들어왔다. 눅눅한 비냄새를 압도하는 악취. 그는 시선을 돌려 방 안을 둘러보았다. 안에 있는 건 담배연기와 연초를 피우는 킹교만이 아니었다. 남자가 한 명 더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남자는 인간이라기보다 일종의 시체로 대우받고 있는 상태로, 은색 쇠책상에 팔다리 –정확히는, 팔 하나와 다리 두 개-를 청테이프로 묶인 채 테이프로 둘둘 감겨 막힌 목소리를 애써 내보려 하는 듯 했다. 그의 뒤에는 캠코더가 하나 설치 되어 있었다.

 

사소리는 입꼬리를 비틀듯 올렸다.

사백안 속 눈에 여지없는 광기가 깃든다.

 

“───어땠어요?”

 

피투성이가 된 채 사지 중 하나가 뜯긴 남자는 원래 멀끔하니 다니는 사람이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너덜했다. 은색 철테이블에서 기절한 남자에게서 새어나온 끈적한 피가 바닥으로 뚝뚝 흘러내렸다.

 

큰 상처를 입은 사람 특유의 진물어린, 기분 나쁜 냄새가 나기 전에 킹교는 그를 잘 구겨 상자에 넣었다. 곧 죽을테니 사후경직을 막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때는 신체를 상자에 구겨넣기 힘들다. 킹교는 5호짜리 상자를 내려다본다. 그의 피를 나름 잘 닦았지만 상자엔 또다시 피가 척척하게 묻어나고 있었다. 어차피 땅에 묻으면 그 피가 더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걸 알았기에 킹교는 상자를 방 한구석에 내버려두었다.

  

“⋯⋯모르겠어.”

나지막히 속삭이듯 중얼거린다.

그녀는 잠시 피우던 연초를 바닥에 비벼껐다.

“그럼 다음에 다시 해볼래요?”

 

킹교는 고민한다.

어차피 물고기를 잡아야하는 이상 그에게 줄 영상을 하나쯤 남기는 게 그리 번거롭지도 않았다.

 

“그럴까.”

 

짧은 대답이 고요한 창고에 울린다.

사소리는 다시 입꼬리를 올린다.

웃음을 따라하는 마냥 기묘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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