𝚛𝚞𝚗𝚗𝚒𝚗𝚐

카네이션

カーネーション - 椎名林檎

「すいそう」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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カーネーション

かじかむ指ひろげて

風に揺れ雨に晒され

遥か空へ身を預けて

・・生きよう・・


연인이었던 시이나조차도 사장님의 배경을 몰랐기 때문에, 가족에게 연락을 돌릴 수 없었다. 대신 홍콩 예속에 맞게 장례를 치렀다. 킹교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시이나가 전부 준비했지. 킹교는 손안의 사탕을 보았다. 먹을 수 없었다. 사탕과 손수건, 홍콩 1달러를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어렵게 발견한 사장님은 고작 20kg 남짓해서 태울 것도 없었다. 이걸 화장이라 할 수 있을까.

사장님의 뼈와 살은 아직도 이 땅에 머물고 있다.


킹교는 마지막 서류에 삐뚤빼뚤한 제 이름을 적어냈다. 주민등록이 안 되어있어서 시이나의 성을 빌려 주술고전에 입학하기로 했다. 시이나가 원했던 결정이 아니었다. 알아. 킹교까지 잃을까 봐 걱정하는 거겠지.

주술계 총감부가 사건을 덮어버리는 바람에 사장님을 찾는 건 더욱 어려워졌었다. 그래서 주술사가 되기로 했다. 내가 먼저 찾아갈 수밖에. 교무실 문을 닫고 복도로 나왔더니 금붕어 부적을 아는 꼰대들이 쑥덕거린다. 킹교는 일부러 타박타박 시끄럽게 걸었다. 이듬해부터는 방문자용 슬리퍼가 아니라 실내화로 이곳을 밟겠지. 킹교는 그다지 이 곳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평생 방문자로 살고 싶다.

그래도 시이나.

킹교 때문에 사장님이 못 돌아왔잖아.

시이나가 더 보고 싶잖아, 사랑하는 사이였는걸.

킹교가 꼭 찾아올게.


시이나, 이제 1급이야! 후배도 생겼어.

킹교도 어른이 되어간다고 할까?

상쾌한 봄바람이 나부껴 춤추는 커튼이 시야를 가린다. 커튼이 가라앉았을 때 시이나가 돌아와있기를 바라본다. 하나, 둘… 셋. 마음속 주문을 걸고 창을 닫으니 시이나가 다시 보인다.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시이나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알고 있었다. 그래도 조잘거린다. 시이나 덕분에 혼자 떠드는 것도 더 능숙해졌다.

지잉─ 휴대폰 진동이 울린다.

미안해, 시이나. 한달 만인데 임무가…

다음엔 땡땡이 치고 올게!

생기 없는 병원을 빠져나와 익숙한 길로 들어간다. 오늘은 말할까 고민했는데 역시 그만두었다. 킹교가 강해질수록, 사장님의 기척이 더 진하게 느껴졌다. 야나기바에 킹교의 마음이 깃든다. 야나기바를 통해 사장님을 추적했다. 사장님처럼 강한 주술사의 몸은 특이해서 아직 덜 썩은 것도 발견했어. 길이를 봤을 땐 검지 아니면 약지인 것 같아.


오늘은 후배 장례식으로 왔어. 시이나 보는 건 허가도 잘 안 내주면서, 이런 건 잘 보내준다니까 총감부는. 의자를 끌고 오다 붕대가 걸려 상처가 다시 터졌다. 검게 굳은 붕대 위로 선명한 빨강이 번진다. 작년 겨울에 행방불명 된 애 있었잖아. 내가 결국 찾았거든. 산사태가 나서 오히려 다행이었어. 흙에 덮여서 몸이 온전하더라. 장례는 할 수 있게 되었어. 그런데 그 애, 가족이랑 사이가 안 좋아서… 화장하기로 했어. 묻을 묫자리가 없대.

시이나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 날은 킹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시이나─ 나도 이제 고졸이야! 학벌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신나게 병실에 들어온 킹교가 지금껏 찍은 사진을 자랑한다. 이제 스이소우도 다시 열수 있어! 일단은 주술사로 취업하니까 바로 열긴 어렵지만. 그럼 또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러 올거야. 아, 마작 테이블도 다시 꺼내두자. 다나카씨는 여전하시려나? 그보단 시이나, 홍콩 갈래? 총감부 노땅들이 허락해줄 진 모르겠는데, 그런 거야 쓱 하고 몰래 다녀오는 거지.

졸업했으니까 좀 더 자주 올 수 있어, 시이나.

꽃병에 시들다 못해 바싹 말라버린 것을 꺼냈다. 해바라기… 마지막에 온 게 11월이었구나. 미련 없이 휴지통에 넣고 새로 사 온 카네이션 다발을 가득 채웠다. 사실 제대로 된 졸업식도 못해서 스스로 산 화려한 꽃다발도 있었다. 그걸로 꾸밀까하다, 그건 자신이 챙기기로 했다.

다음엔 애들이랑 다 같이 올지도 몰라.

킹교가 멋쩍게 웃는다. 나 떠드는 건 잘하면서, 사장님이랑 시이나 얘기는 아직까지 못했거든… 근데 이제는 말해주고 싶어. 아무래도 들으면 놀라겠지? 있지, 나는 한번도 동생이나 후배가 없었잖아. 그런데 그 애들을 앞에 서면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고, 모범이 되어야 할 것 같고… 아, 멋진 선배가 되긴 그른 것 같은데 그래도 재밌는 선배로 기억해주지 않으려나?

전부 말해줄래.

시이나에 대해서, 사장님에 대해서,

스이소우에 대해서.

킹교는 세상을 사랑했다. 그건 시이나가 시이나였던 시절 킹교에게 알려준 것이었다. 세상의 반쪽은 킹교가 사랑하는 사장님, 다른 반쪽은 킹교가 사랑하는 시이나였다. 킹교는 둘 다 필요했다. 서로 필요로 하는 관계였다. 그래, 금붕어와 수초처럼 말이야.

그 애들이라면 스이소우를 잔뜩 열어줄 거야.

미소가 잔잔하게 피어났다.

어린 금붕어는 곧 성체가 된다.

세상에 수초를 가득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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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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