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흡수한 검정
관측할 수 없는 행복도 행복일까
「すいそう」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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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토이 카메라의 타이머가 끝나자 찰칵, 하는 셔터 소리가 났다. 포즈를 잡고 있던 킹교와 리이치는 카메라 쪽으로 나란히 걸어가 카메라 화면을 확인하였다. 킹교는 사진을 한참 구경하다 리이치의 옆 모습을 바라보았다.
“잘 나왔다, 리이치 군─!”
킹교는 웃으며 카메라를 건네었다.
리이치는 카메라를 받더니 마음에 들었는지 싱긋 웃었다.
“이번엔 나만 찍어줄래?”
“좋아!”
그녀는 발랄하게 총총 달려가 카메라를 들고 리이치를 카메라에 담았다. 셔터를 반 쯤 누른 킹교는 하나 – 둘 – 셋! 치즈! 하고 소리쳤다.
───찰칵.
킹교는 리이치의 가끔 화장 너머를 상상하곤 했다. 물론 그가 화장을 분장 수준으로 하는 게 아닌 걸 알고 있긴 했다. 화장을 지우고 장신구를 하지 않아도 그는 분명 그일 것이다.
그는 언제나 미토 리이치였다.
변함없이 멋진 사람이었다.
멋진 화장을 하고 멋진 장신구만 낀다.
웃음이 시원시원하고 잘생기고 센스있는 남자.
어릴 때와 변한 게 없었다.
하지만 학생때와 다르게 카메라 속 그의 모습이 슬퍼보이는 건 출력 오류일까.
킹교는 생각하곤 했다. 어쩌면 박제품과 진품의 차이일지도 몰랐다. 이전의 사진을 봤을 때 그가 슬픈 얼굴을 한 것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킹교는 장난감 카메라 너머의 그를 보려다 곧 역광에 눈살을 찡그렸다. 등 뒤에서 비추는 햇빛에 가려져 표정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결국 오늘도 한결 같았으면 좋겠다고 바랄 뿐이다.
그가 말한대로 그는 미토 리이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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