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페달/후쿠아라] 나 너의 연인이 되어있는 겨울

이 등을 밀어주던 때가 있었지. 너의 등에 난 점을 더듬으며 생각한다. 희고 뽀얀 살이 오랫동안 햇빛을 쬐면 생기는 연갈색 점. 숨을 쉴 때마다 완만하게 올라갔다 내려가는 등을 바라보다가, 네 허리를 껴안자 네가 고개를 돌린다. 잠이 안와. 내가 중얼거리면, 너는 그르릉 우는 작은 개를 쓰다듬듯.

그럼 양을 세라.
초등학생이냐.

나를 도닥인다. 네가 졸음에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너는 곧 스미듯 잠들 것 같아. 낮은 목소리가 천천히 느려진다. 피곤하겠지.
 
너는 오늘 멀리서 왔다. 네가 있는 대학으로부터, 내가 있는 자취방으로 왔다. 우리는 어제 만났던 사람들처럼, 오래된 근황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한다면서 나를 오래 안는 것을 잊지 않는 너. 너의 따뜻한 살갗에 뺨을 문댄다. 새벽에 창밖으로 내리는 솜털 같은 눈. 나 바라던 대학에 와, 여전히 자전거 타며, 좋은 친구들을 만났지만.

가끔 다시 이 등을 밀고 싶어.

외로워지는데. 너는 그렇지 않아? 후쿠짱. 물으면 대답 없이 조용한 숨소리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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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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