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밤사이에 우린

240322

by 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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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델바이스와 비올라는 드디어 학교를 나왔다. 어디로 가야 할지 이야기를 나눌 새도 없이 곧장 근처 마트로 향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길목마다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실제로 보니 더 와닿았다. 그러나 난장판이 된 길과는 달리 누구도 없이 한산했다. 이상하리만치…

“이미 다들 어디론가 가버린 걸까요? 대피소라거나…….”

“대피소에 간 거라면 다행이지….”

그으렇네요…. 에델바이스는 머쓱하게 대답했다. 그들이 향한 곳은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였는데 그곳도 길목과 마찬가지로 아수라장이었다.

“하긴 지금 일주일도 넘었는데 멀쩡한 곳이 있을 리가.”

“여기서 식량을 구할 수 있을까요…?”

“일단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

“네, 네!”

에델바이스는 비올라의 말에 군기 바짝 든 군인처럼 마트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트 안이 어지러운 만큼 털어갈 곳은 다 털어간지라 기껏해야 주전부리 정도 얻을 수 있었다. 에델바이스가 이것들을 비올라에게 보이기에 난감하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멀리서 비올라가 에델바이스를 불렀다.

“야! 여기 와 봐!”

“네. 가고 있어요, 비올라.”

그래도 하는 수 없다고 생각하고 한 움큼 들고 비올라에게로 갔다. 비올라는 물류 차량의 적재함 창고를 열어놨다. 그곳에는 충분히 먹을 만한 식량들이 있었다. 에델바이스는 눈을 반짝이며 비올라를 바라봤다.

“와, 비올라. 어떻게 열었어요?”

“뭐 별거 있냐? 그냥 부수면 되지.”

“…그렇군요.”

“아무튼 오늘은 여기 머물다 가는 게 좋겠어. 길목에 그 이상한 식물 더미도 안 보이니까.”

“비올라, 그럼 내일은 건너편에 있는 약국에 가는 게 어떤가요? 아무래도 호흡기로도 전염이 되는 것 같던데….”

“아, 그렇지. 그냥 지금 다녀오면 안 되냐?”

에델바이스는 비올라에게 이끌려서 길 건너편 약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문이 잠겨 있었다.

“비올라, 문이 잠겨 있는데 어떡…”

한 차례 큰 소음이 일었다. 에델바이스는 깜짝 놀라 움츠러든 상태로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다. 비올라가 벽돌을 주워 약국 유리창에 던진 것이었다.

“비올라, 손 다치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이런 걸로 호들갑 떨지 마! 그냥 벽돌을 던진 게 다잖아!”

“게다가 유리창은 멀쩡하다고요?!”

“흥.”

에델바이스는 비올라가 던졌던 벽돌을 주워 대신 던졌다. 그리고 유리창은 시원하게 깨졌다. 거슬리거나 뾰족하게 튀어나온 유리 조각은 발로 차서 정리했다. 그러고는 비올라의 앞길을 터주었다.

“자, 들어가요.”

“어? 으응, 고맙다?”

“여기 온 김에 진통제나 항생제 같은 약도 챙겨야겠어요. 혹시 모르니까요.”

“그런 거 잘 아냐?”

“아뇨. 하나도 모르죠.”

“그러면서 뭘 챙기겠다는 거야?”

에델바이스와 비올라는 가벼운 대화 끝에 각자 약국을 탐색하기로 했다. 다행인지 약물이 용도별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에델바이스가 원하는 약물들을 챙길 수 있었다. 비올라는 마스크를 여러 박스 찾았다. 수확이 많은 하루였다. 평화롭다면 평화로운 날이었다.


240322 10일째

드디어 학교 탈출이다…

길목은 삭막하고… 아무도 없었다. 이미 다들 대피소로 간 것일까?

그런 거였으면 좋겠다….

학교에서 나오자마자 곧장 근처 마트로 향했는데 이미 거의 다 털려 있었다.

다행히 비올라가 물류 차량의 적재함을 열었는데… 이래도 되는 걸까? 싶었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뭐……

건너편 약국에 가서 마스크도 구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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