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밤사이에 우린

240321

by 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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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현대 예술고등학교입니다.

텍스트 고어, 신체 훼손, 상해 및 폭행, 살인, 자살 기도, 대량 학살, 전쟁, 사이비 종교 소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240321 9일째

이제 슬슬 학교 밖으로 다시 나가볼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알아야겠지…

비올라한테 이야기했더니 교장실에 TV가 있다고 했다.

적어도 이 세상이 완전히 멸망하지 않았다면 뉴스 정도는 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밤이 되자 교장실로 향했다.

TV를 틀자마자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현재 인류의 31%가 식물화되었다고…

3월 20일 0시 기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고 한다.

9일째에 이 정도라니 감염 속도가 어마어마하구나.

곧이어 N시를 봉쇄한다는 소식이다.

N시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집계되었고, 집계되지 않은 수는 더 많을 것이라 예상한다더라.

세계 곳곳에서 공황 사태가 벌어지고 있고,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하고 발생지 추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행동 지침 요령이 안내됐다.

낮 시간에는 외출을 자제해야 하며, 물 근처로는 되도록이면 접근을 피할 것.

꽃가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각혈, 구토, 두통 등에 시달리다가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

밤에 외출을 하더라도 호흡기와 안구 점막을 보호할 것.

향기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두통, 환각, 구토와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이것 뿐인가…

N시가 봉쇄되었다니 일단 바깥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올라의 상태는 생각보다 괜찮다.

괜찮은 게 과연 맞을까 싶기도 하지만…

일단은 괜찮은 것 같으니…

구호 물품이라도 나누어 주려나?

내일 밤에는 학교 밖으로 나가야겠다.

대피소 같은 게 있을지도 모르고…

비올라와 나 단둘이 다니는 것보다는 대피소에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일단은 버티자.

(아직 수도도 전기도 끊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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