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슬픔에 가라앉았던 그날로부터 시간은 무던히도 흘렀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잠뜰은 가문의 일을 처리하며 성인으로 자랐다. 그 시간 동안 집사장 라더와 경호원 덕개는 잠뜰의 곁을 충직하게 지켜주었다. 비록 가문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였고, 그들이 모시는 아가씨의 몸 역시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이대로 그들 세 명은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달이 하늘 높이 뜬 깊은 밤이었다. 그날의 달은 평소보다도 더 밝고 아름다워서, 밤하늘을 올려다본 사람들로 하여금 낭만적인 감정에 빠져들게 하였다. 별빛의 힘을 다루는 마법사의 이야기도 가볍게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날이었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밤을 즐기지 못하고, 밤하늘보다도 어두운 단칸방에 홀로 있는 사람이 있었다. 잠뜰은 딱딱한 바닥에 아무렇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