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 안경, 치마, 단화. 3년 전부터, 내게 남겨진 것은 오직 그 넷뿐이었다. 잊고 싶지 않은 물건은 곁에 두면 된다. 단순하게도. 하지만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을 두어야 할까? 적어도 나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물건과 같이 대했다. 꼭 3년 전부터, 아픈 줄도 모르고. 언니와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으면, 거울 속에서 언니가 환하게
https://youtu.be/JW3N-HvU0MA?si=siy4cpGdrrfFl5DO 같이 듣거나 참고해주세요! * 노래 ‘소녀레이'를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얻어 쓴 단편입니다. *자살 등의 트리거 요소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재밌게 즐겨주세요 매일매일이 따분한 날이였다. 학교수업엔 도통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친구라는 존재는 믿을 수 없었다. 항상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닮은 하늘이 계절을 증명하듯 온기를 쏟아낸다. 매미 소리가 창공을 찢어놓고 하얀 햇살이 눈 앞을 가리는 시기. 한여름의 얼굴이란 이리도 잔인한 표정을 짓고 있었나. 페퍼는 시계(視界)에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듯, 그저 시선을 앞으로 고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더위가 그녀의 침묵을 깨는 바람에 잠깐이나마 시선이 흔들리고 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