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꺼진 상영관을 조용히 가로질러 키타로는 영상의 유일한 관객의 옆으로 다가섰다. 스크린에서 나오는 빛을 받아서인지 그의 머리카락 끝이 희끄무레했다. 실제로는 흰색보다는 검은색이 더 오랜만에 보는 것이긴 했으나 키타로 속의 그는 검은 머리의 인상이 강해서인지 어쩐지 낯선 기분이 들었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사람의 색다른 모습은 언제나 가슴을 두
“아저씨.” “……왜 그러냐, 키타로.” “하아… 이제야 진정이 된 모양이네요. 괜히 걱정만 시키고.” 젖은 미즈키의 몸 이곳저곳을 매만지던 키타로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유령족의 숨결이 인간에게 따스하게 느껴질 리 없는데도, 방금 말라 차가운 피부에는 퍽 뜨거웠던 모양이다. 한숨이 간질인 자리를 멋쩍게 매만지던 미즈키가 미안하다, 조그맣게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