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열기로 했으니 팔 메뉴를 정해야 한다. 미즈키는 노트 위에 어설픈 디저트 그림을 그려놓고 고민에 빠졌다. 일단 주력 메뉴는 핫케이크로 하고, 또 뭘 만들어 팔까. 미즈키는 다른 후보 메뉴를 훑어봤다. 프렌치 토스트나 샌드위치는 다른 가게에서도 파는 것이고 결이 비슷하니 무난할 것이다. 명색이 브런치 가게이니, 간단한 수제버거 같은 것도 추가할
어렴풋이 창문 너머로 스며 들어오는 새벽빛에 미즈키는 부스스 눈을 떴다. 아침 여섯 시 삼십 분. 바른생활 직장인이라면 일어나 출근을 준비해야 하는 시각이다. 미즈키는 까치집을 한 채 거침없이 이불을 걷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나 게게로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보나마나 새벽 세 시에 집을 나서 근처를 어슬렁대고 있을 터다. 요괴는 야행성인 만큼
치치미즈, 죽음에 관한 소재 * 담배타임 (@non_filter28)의 연성에 영향을 받아 작성한 3차 창작입니다. ( https://x.com/non_filter28/status/1841879637204590643 ) 영향 받은 구간 15~ 이후부터로, 문제가 생길시 해당 구간 영구 삭제 및 전체 글 암호로 돌릴 예정입니다. *작업곡 1. https
짝사랑 치치미즈 미즈키의 짝사랑은 요괴들 사이에서 공공연연한 비밀이었음 이런 문장이 어떻게 성립되느냐 하면 영업에 능숙한 회사원이 집 안에서는, 정확히는 게게로와 키타로 앞에서는 편하게 풀어지기 때문임 절대 미숙하지 않은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에 마당에 몰래 놀러 왔거나 한순간의 눈짓을 눈치챌 수 있는 요괴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퍼지던 소문은 어느새 정설로 눌
*작업곡 0. 게게로에게는 못된 습관이 있었다. 오랫동안 혼자 살아왔기 때문인지 모든 결론을 내린 채 상대에게 통보하고 마는 것이다. 1. 그날도 게게로는 태평하게 누워있었다. 나 역시 일주일 만에 찾아온 휴일을 즐기며 앉아있었다. 여름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며 머리카락이 목덜미를 간지럽혔다. 간혹 이 녀석이 덥지는 않을까 쓸모없는 걱정을 하며 움
- 므루님 (@karami71489) 연성 교환 - 고등학교 AU *작업곡 몇 주가 지났다. 그 사이 미즈키는 게게로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었다. 영감 같은 말투를 쓰며 온갖 속담이나 격언에는 강한 주제에 국어에 약하다거나. 멍청해 보이고 헐렁해 보이지만, 어딘가 섬뜩한 구석이 있다거나. 수업 시간에 졸지 않고 진지한 표정을 지을 때면 꼭 딴 생각을
hahaha님(@hahaha1453464) 맞교환 연성 K패치 남고생. 모든 설정은 2010년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봄. 봄이란 무엇인가. 만물이 생기를 띠고 꽃이 피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계절이다. 그럼 봄에 가장 아름다운 꽃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역시 나 같은 학생은 대부분 벚꽃이라고 하겠지. 3월 하순부터 4월 중순까지 만개하여 은은한
삼노전님(@professorcchan) 리퀘로 쓴 글입니다 수신즈키 소재 인적이 드문 바닷가 모래밭에 게타 자국이 남았다가 사라진다. 평소의 카랑대는 맑은 소리가 아닌 퍽, 퍽 하고 모래에 파묻혔다가 빠져나오는 소리는 얼마 가지 않아 파도치는 소리에 잠겨 먹먹하게 지워진다. 곧 게타를 신은 발이 강 가장자리 끝부분, 조금만 발을 뻗으면 차디찬 물에
게얼터(흑게게) x 환생 미즈키 어찌 이토록 불행해진 것인가. 이대로 죽는 걸까 싶을 때,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비통해하고 원통해하고 진심으로 애달파하는 목소리. 그는 천천히 생명이 꺼지고 있는 나보다도 더욱 원통해하고 있었다. 신기하다, 아무도 나를 위해 슬퍼하거나 눈물 흘리지 않았는데. 그 누구도 내게 그간 고생했다든가, 힘들었겠구나,
창작 요괴가 나옵니다 에츄우, 게게로는 요란하게 재채기를 한 후 코를 훌쩍였다. 이로리 앞에 앉아 신문을 읽던 미즈키는 집을 쩌렁하게 울리는 재채기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가 게게로의 머리카락을 빤히 바라보았다. 때 맞추어 털갈이하는 개나 고양이처럼 묘하게 결 좋은 은발이 더욱 풍성하고 빽빽하게 보인다. 하기사 이제 10월 말이니 겨울에 접어들 때지,
네브님(@rounev)과 떠들었던 게게로 얼터와 수호자 백즈키 페이트 그랜드 오더 시공, 크로스오버물입니다 하단에 부가설명이 있습니다 아, 저 유령족들을 살리고 싶다고? 그건 좀 무리인데 자신을 뻔뻔하게 세계라고 칭한 그것은 나를 비웃듯이 말했다. 흐릿해져가는 의식으로, 자존심도 버리고 무릎을 땅에 대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빌었다. 자신의 목숨을 내놓
삼노전님(@professorcchan) 연성 기반 “미즈키, 다음 주 화요일 시간 되나?” “왜? 벚꽃 때문에?” 게게로가 먼저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미즈키는 어떻게 알아챈 건지 오토바이 헬멧을 쓰면서 물었다. 헉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면 미즈키는 특유의 악동 같은 표정으로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러면, 일주일 전부터 벚꽃 벚꽃 노래를 불러댔는데
네 어머니는 우리가 잘 보살펴줄 테니, 안심하거라. 촌장의 말에 미즈키는 코웃음이라도 치고 싶었다. 빈곤한 촌락에 어울리지 않는 상등품 기모노, 고급 술과 술잔.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단지 신을 위해 준비한 공물과 치장일 뿐. 지아비도 아들도 없는 나이 든 여성을 이 각박한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대할지, 미즈키는 잘 알고 있었으나 잘 부탁드린다는
트위터 썰 기반 9월이 된 지 오래인데, 여전히 날이 덥다. 미즈키는 앓는 소리를 내며 툇마루에 털썩 드러누웠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다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나 싶다. 태양과 지구가 인간을 녹이기로 작정한 듯하다. 마침 욕실 문이 열리면서 게게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게게로는 수건으로 대충 머리카락을 틀어올린 채 마당으로 나오며 미즈키에게 핀잔을 주
동거 세계관, 트윗 기반 치치미즈 어느 날 요괴병원 원장은 유령족 사내와 그의 반려 인간을 만났다. 그들의 아들이 독립한 후로는 처음이었기에 원장은 그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반려 인간 미즈키는 어째선지 혼란스러워 보이는 표정이었고, 게게로는 그의 기분과 상관 없이 내심 들떠 보였다. 원장은 인간 기준에선 불행할지도 모르는 사건이 일어났음을 직감하고
“앗.” 미즈키는 별 생각없이 마루를 걸어다니다가 뒤꿈치가 꺼지는 감각에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무릎을 구부리고 자세히 보니 뒤꿈치가 닿은 자리가 푹 꺼져 땅이 보였다. 하마터면 걸려서 뒤로 자빠지거나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 그러고 보니 수리한 지 꽤 시간이 지났지. 미즈키는 구덩이를 피해 건너가면서 생각했다. 헤이세이 시대 개막을 기념해 게게로
약 치치미즈 환생 AU 처음 그 남자를 그린 것은 여섯 살 때였다. 그가 다니던 유치원에는 낮잠 시간 후 그리기 시간이 있었다. 4인 1조가 되어 크레파스나 색연필, 파스텔 등을 나눠 쓰면서 각자 좋아하는 것을 그리는 시간이었다. 미즈키는 첫 그리기 시간에 그 남자를 그렸다. 파란 유카타에 흰 머리카락이 찰랑거리는 남자. 선생님은 미즈키의 그림을 보
아무래도 식당을 폐업해야 할 것 같았다. 미즈키는 책상 앞에서 자판기를 두드렸다. 원래 어머니가 운영하던 가게였으나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하고 쓰러지신 후부터 미즈키가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물려받았다. 병간호로 오픈하는 시간과 날짜가 불규칙했음에도 단골손님들 덕에 연명해 온 가게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단골 손님만으로 겨우 명줄을 붙들고 있다고 해도 무방했다.
미즈키는 여름이 싫다. 살갗에 들러붙는 습기며, 그늘도 소용없을 만큼 내리쬐는 뙤약볕, 에어컨을 틀지 못하면 잠들지 못하는 밤과 온몸에서 뚝뚝 떨어지는 땀. 여기저기에서 앵앵대는 모기와 맴맴대는 매미. 안 그래도 더위를 잘 타는 체질인데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면 물에 적신 손수건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지금 더 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