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양시백이 없었다. 직업소개소의 끝에 다다라 본 것은 나뒹구는 흉기와 그것을 들었을 소년에 가까운 청년들이었다. 방마다 혈투를 벌이고 전진하면서 양시백을 본 기억은 없었다. 당장 짜낼 수 있는 답은 하나였다. 저를 해하려 드는 자들을 쓰러뜨리고 한 발 먼저 직업소개소를 빠져나갔다. 그의 시체를 보지 않은 것만으로 감사히 여겨야 할 일이었으나 지나온
최재석은 최근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아졌다. 일전의 사건 이후 줄어버린 관원들을 재모집하고, 주위 태권도장 관장들과 어울리며 근황을 주고받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유상일과 양시백이 함께하는 시간도 길었다. 양시백은 비록 유상일을 용납할 수 없었지만 최재석이 용인하는 이상 일방적으로 적의를 표할 수도 없었다. 최재석이 있을 때는 적당히
"재석이, 그리고 시백이도. 잠시 여기 좀 앉아보자." "무슨 일 있어?" "왜, 아빠?" "다들 냉장고를 열어봤다면 알겠지만...상태가 갈락말락 하는 것들이 많아. 버리자니 아깝고 더 내버려두면 100% 못 먹을 게 돼. 그러기 전에, 잔반과 그 재료들을 처리하자." "하긴 추석 음식 많이 받아놨더니 밥값은 굳었지만 금세 물려서 골치가 아플 정도야." "
-재석아, 오늘 시간 어때? "요즘 기온이 워낙 오락가락해서 애들이 죄 감기에 걸려가지고 당분간은 휴무 상태지. 상일이 넌 왜, 점심 같이 먹자고?" -나 오늘 비번인데, 아연이는 학교 갔거든. 혼자 먹기는 그래서 같이 먹자고 할 셈이었지. 벌써 시백이랑 먹었어? "아니, 양시는 친구들 만나러 갔어." -피차 잘 됐네. 그럼 1시까지 우리집 앞 사거리로 나
쿵쿵쿵- "관장님이세요?" 관장실 안쪽에서 한창 컴퓨터를 만지작 거리던 -게임 용도로- 양시백은 그렇게 말했다. 쾅! 그리고 대답은 두드린 건지, 걷어찬 건지 모를 큰 소리로 돌아왔다. 아이들 장난인가 싶어 양시백은 그제서야 관장실을 나와 도장 마루를 가로질러 걸어 문을 열었다. "누구..." "비켜비켜비켜비켜!" "우왁!" "어우, 양시, 왜 이
"다녀왔다!" "엇." "엉?" 박력있게 문을 박차고 들어온 최재석은 도장 바닥에 신문지가 깔려있는 것과 뭔가 작고 덩어리 진 것이 툭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얼빠진 소리를 낸 양시백은 갑작스럽게 들린 소리에 방금까지 먹고 있던 찐 고구마를 놓친 채 출입구를 볼 뿐이었다. "아, 관장님! 깜짝 놀랐잖아요! 간 떨어질 뻔했네!!" "네 반응에 내가 애 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