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석아, 오늘 시간 어때? "요즘 기온이 워낙 오락가락해서 애들이 죄 감기에 걸려가지고 당분간은 휴무 상태지. 상일이 넌 왜, 점심 같이 먹자고?" -나 오늘 비번인데, 아연이는 학교 갔거든. 혼자 먹기는 그래서 같이 먹자고 할 셈이었지. 벌써 시백이랑 먹었어? "아니, 양시는 친구들 만나러 갔어." -피차 잘 됐네. 그럼 1시까지 우리집 앞 사거리로 나
"건배~" 다섯개의 소주잔이 부딛혀 가볍게 짜장, 하는 소리를 냈고, 찰랑이던 소주들은 첫 술을 기념해 빠르게 사라졌다. "크아, 소주 마시는 것도 오랜만이네..그보다 다들 잘은 지냈냐? 특히 거기 경찰 2인조." "우리야 뭐..아직까지 별 일은 없어." "최재석이 저놈 저거, 꼭 경찰 일 안 해본 것처럼 얘기한다니까." "별일도 없다면서 왜 얼굴을 통
"그간 일들을 돕느라 고생이 많았지. 많이들 먹어." 김성식의 상냥한 말에 입을 다물었다. 보통 당근과 채찍이라고 하던가. 김성식은 본인 비유대로 그렇게 야박한 성격이 아니라서 성과급 같은 건 제대로 챙겨주는 사람이었다. 허나 아무리 조심한들 무의식중으로 김성식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다는 점, 장단에 맞춰야 춤이라도 출 텐데 김성식은 특히나 그 폭이 좁고
"...단체로 모래사장에 파묻으려는 건가?" "...아니면 바닷물에 수장?" "아냐, 인파가 몰리는 걸 생각해서 뒷골목에서 슥삭할지도.." "야, 정은창, 뭔가 아는 거 없냐?" "알면 내가 이러고 있겠냐?" 주정재가 머리를 굴리다가 내게 물었지만 나도 아는 게 없어서 가볍게 빈정거렸다. 김성식은 도통 종잡기 힘든 놈이다. 갑자기 휴가 가고 싶지 않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