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것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사진을 많이 찍지 않은 것. 항상 눈을 마주치면 슬며시 내게 웃어주던 그 웃음을 언제든 볼 수 있는 것으로 착각했던 것. 그 웃는 얼굴이야 바다에 깔린 모래알보다도 많이 보았으니. 눈 감은 어둠 속에서도 언제든 그 모습을 그릴 수 있다고. 감히 오만하게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당시에는 정말로 그랬다. 그
나는 너를 기억하지 못한다. 지금 나는 기분이 좋다. 지나가던 어린 포유류가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왔기 때문에. 아마 당분간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나는 너를 알지 못하는 다른 이에게 가서 아까 그 이야기를 한다. 아까 어떤 어린 포유류가 나에게 인사를 건네오는 일이 있었노라고. 그리고 오후에 나는 밥을 먹는다. 밥은 여전히 맛있다. 밥을 먹으면서 내일
1. 죽어있다. 죽어있는 내 친구가 관에 누워있다. 너는 어제까지 나와 물장난을 했고 어제까지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고, 넥타이를 휘날리고 푸른 빛을 받으며 그와 여름을 보내었다. 어릴 때 넥타이를 매주고 같이 물을 마시고 농구를 하고 시험을 보고. 언제나 너는 목욕하면 거울을 보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면 막대를 부러트리고 물장난 후엔 젖은 머리를 뒤로 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