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묵

1차 :: 자컾_사와요

타꼬야끼 by 타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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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마루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깜빡이며 잠깐 뜸을 들였다. 저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 않아도 금방 알 수는 있었다. 그럼에도 구태여 침묵을 끼워 넣는 이유는, 오로지 저 자신을 위해서. 지금 느껴지는 이 감정이 오롯이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게 확실한지 다시 한번 곱씹기 위해서.

“네, 나쁘지 않습니다.”

하나 앞에 사람― 인 셈 치자 ―을 세워 두고 한참을 망설이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더군다나 듣고 싶은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거라면 더더욱. 요시마루가 방긋 웃으며 가벼운 어투로 대답하자 사와무라의 눈이 가늘어졌다.

“진심인가.”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

사와무라가 혀를 차며 마저 음식을 밀어 넣었다. 요시마루는 그런 그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뒤로 손을 뻗어 짚으며 자세를 비스듬히 했다.

최근 들어 이만큼 즐거웠던 적이 있었던가. 연이어 벌어지는 사건사고는 제아무리 지칠 줄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계를 느끼게 만든다. 끝날 줄 모르는 불운은 자아를 의심하게 했으며, 무기력은 생기를 앗아간다. 낙천가라고 다를 것이 있으랴. 그도 결국 한낱 인간에 지나지 않으므로.

그런 와중에 약속했던 삼 년이 다가온 것이다. 꼭 사와무라의 시간이 멈춘 시기였다.

말은 그리 해 놓았으나 기실 정말로 이만큼 살 줄은 몰랐다. 나날이 쇠약해지는 몸은 섣불리 영원을 장담하지 못하게 했다. 뚜렷한 병명도 없었다. 여기에 하늘이 저를 버린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쉴 새 없이 들이닥치는 불행이 더해지니, 차라리 여태 죽지 않은 것이 용할 정도라 표현하는 게 더 맞겠다.

사와무라는 그런 그를 두고 기분 탓이라 넘겼다. 하나 사와무라가 모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음양의 조화가 깨진 것, 이를테면 그래, 귀신같이 음기가 지나치게 강한 것은 자연스레 저에게 부족한 양기를 채우려 든다. 그것이 자의든 아니든 간에. 양기를 채우는 데에 생명력만큼 좋은 것은 없었고, 때마침 흘러넘치는 양기를 가진 ‘인간’이 그의 곁에 있으니, 이보다 완벽할 수 있으랴.

내내 무난하다 못해 탄탄대로를 걷던 요시마루의 삶이 급작스레 망가지기 시작한 원인은 전부 사와무라 탓이다. 애써 외면하려 해 봤자 변함없는 사실이었다. 피하지 않는다고 해서 딱히 무언가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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