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咲 저택 탐사 녹취 #1

T__ by T0T
17
0
0

(녹음 시작.)

안녕하십니까. ☒☒서 소속의⋯ 아니지, 공식적으로 허가받은 상태로 수사하는 게 아니니까 관등성명은 생략.

귀찮으니까 존댓말도 생략할게. 내 목소리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적당히 알아들어줘. 애초에 이게 중요한 게 아니기도 하고.

최근 어떤 구역에서 실종자가 기이할 정도로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수사는 현재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고. 조사하러 나간 인원 중에서도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 이상한 점이라면 이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야. 실종 신고가 들어왔다, 혹은 누군가 사라졌다는 기록은 있는데, 다들 이상하게 여기지 않아. 나만 그 빈자리를 느끼고 있어. 그래서 그냥 혼자 탐사하러 와봤어. 실종자들의 행적이 공통적으로 이곳에서 끊겼거든⋯.

이거 녹음 잘 되고 있는 거 맞나? 혹시 모르니까 잠시 확인 좀 해볼게.

(녹음 중단.)

(녹음 재시작.)

음, 들어봤는데 다행히 잘 되고 있어. 저장된 녹음본이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공유되는 방식이라 무슨 일 생겨도 기록은 남을 거야.

다들 듣고 기억해 줘. 하지만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여긴 정말 위험하다는 증거니까 찾으러 오지는 마⋯⋯.

이곳은 일본의 (강한 노이즈로 인해 제대로 녹음되지 않았다.) 현이야. 구체적인 주소는 (마찬가지다.)

지금은 오전 7시, 막 동이 트고 있고 날짜는⋯⋯.

어라⋯.

눈 앞에 커다란 저택이 보여. 원래 이곳에 이런 시설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일단 진입할까.

(문이 열리는 소리.)

안 잠겨 있어.

앗.

(문이 닫히는 소리와 사람이 쓰러지는 소리, 그 사이로 작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후 정적. 녹음 기록은 10분 20초에서 어느새 3시간, 4시간, ⋯⋯⋯⋯.)

(녹음 중단.)

(달칵, 녹음이 다시 시작된다.)

이거 언제 꺼진 거야⋯? 하여튼 들어왔네. 문은⋯. (덜컹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안 열리는 모양이고.

바닥에 종이⋯ 같은 게 한 장 있어 읽어볼게. 잠시만. (이어 바스락거리며 종이 만지는 소리.)

뭔가 신빙성 떨어지는 오컬트 느낌의 메모야. 토리쨩이 좋아하려나?

그래도 일단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될 단서처럼 보이니까 외워뒀어.

내용은 "거두절미하고 본론부터 말할게. 네가 왜 이딴 곳에⋯." 뭐 이런 이야기들.

우선 궁금하니까 카펫부터 들춰볼까.

음, 먼지다.

어두워서 잘 안 보이긴 하는데 저 너머로 방문? 같은 게 많이 보이긴 해. 메모에는 열지 말라고 써 있지만 열어볼까 싶어.

그야 나는 어쩌다 휘말린 민간인이 아니고 지 발로 기어들어온 미치광이니까? 아하핫⋯.

농담이야. 진짜 이유는 실종자 있는지 확인해야 해서 그래.

자⋯ 그럼 첫 번째 문부터 차례대로 열어볼게.

(짧은 노크 이후, 얇은 음성으로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첫 번째 문 너머로는 아무 소리도 안 들려.

저기요⋯?

누구 있으면 말씀하세요. 경찰입니다.

⋯⋯대답 없고 무지 조용해. 일단 열어볼⋯ 어, 잠겨 있다. 잠긴 문 따는 것 정도야 어렵지는 않지만 우선 다른 문들 열어보고 돌아오거나 할게. 다음 문은⋯ (똑똑. 노크 소리. 곧 문 안쪽에서 나는 것인지 보다 작은 소리로 마주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기요?

(그 말을 따라하듯 '저기요?' 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경찰입니다. 잠시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

('경⋯ 잠⋯시 이야기 나⋯')

(덜컥⋯)

⋯대화가 되는 것 같지는 않아. 문을 열어보려고 했는데, 문고리가 잠겨 있지는 않고 반대쪽에서 손으로 잡고 있는 것처럼 뭔가 걸려서 안 열려. 그럼 다음 문으로⋯.

⋯⋯⋯.

⋯⋯⋯⋯?

(이후 몇 분간 숨을 헐떡이는 소리와 무언가 뜯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조금 먼 거리에서부터, 혹은 아주 가까이서 배경음처럼 깔리는 것은 예의 그 노크 소리. 노크 소리가 빨라지고 커진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 소음이 멎는다.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난 후에야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우와⋯. 아무 문이나 열고 다니지 말라고 한 거 진짜였나봐.

그래, 뭐.

뭐랄까⋯⋯.

노트가 아니라 녹음기를 가져오길 잘했네.

그래도 아직 조사를 계속할 수는 있어. 더 나아가 볼게. 따로 열려있는 문은 다행히 안 보이니 계단으로 가면 되나? 2층은 위험하다고 했으니 우선 지하 층으로 내려가 보고, 탈출 경로가 확보되면 바로 돌아가지 않고 2층을 가볼 예정이야. 음⋯. (천 찢어지는 소리.) ⋯이제 좀 낫다. 계단은 그냥 좀 고풍스럽⋯ 낡은 걸 빼면 평범해. 잘은 모르겠지만 재질은 원목인 것 같고. 어우, 아직 더 내려가야 되는데 벌써 냄새가⋯.

이거 시체 썩는 냄새네.

카테고리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