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카] 시청 광장 앞에서

#파리동거시공 #회전목마 #형아

※허구와 날조 100%, 공식 설정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파리에 와서 살게 된 후로 새롭게 안 사실은 무척 많지만, 그 중 꽤나 예상치 못했던 점을 하나 들자면 뜻밖에도 이곳저곳에 뜬금없이 회전목마가 많다는 것이었다. 조금만 넓은 광장이 있으면 언제나 즐거운 음악과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 그리고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와 함께 커다란 오르골 같은 그것이 돌아가고 있다. 

 

"놀이공원도 아인데 길바닥에 회전목마가 이래 많을 줄 상상도 몬했데이~. 파리 오니께 마 천지삐까리구마~."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미카가 중얼거리자 슈도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그제야 알아차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흠. 이쪽에 와서는 워낙 흔한 광경이라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그러고 보니 많긴 하지. 얼핏 학교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회전목마─메리고라운드를 처음으로 만든 곳이 프랑스라서, 프랑스인들의 자부심이 굉장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 

"응아? 회전목마 첨 생긴 데가 프랑스였나? 몰랐데이. 하기사 마, 유럽 것처럼 생기기는 했는데…." 

"후후, 하지만 거기에는 제설(諸說)이 분분하다는 것이야. 최초의 기원은 6세기경의 비잔티움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말을 흔하게 타던 12세기경의 아시아와 유럽이라는 이야기도 있지. 어쨌든 그것들은 전부 '유래'일 뿐이고, 완전히 지금의 형태가 된 것은 증기기관 회전목마가 나온 19세기 미국이었다더군. 어쨌든 18세기경 유럽 전반에서 꽤 인기를 얻은 놀이기구였는데, 프랑스인들의 주장은 17세기경 루이 14세가 주최한 마상 창시합 연습에서 발전했다는 것이야. 열변을 토하는 학우를 보고 있자니, 회전목마에 대한 그들의 열정이 그리 싫지는 않게 느껴지더군." 

 

기온이 꽤 떨어져 부슬부슬 내리다 그치다 하는 겨울비가 싸늘하게 느껴지는 11월 말의 어느 저녁, 늘 그렇듯 슈의 장광설이 펼쳐지는 가운데 미카는 파리 시청 앞의 탁 트인 광장에서 빙글빙글 즐겁게 돌아가는 회전목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가끔은 고향을 떠나 참 멀리까지 왔다 싶으면서도, 오히려 이런 환상적이고 메르헨틱한 풍경을 보고 있자면 자신이 실제로 1만 킬로미터 이상의 거리를 날아서 왔다기보다는 익숙한 성주관 침대에서 잠들어 잠깐 꿈나라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회전목마의 역사를 깊게 파고들자면… 카게히라, 내 말 듣고 있는 게냐?" 

"응아? 응, 듣고 있었데이! 내, 스승님 얘기는 항상 한 마디도 안 놓치고 다 듣제!"

 

멍하니 그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에 시선이 팔려 있던 미카가 허둥지둥 옆의 슈를 돌아보며 변명했지만, 슈는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형에서 인간이 되었어도 내 조율이 필요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군. 그보다… 직접 타 보고 싶은 것이냐, 카게히라?" 

"응아? 아, 아이다! 내는 개안타! 회전목마라 카믄 쪼끄만 얼라덜 타는 기 아이가! 내는 인제 어린애가 아이니께…." 

"후후, 물론 회전목마를 사랑스럽고 작은 어린아이들만 타야 한다는 법도 없지만 무엇보다 공교롭게도 너는 아무리 나이를 먹는다 한들 내 앞에서는 영원히 연하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야. 그렇지… 그래, 오랜만에 떠오르는군. 나도 해 보고 싶은 일이 있었다. 자, 카게히라. 저녁식사를 하기 전 저것을 한 번 타고 가자꾸나. 마침 레스토랑 예약까지 시간이 다소 있으니." 

 

무슨 생각을 했는지 갑자기 미소를 지은 슈가 회전목마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당황한 미카는 허둥지둥 그 뒤를 따라가면서도, 마치 상투적인 연애드라마 속 연인처럼 슈와 나란히 회전목마를 타게 된다는 상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설렜다. 

그러나 슈가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 티켓은 한 장뿐이었다. 슈는 그것을 미카의 손에 쥐여 주고, 줄을 서 있는 사람들 맨 뒤에 미카를 세워 놓았다. 

 

"응아? 내만? 스승님은?" 

 

당황한 미카가 티켓과 슈를 번갈아 쳐다보며 묻자 슈는 팔짱을 끼고 흐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어린 시절, 나는 막내였던데다 워낙 미소년이었기 때문에 늘 귀여움을 받는 대상이기는 했지만 그만큼 제약도 많았지. 특히 회전목마를 탈 때는, 항상 나 혼자만 말을 타고 부모님과 형님, 누님은 옆에서 손을 흔들어 주시곤 했다. 그러나 정작 내가 성장한 후로는 내가 그런 '어른' 역할을 할 기회가 없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카게히라. 오랜 세월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있었던 내 울분을 풀게 해 다오. 최소한 나는 네 '보호자'가 아니냐?" 

"응아? 그니까 내가 말 타고 뺑그르르 돌구 있으믄 밖에서 손 흔들어 주믄서 우쭈쭈 잘한다~ 하는 거 해 보고 싶었다는 뜻이가?" 

"뭐, 그렇게 되지." 

 

슈의 말을 이해한 미카는 배시시 웃었다. 슈가 툭하면 자신을 상대로 보호자 노릇, 형 노릇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자주 느끼기는 했지만 설마 이런 곳에서까지 그렇게 나설 줄이야. 

 

'스승님 귀엽구마~. 마, 보호자 역할 할라꼬 하는 사람한테 귀엽다고 해 봤자 화만 내겠지마는.' 

 

미카는 고개를 끄덕이고 티켓을 소맷자락 속으로 꽉 쥐었다. 사실, 돌아가는 것을 밖에서 보는 것은 즐거워도 직접 타 보고 싶다는 생각을 굳이 하진 않았지만 그것이 슈의 바람이라면 얼마든지 흔쾌히 들어 주고 싶었다. 

 

"카게히라, 회전목마가 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지 아느냐?" 

"응아~ 다 똑같이 그 방향으로 도는 기가? 우얀 방향으로 도는지 알지도 몬했구마." 

"예술가 된 자로서 항상 관찰력을 키우라고 늘 말하지 않았느냐. 안에서 말을 탄 아이가 밖에 서 있는 부모를 향해 오른손을 흔들 수 있도록 그렇게 설계되었다는 것이야." 

 

아이가, 부모에게. 

그 말을 들은 순간 미카는 가슴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치솟는 기분을 느꼈지만, 꾹 참고 슈를 향해 웃었다. 

 

"글나~. 그라믄 내 한 바꾸 뺑글뺑글 돌아 올 때마다 빼먹지 말구 손 흔들어 줘야칸데이~. 딴 데 쳐다보다 놓치믄 안 된다 안카나." 

"흥,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야." 

 

그때 마침 앞선 사람들의 순서가 끝났는지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이 티켓을 건네며 안으로 들어갔다. 미카는 슈에게 손을 흔들고 난 뒤 그 뒤를 따랐고, 슈는 바깥쪽으로 돌아 안에서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잘 보이는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적당한 백마를 골라 올라타니 생각보다 높아서 움찔했고, 안장도 딱딱해서 놀랐다. 몸의 위치가 뜻밖에도 불안정해 눈앞의 기둥에 체중을 꽤 기대야 한다는 것도 밖에서 볼 때는 미처 몰랐던 일이었다. 

고개를 돌리니 조금 떨어진 울타리 옆에서 슈가 팔짱을 끼고 흐뭇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카가 어색하게 웃으며 오른손을 들자 슈의 표정이 더욱 환해졌다. 

 

'마, 스승님이 하고 싶은 일이라니께… 내는 최선을 다해 응할 뿐이제.' 

 

마침내 철커덩 소리와 함께 천천히 말이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전체 판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속도도 겉에서 볼 때보다 빠르게 느껴졌기에 미카는 반사적으로 기둥을 꽉 잡고, 뒤쪽으로 멀어져 가는 슈를 바라보았다. 마침내 슈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미카는 밝은 조명과 명랑한 음악으로 가득한 공간에 온전히 홀로 남았다. 정말로 고열이 났을 때 꾸는 화려한 색채의 꿈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실제로 어른들도 없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압도적으로 아이들이 많았다. 서양 인형 같은 외모의 귀여운 아이들이 자신들의 부모를 향해 손을 흔들며 까르르 웃고 있었다. 순식간에 한 바퀴를 돌자 다시 나타난 슈는 그야말로 돌아올 미카만을 기다렸다는 듯 0.1초도 늦지 않고 가볍게 손을 흔들었지만, 미카는 그 인사에 마주 손을 흔드는 것도 잊고 마치 슈를 망막에 아로새기려는 듯 뚫어져라 응시했다. 

마치, 매번 제자리에 돌아올 때마다 정말로 그곳에 있을지 확신할 수가 없다는 듯. 

 

"카게히라…?"

 

표정이 사라진 미카의 얼굴을 보고 슈가 잠시 당황해서 굳은 순간 회전목마는 다시 커브를 돌았다. 다음번에 정말 있을까, 자신만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는 사람이 정말로 다시 나타날까. 미카는 저도 모르게 기둥을 꽉 잡고 매달려, 고개를 쭉 빼고 그쪽을 바라보았다.

 아까보다 심각해진 표정의 슈가 나타난 순간 미카의 두 눈에서는 스스로도 예상치 못했던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카, 카게히라!" 

"으, 응아아…? 내 와 우노?!" 

 

당황한 미카는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주먹으로 눈물을 닦았다. 제발, 스승님이 잠깐이라도 딴전을 피워 자신의 표정을 보지 못했기를 바랐다. 행복한 회전목마를 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눈물을 흘리다니, 단순히 고장난 인형이라고 야단을 맞는 정도라면 괜찮지만 혹시 내다 버린다고 화를 내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하지만 마이크 없이도 작은 라이브하우스 하나 정도는 얼마든지 장악할 수 있는, 쩌렁쩌렁한 슈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카게히라! 카게히라! 갑자기 왜 우는 것이야? 설마 멀미라도 나느냐? 어디 아픈 것은 아니겠지? 아아, 너란 녀석은 정말 도대체…!!" 

"스승님?!" 

 

놀라서 옆을 돌아보니 슈가 험악한 얼굴로 같이 뛰어서 따라오고 있었다. 생각보다 빠르다뿐이지 사람이 따라올 수 없는 속도는 아니었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 일이었지만, 어쨌든 미카로서는 슈가 엉뚱한 곳에서 체력을 낭비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허둥지둥 맞고함을 질렀다. 

 

"와 따라오는 기가?! 내 아무렇지도 않데이! 개안타!" 

"그게 괜찮은 얼굴이란 말이냐! 조금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 

"글타고 빙빙 도는 회전목마를 따라오는 사람이 어데 있노?!" 

"따라 올라갈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하란 말이냐! 아아, 가능하다면 당장 널 거기서 끌어내리고 싶다만…!" 

 

두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리 없는 주위 사람들이 그저 서로 소리를 질러대는 슈와 미카를 보고 깔깔 웃기 시작했다. 눈물이 쏙 들어간 미카가 부끄러워서 얼굴을 가리는 모습을 본 슈도 그제야 자신들의 상황을 파악했는지 머쓱한 얼굴로 멈추어 섰고, 회전목마가 서로에게 잠깐의 유예를 주었다가 둘을 재회시켰을 무렵에는 나란히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으, 응헤헤…." 

"…크흠." 

 

그래도 방금 전의 불안한 기분은 깨끗이 사라졌기에, 미카는 아직 눈물이 덜 마른 얼굴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먼저 손을 크게 흔들었다. 마른세수를 하던 슈도 그 모습을 보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고, 그 모습을 보니 미카는 가슴속이 따뜻한 무언가로 차올라 콧등이 시큰해졌다. 

다시 한 바퀴를 도니 0.1초의 오차도 없이 슈가 나타났다. 그 다음에도, 또 그 다음에도 슈는 마치 발 밑에 뿌리라도 자란 양 제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계속해서 사라졌다가는 나타나고, 사라졌다가는 나타났다. 

아아, 신이시여. 이렇게 수십 번의 기적을 경험해도, 나중에 천벌을 받지는 않을까요.

미카는 슈가 사라진 틈에 잠시 눈을 꽉 감았다.

마침내 자신들의 차례가 끝나고 회전목마가 천천히 멈추었다. 미카가 높은 안장에서 내리려는데 슈가 허둥지둥 뛰어와 미카를 받아서 안아 들었다. 

 

"응아?! 내, 내려 도…. 내 진짜 개안타 안카나…." 

"방금 운 이유를 말할 때까지 내려 줄 수 없다는 것이야. 단념하고 털어놓거라." 

 

이대로는 수많은 행인이 오가는 파리 시청 앞을 슈에게 번쩍 들린 채 이동하는 꼴이 되고 만다. 미카는 두 손을 파닥파닥 내저으며 항복의 뜻을 전한 뒤, 슈가 얌전히 내려 주자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내라꼬 마 회전목마가 생전 첨인 기는 아이다. 옛날에… 딱 한 번, 고아원에서 다 같이 놀이동산에 간 적이 있었제. 그때 타 봤는데…." 

 

슈가 말없이 눈짓으로 이야기를 재촉하기에 미카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사실은, 내는 그때 이미 젤 큰 미카 오빠여서… 쪼끄만 얼라덜 먼저 태우고, 맨 마지막에 타기로 했데이. 어른들은 얼라덜 챙기는 데만 바빠가, 다 챙긴 담에 걍 가뿌렀던 기다…. 내는 드디어 내 차례가 왔구마, 카는 맘에 들떠가 말에 기어올라 타기 시작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께 아는 얼굴이 아무도 없었던 기다." 

 

슈의 표정이 흐려졌다. 스승님이 이럴까봐 말하기 싫었는데, 하고 생각하며 미카는 말을 이었다. 

 

"내 혼자 남은 걸 아무도 모르고, 다들 딴 데로 이동한 기제…. 방금 전에도 스승님이 그랬던 것처럼, 중간에 내려 달라꼬 할 수도 없응께 걍 끝까지 다 타구… 우야노, 내 또 어무이 이자뿟따… 하고 출구에 멍하니 서 있는데 나중에 고아원 어무이가 허둥지둥 달려온 덕분에 두 번 고아가 되는 신세는 면했는데…." 

"…미안하다, 카게히라. 그런 기억이 있는 줄 알았다면 굳이 네게 회전목마 탑승을 권하지는 않았을 텐데…." 

"응아~ 스승님이 내 사연을 우예 아노. 그카고 내는 항상 스승님이 원하는 걸 들어 주는 기 최고 행복이라 아이가~. 내한테 손 흔들어 주는 스승님, 즐거워 보여서 내도 좋았데이." 

 

어느덧 주위는 완전히 새까만 밤이 되어 있었고, 회전목마의 조명은 해질녘보다 더욱 환하게 반짝반짝 빛났다. 슈는 차갑게 식은 미카의 두 뺨을 양손으로 감싸며 두 눈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모르는 네 이야기가 아직도 있다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 

"들어야 마… 신경만 쓰게 맹글 뿐이다 아이가. 별루 대단한 얘기도 아인데." 

"설령 그것이 듣는 사람까지 괴롭고, 슬프고, 안타깝게 만드는 일이라 하더라도… 가능하면 방금 전과 같은 일이 있었을 때, 미리 말해 다오. 나 역시 네 마음을 희생시켜 가면서 내가 원하는 일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야." 

 

그렇게 말하는 슈의 두 눈이 정말로 슬퍼 보였기에 미카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데이. 그치만… 내 이제 회전목마 타는 거, 아무렇지도 않데이. 스승님이 끝까지 옆에 있어 줬으니께." 

 

그리고, 이것은 말하면 왠지 또 저지를 것 같아서 말할 수 없지만… 방금 전 빙빙 도는 회전목마를 계속 뛰어서 따라오던 슈의 모습에 미카는 어째서인지 구원받은 기분이었다. 

미카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본 슈는 문득 생각난 듯 손목시계를 확인하고, 재빨리 미카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럼 이제 어서 가자꾸나. 슬슬 레스토랑 예약 시간이 다 되어 가니. 늦는 것은 매너가 아니지." 

"응아, 응!" 

"그리고…." 

 

자신의 코트 주머니로 미카의 손까지 함께 집어넣은 슈가 헛기침을 한 뒤 말했다. 

 

"다음번에 어딘가에서 회전목마가 눈에 띄면, 나와 함께 타자꾸나. 가능하면 말이 아닌 마차에, 둘이 함께." 

"으응? 스승님은 밖에서 손 흔들어 주는 기 더 좋은 거 아이가?" 

 

미카가 눈이 동그래져서 묻자 슈는 솔직한 표정이 되었다. 

 

"…그것은 이미 이루어진 소망이기도 하고… 홀로 밖에 서 있으니, 생각보다 쓸쓸하더군. 게다가 네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시간이 너무 길어. 카게히라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수없이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는 것이야." 

 

그 말에 또다시 눈물이 터질 것 같았지만 미카는 고개를 숙이고 필사적으로 참았다. 

자신의 한쪽 손이 슈의 코트 주머니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에 온몸이 따끈따끈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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