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RN] 시새움
"내, 내가 바닥에서 잘 테니까 올라오시오, 사부……."
“저기, 누나.”
졸린 눈을 하고 있는 리나를 막 재우려고 할 때였다. 문이 슬그머니 열리더니 베개를 끌어안은 하랑이 자연스럽게 내 연인의 이름을 부르며 들어왔다. 영문 모를 방문에 의아함을 품고 있으니 머쓱한 표정을 지은 하랑이 슬쩍 내 눈치를 봤고, 리나는……
“이리 와.”
입을 쩍 벌려 하품을 하면서 제 옆자리를 손으로 툭툭 두드렸다. 덕분에 입을 쩍 벌린 건 이제 그녀 혼자가 아니게 되었다. 나 역시도 당황해 입을 벙긋거렸다. 지금, 하랑을 곁에서 재우겠다고? 그대로 굳은 나를 보고서도 익숙하게 침대 위로 엉금엉금 기어 올라온 하랑은 이불을 턱 아래까지 끌어올리며 입을 열었다.
“저, 사부. 내가 가끔 누나 방에서 자거든?”
……나는, 나도 리나가 불편해할까 봐 어지간하면 따로 잠드는 것을, 왜 네가? 표정이 험악해지는 게 느껴졌으나 딱히 숨길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잠에 들기 직전인 연인 때문이었다.
“오해하지 마쇼? 귀鬼를 많이 보면 가끔 그러는 거니까.”
“무서우면 불을 켜고 자면 되는 게 아닌가?”
“아니. 아니. 누나 기가 좋아서 옆에 있으면 아무것도 다가오지 못한단 말이오.”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다 큰 사내가 그런 것 하나 혼자 해결 못 하냐고 버럭 화를 내고 싶다가도, 그 기구한 생이 안타깝기도 하고. 이런 마음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할 내 연인은 그 사이 도로롱 숨을 뱉으며 꿈을 향해 떠났다.
“……함께 자도록 하지.”
“엥? 사부도?”
“그래.”
당장 이불을 가져와서 바닥에라도 자리를 잡아야겠다 싶었다. 그래야지 오늘 밤 동안 한숨이라도 잘 수 있을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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