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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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노모로스

1. 마왕님 어디가세요

스토리 by 가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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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라는 권위와 권력에 맞게 품격있고, 고결한 자태를 보이는, 듯.. 보이지만 실은 반대에 더 가깝다.

멍을 때리는건지 집중을 하는건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종종 가만히 서서 골똘하게 눈동자를 굴리거나, 마치 이중인격이라도 있는 듯 자주 바뀌는 변칙적인 기분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보여주는 둥.. 마왕이라는 이름의 격을 떨어뜨리는 자가 있다면 아마 그 마왕은 *솔일것이다.(*솔(SoL) - 노모로스의 별칭)

대표적인 예시로 몇 가지 뽑자면, 뜬금없이 국밥이 먹고싶다고 마왕성의 자리를 비우고는 인간계에 올라가 유명 국밥 맛집에서 순대국밥으로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오지를 않나, 마왕성 간부회의 도중 갑자기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에 가보고싶다며 인간계에 올라가 공중부양으로 바다를 횡단하는 사건이 심심치않게 일어나곤 했다.

“ 마왕님, 인간계는요. 악마가 살 수 있는 곳이 안된다고요. 마왕님이니까 인간계에서 오래 버티는거지, 자주 가셨다간 언젠간 몸에 무리가.. ”

진정하고, 자. 내 말좀 들어봐? 요즘들어 마음에 드는 인간이 생겼는걸. 푸른 머리칼을 가진 당돌한 여자인간인데, 얼마나 내 마음에 쏙 드는지 계속 생각나게 한다니까? ”

“ 글쎄요, 인간들에게 정 붙여서 좋을 게 없..”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솔은 그녀의 잔소리를 듣기 싫다는 듯 자신의 귀가 있을 것 같은 곳에 양 손을 가져다대고는 귀를 막는 시늉을 하며 이내 안들린다며 유치하게 굴기 시작했다.

“ 아- 알겠어요!! 알겠다고요. 제가 졌으니까 이제 그만해요. ”

“ 그래, 내가 항상 우리 자기 사랑하는거 알지? ”

솔은 그녀의 머리를 헝클어놓듯 거칠게 쓰다듬고는, 마치 곧 약속이라도 잡혀 있는 듯 당연하게 인간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익숙하다는 듯 헝클어진 머리를 빗으로 정돈하는데, 옆에선 간부가 그 장면을 보곤 그럴 줄 알았다면서 이내 와하하 웃기 시작한다.

그녀는 이해가 도통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연거푸 한탄한다.

“ 하아, 마왕님은 무슨 생각이실까요? 인간계는 마기가 없어서 악마가 가면 숨을 쉬지 못하는 거랑 똑같은 걸로 알고있는데 말이죠. 마왕님이라 오래 버티시는거지, 그 고통을 참으면서까지 인간계에 가고 싶으신걸까요? ”

“ 글쎄, 솔을 오랫동안 봐왔지만, 이번엔 뭘 할려는지 나도 잘 모르겠네. 정확한 건, 솔이 저렇게 무게감 없어 보여도 다 계획이 있다는거야. ”

그는 다시 곰곰히 고민하더니, ‘음. 아닌가?’ 라며 그녀에게 농담아닌 농담을 건네곤 실없이 웃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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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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