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네뷸라의 뒷이야기

리버스 1999 드림주

자신의 뇌를 자극하여 순간적으로 초인적인 지능을 발휘할 수 있는 마도학자와, 그저 평범한 인간이 있었다. 그 둘은 뻔한 소설마냥 사랑에 빠졌고, 그 결실이 찾아왔다.

화목한 부부, 기다려오던 아이. 누구나 한 번 쯤은 꿈꿔봤을 듯한 이상적인 가족에서 로스 네뷸라는 태어났다. 지극정성이던 부모는 어느새 아이를 학교에 보낼 때가 되었다. 그러나 그 곳에서 인간들은 로스를 깔보았으며, 마도학자들 또한 그를 곁에 두지 않으려했다. 모두들 자신이 가야할 쪽을 잘 알고있었으나 그는 어디로도 갈 수 없어 길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 당시 이미 로스는 자신의 지능이, 마도학의 도움조차 없음에도 월등하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시선을 끌어 좋을 일이 있나? 그는 고의로 문제를 틀리면서 학교 성적의 정중앙에 머물렀다. 다행히도 학교 안의 사람들에겐 그 작전이 통했으나, 우수한 마도학자를 찾는 재단은 학교 서류를 뒤적이다가 매번 정확히 중간에 머무르는 이상한 소녀를 발견했다.

재단은 학교 수업이 없는 날 직접 로스 네뷸라라는 소녀에게 접촉했다. 부모에게는 먼저 인재를 찾고 싶어서 왔다고 충분히 설명하여 안심시킨 뒤, Z는 그와 대화를 시작했다.

“안녕, 재단에서는 너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어서 찾아온건데. 같이 이야기할까?”

“음… 일단 전 혼혈 마도학자고 누군가를 보호하거나 회복시킬 수 있어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련했죠. 안 그러면 순혈 마도학자를 뛰어넘지 못하니까요. …이 정도는 이미 아시겠지만요.”

“그렇지.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는데… 학교 공부가 수준에 안 맞니?”

그 말에 로스 네뷸라는 잠시 침묵하다가, 곁에 놓여있던 6×6×6 루빅스 큐브를 집어들었다. 엉망으로 뒤섞여있던 큐브의 색이 1분도 안되는 시간에 깨끗하게 정리되었다. 지켜보던 그의 부모도 작게 입을 벌린다. 머리가 좋은 것은 알았지만 저 정도라는 건 눈치채지 못했으리라.

“재단의 사람이 되지 않겠니? 너에게 맞는 교육과 그 마도술을 갈고 닦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게.”

로스 네뷸라는 승낙했고, 부모 역시 딸의 의지를 존중했다.


교육담당 아리아의 보고서

대상: 로스 네뷸라

관찰 기관: 1달

-마도술에 관하여

마도학자 혼혈종의 특성 상 통상적으로 순혈 마도학자보다 지닌 힘이 약하다.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별도의 지시가 없음에도 자유시간 또한 고강도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후 대상과의 대화를 통해 들은 바에 따르면, 그는 전투 대상의 행동 양상과 특성을 모두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어진 검증에서 사실로 밝혀졌다.

이 지능은 마도술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인간으로서의 능력이, 태생적으로 약한 마도술에 힘을 실어주는 드문 경향이다. 이후 마도술이 태생적으로 약한 마도학자들에게 참고할만한 표본으로 보인다.

-성향

남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으나 상당히 선을 긋는 타입이다. 아는 사이라고 할만한 주변 인물들은 많으나 좀처럼 친구는 거의 만들지 않는 듯 하다. 대체적으로 차갑다. 하지만 주변을 못 돌보는 것 또한 아니다. 직접 경험한 결과 본인이 개입함으로써 아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때는 과감하게 진입한다. 그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증언을 통해 도출한 결론은 “냉정한 사람이지만 알고보면 따뜻한 면이 있는” 마도학자 혼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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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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