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량무현] 당신과 나에 대해서 (That’s all for love) - 1
신해량과 박무현이 결혼합니다.
*아직 작업 중인 원고입니다.
[화이트 베이지 톤의 실내에 의자가 하나 놓여있다. 뒷 배경에 반절정도 보이는 전면창 너머로는 녹음이 가득하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
[누군가 카메라를 직접 옮기는 모양]
[화면에 비춰지는 남자의 얼굴]
[카메라 줌을 조정하고 마음에 들었는지 남자는 의자에 다가가 앉는다.]
안녕하세요, 신해량입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저와 무현씨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자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영상은 무현씨 모르게 제작되었습니다.
[남자가 앉아있는 화면은 블러효과가 적용되어, 뿌옇게 보이고 그 위에 자막이 뜬다.]
[자막: Q.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는지.]
다들 아시다시피, 저희는 직장에서 만났습니다. 직장도 특이했죠. 북태평양 한가운데에 자리한 해저기지였으니까요. 그리고… 저희는 사이비종교의 테러 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입니다. 그때 무현씨는 저를 구하겠다고, 정신 잃은 저를 엎고 계단을 올랐습니다. 그때 제 몸무게는 100kg가 넘었는데 말이죠.
[남자가 싱긋 웃는다.]
그때 저에게 두번째 인생이 주어졌습니다. 무현씨로 인해 목적없이 흘러가던 미래가 박무현이라는 한 사람으로 분명해진 거죠. 무현씨가 안전하게 일상을 영위했으면 했습니다. 저 혼자 결정 내리고 한 행동 때문에 무현씨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겁니다. 하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용서받았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저희는 다시 재회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된 거죠.
[남자가 쑥쓰러운 듯이 시선을 내리깔고 살짝 웃었다. 곧 이어 다시 화면이 블러처리 되고, 그 위에 자막이 새로 뜬다.]
[자막: Q. 박무현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
이렇게 보시는 것처럼 저는 어디가서 지지 않는 사람입니다.
[남자는 자신의 주먹을 들어올려 보인다. 꽉 쥐어진 주먹에는 혈관이 불거져 있다.]
하지만 무현씨는 저보다 더 강한 사람입니다. 맨 몸으로 탱크를 막아낸 사람처럼 말이죠. 당신은 후회하며 잠들고 싶지 않아서 그렇다고 얘기하지만, 그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의지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자는 먼 산을 보듯 먼 곳을 보다, 무언가 생각났는지 이내 살포시 미소 짓는다.]
[블러 효과, 자막 추가]
[자막: Q. 박무현과 함께 하면서 좋았던 점]
무현씨와 함께 있는 모든 순간이 좋았습니다. 이것은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심입니다. 하하. 의심하지 마십시오, 무현씨.
[남자가 정면을 향해 지긋이 쳐다본다.]
그는 저의 안식처이자 매일 제가 살아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사람입니다. 해저기지 테러로 저는 무현씨를 잃을 뻔했습니다. 물 속에서 사람을 잃는 일을 두번이나 겪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적처럼 무현씨는 생존해서 제 앞으로 걸어왔습니다. 그때 느낀 안도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무현씨와 함께 있는 시간이 늘 좋았습니다. 제가 살아있다는 것, 그가 살아있다는 것, 우리가 함께 한다는 것이 저를 현재에 살게 만듭니다. 무현씨와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현재에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미래를 생각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블러 효과, 자막 추가]
[자막: Q. 미래에 기대하는 점.]
크게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언제나 항상 제 곁에 있어줬으면 합니다.
[블러 효과, 자막 추가]
[자막: Q.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랑합니다.
[남자의 한 마디로 영상이 하얀색으로 페이드 아웃된다.]
[텍스트가 떠오른다.]
‘신랑 신해량, 신랑 박무현. 두 사람이 오늘 백년가약을 맺습니다.’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