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ANDE
추락하는 계절, 선을 먹어치우는 괴물, 자호산의 산군
Background Music 叶落无声 - Yu-Peng Chen 짙은 밤, 비명 지르는 잎사귀와 타오르는 강줄기를 내달린다. 코끝을 스치는 연기는 시큼하고 들이켠 목구멍은 매스껍다. 기실 오래도록 맡아온 화마의 잔향이었음에도 유독 속이 따가웠다. 높다란 나무와 줄기가 우거진 산이라서, 그 산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던 친우의 육신이라서일까. 거대한 우레와
처음 합은 피했다. 두 번째 합은 목덜미를 내어줬다. 세 번째는, ……실 없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무얼 생각하고 있는 건지. 실력 차는 확연하다. 오랫동안 한 산에서 포식자로 살아가던 감이 그리 외치고 있었다. 그래, 네 말대로다. 우습구나. 원수의 목을 치기 위해 그리도 칼을 갈았건만 세 합도 되기 전에 조소를 사다니. 아직까지도 제 검에 목이 조
Background Music Aether - Dear Lillie 들어선 안 되고, 봐서도 안 되며 알아서도 안 될 오직 나만의, …비밀이었다. 아무리 이기적이어도 나 한 명만 알고 있으면 된다고, 그리 생각하며 겨우 제 속으로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그게 썩어 문드러진 과실이란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제 속에서 남아, 언젠가 보이지 않는 속부터 갉아
Background Music Yutaka Hirasaka - Letter 「촬영 끝나면 숙소 가지 말고 내 집으로 와.」 새로운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땅거미가 질 무렵에 받은 문자는 퍽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풋, 웃음이 나와 정신을 차려보니 문자를 보관함에 넣고 있더라. 이모티콘 하나 없는 텍스트의 나열이었음에도 그 이 타자를
Background Music 홍등불에 일렁이는 연민이여 수많은 사람이 모여 밤의 파도처럼 일렁거린다. 어린아이가 신이 나 떠드는 웃음소리가 군데군데 울리고 상인이 너나 할 것 없이 드셔 보라 외치는 소리, 여러 새가 나무 쪼는 소리도 이따금 섞인다. 주홍빛 풍등이 낮은 바람결을 타고 살랑살랑 몸을 흔드는 밤. 여러 웃음이 강물 따라 졸졸 흘러가 마을
Background Music WAITING FOR YOU - TONE AND MANNER “…그래서 조금이나마 내 기운을 담은 단주를 만들었다.” 두 눈가가 느리게 뜨였다. 오래도록 검을 잡아왔기에 있었을 리 없는 장신구가 어색하게 팔목 위로 겹쳐진다. 손목의 볼록한 부분이 유독 잘그락거리며 맞닿아 더욱이 생생한 감을 드러냈고 그럴 때마다 가슴 한
Background Music 직감 (直觉) - Superluckyqix 사각의 방, 상아색 소파, 땅거미 붙어 불투명한 창문. 발끝에 희미한 주황색 거스름이 묻는다. 푹 눌린 소파 한 가운데 앉아 멍하니 고개를 젖히면 민무늬 천장에 달랑 불 꺼진 전등 하나가 보인다. 소리 죽인 TV가 홀로 돌아가고, 째깍째깍 시계 초침이 작은 몸으로 힘겹게 정적을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