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후기 모음

<왕실에서 미움받는 성기사는 마왕의 반려가 되었습니다>시리즈 후기

마왕 복스와 성기사 아이크 이야기

Writing Note by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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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 본편은 여기서 봐주세요

이것이 이렇게 길어질 내용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며wwwwwwwwwwwwwww

원래는 성기사 아이크가 마왕의 인질로 잡혀가서 마왕의 구애를 받으며 결국 그의 반려가 되는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그러기까지의 갈등을 묘사하고 설마 마왕이 아이크를 데려오자마자 냉큼 잡아먹으려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면서 상중하로 나눌 계획이었던 글이 6편까지 가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한 편에 만오천자 정도까지로 제한하려다가 마지막 편은 도저히 끊어 갈 수가 없어서 다른 글의 두 배가 되어버렸고… 에필로그까지 더하면…(아찔) 다시한번 저의 분량조절능력을 탓해본다…….

세계관은 평범한 중세 판타지로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이야기 속 아이크의 모국인 A국은 대륙의 서쪽에 위치하며 이 대륙에는 A국 외에도 수많은 국가가 있습니다. 대륙의 북쪽 산맥과 그 근처 황야를 전부 지배하고 있는 마왕은 대륙에 사는 인간 모두의 주된 적이며 그를 처치하기 위한 용사들도 각 나라에서 배출되고는 있으나 그 누구도 마왕 공략을 성공하지 못한 상태. 딱 여기까지만 설정해두었습니다. 처음에는 마왕에게 적대하는 포지션이던 아이크가 결국 마왕의 반려가 된다는 스토리를 쓰고 싶었을 뿐이므로 세계관을 자세히 설정하지는 않았다…!

그 외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본편에 거의 다 했기에 이 뒤로는 불친절했던() 에필로그의 보충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복스는 ‘가장 강한 악마가 마왕이 된다’ 는 마계의 법칙에 따라 마왕 자리에 올라 있고 모든 마족과 마물들에 대한 지배권을 갖지만 본문에서도 설명하듯 마왕이란 ‘군림할 뿐 통치하는 존재는 아니’ 기 때문에 자신과 가장 가까운 종족인 악마(마족)들은 마음대로 부릴 수 있어도 마물들은 인간을 멸망시키기 위해 움직일 때를 제외하면 동원할 수 없습니다. 그럴 능력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게 금기이기 때문에 안 하는 것에 가깝고, 애초에 이 마왕이 인간 멸망을 꾀할 리 없기 때문에() 마물들은 본능에 따라 인간을 해치려고 날뛰고 인간들은 그것을 막아내면서 그 원흉으로 보이는 마왕을 퇴치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으나 그럴 능력이 안 되어 지금껏 공존해왔습니다.

애초에 복스가 마왕이 된 뒤로 인간들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친 적은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에 마왕을 퇴치하고자 하는 용사들은 그 행동에 정당성이 있어 그렇게 한다기보다는, 그저 마왕이 ‘마왕’ 이기 때문에 퇴치하려 드는 것입니다. 에필로그에 등장한 용사 파티가 속한 나라는 그 용사의 출신 마을이 매우 가난해 매 해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한다는 것만 봐도 무척 부패한 나라임을 알 수 있고, 그렇기에 마을 사람들이 용사 일행에게 호소했던 마을이 입은 피해는 도적들(식량을 훔쳐간 것)이나 국가 단위의 소행(마을 처녀들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가족들이 몰살당한 것)입니다. ‘성직자’ 의 설득에 응해 용사 일행이 이 진상을 밝혀내어 부패한 나라를 심판하려 들었다면 그가 바라던 대로 대륙에 영웅으로서 제 이름을 새길 수 있었겠지만 이 용사는 그럴 그릇이 아니었지요.

마왕이 인간 전체를 아끼게 된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부러 서술하지 않았습니다. 실제의 군주님에게 일어났던 일이 이 스토리에서도 일어났다고만 생각해 주세요. 어쨌든 마왕이 인간을 아끼는 것은 필멸자 특유의 향상심이나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강함을 동경하는 불멸자의 마음에 가깝고, 그래서 마왕은 지금껏 어떤 인간에게도 개인적인 소유욕이나 깊은 애정을 품어 본 적이 없습니다. 보통 악마는 계약을 통해 인간의 영혼을 취하는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던 마왕은 개개인과 사소한 계약을 해 본 것은 사실 아이크가 처음이었고, 직접 나서서 이토록 깊은 관계를 맺게 된 것도 아이크가 처음입니다. 그마저도 처음에는 정 붙일 곳 없던 어린아이에게 연민을 품었고 아이를 위해 함께 보낸 시간이 마왕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딱 그 정도였지만 정작 성장한 아이크를 보니 기억 속의 작고 여리던 모습에서 강하고 아름답게 바뀌어 있었죠. 말하자면 첫눈에 반하고 만 것입니다.

어린 아이크가 마왕에게 ‘다시 만나고 싶다’ 는 소원을 빌고 계약이 성립되었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계약의 충격이 아직 어린 아이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아이크는 마왕성에 잔류하게 된 후 마왕의 입에서 모든 진상을 들을 때까지 자신이 그와 계약하고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몰랐습니다. 또한 마왕과 처음 검을 맞댔을 때 마왕을 공격하다 심장에 격한 고통을 느낀 것도 계약의 영향이란 설정인데 아무리 그래도 후자는 본편에서 설명했어야 할 설정이었네요… 반성…….

-아이크가 마왕의 반려가 되기까지는 마왕의 사랑을 알게 되고 마왕성에 잔류하게 된 뒤로 1년 정도 걸렸습니다. 그 1년 동안 오직 저만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마왕 자신도 난생 처음 품어 보는 사랑을 마구 쏟아부어 주었으니 안 반하고 배길 리가 있을까… 애초에 아이크는 마왕이 ‘복스 아쿠마’ 란 약장수로 제 주변을 맴돌 때부터 조금씩 호감이 생겼는데, 마왕이 정체를 밝힌 뒤에는 그게 꾸며낸 모습인 걸 알고 실망했었지만 마음을 연 뒤로 마왕이 그것보다 더한 애정을 퍼부어 준 탓에 안 그래도 순수한 애정에 목말랐던지라 냉큼 마셔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이 이야기를 상세히 썼다가는 진짜로 10편 내에 끝이 안 날 거 같아서() 몇 백 년을 워프해 에필로그를 썼습니다. 이제와서 말하지만 이 이야기는 사실 그 에필로그 장면을 쓰고 싶어서 시작한 이야기였는데…!!! 정작 거기 도달하기까지의 서사를 붙여주다 보니 정작 쓰고 싶었던 장면이 제일 짧은…!!! 반성합니다.

에필로그 시점까지도 아이크 이브랜드는 아직 ‘인간’ 이지만 악마의 힘에 의해 마왕과 같은 시간 동안 잠들었다 깨어나기를 반복하면서 순수한 인간성이 많이 깎여 나간 상태입니다. 영혼이 마모되었다고 봐도 됨. 분명 인간임에도 마왕을 찾아오는 용사들에게 분노해 그들을 쫓아내는 행동 같은 것은 본디 성기사였던 아이크가 할 만한 행동은 아니죠. 자세히 서술하지는 않았으나 마왕은 이 점을 매우 안타까워하면서도 여전히 사랑에 눈이 먼 상태라 굳이 지적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아이크가 더 망가질까봐 해방시켜주겠다고 해봤자 아이크가 갈 곳도 없고요. 아이크도 마왕이 그런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마왕성에 오게 되면서 모국 사람들에게 사실상 버려졌을 때 인간에 대한 모든 미련을 버렸기에 자신이 더는 순수한 인간이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알면서도 마왕을 사랑하는 자신으로 있고자 합니다.

다만 현실이 어떻든 간에 용사들이 마왕성을 공략하려고 찾아오면 몇 십 년 잠들었다가 깨어나서 1~2년 정도 같이 러브러브하게 지내는 마왕과 그의 반려는 그들에게 허락된 시간이 다할 때까지 평생 신혼부부처럼 살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에필로그에 첨부한 <레퀴엠> 은 위쪽에서 서술한 이유로 선정한 엔딩 송입니다. 글 시작할 당시부터 이 곡을 엔딩 송에 써야지 하고 생각하고 원본 링크를 저장해뒀었는데 정작 오늘 업로드하면서 마나랑 잘리가 부른 버전으로 할까 원본 버전으로 할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사실 글은 진작에 다 써놓고 이 고민만 30분 함… 그래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면 몰입이 깨지실까봐 원본으로 밀고 갔습니다. 업로드하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미쿠 버전도 좋았을 거 같긴 하네요.

덧붙여 아이크가 에필로그에서 마왕을 ‘복스’ 라고 부르는 것은 마왕의 반려가 되었을 때 마왕의 진명 또한 들었지만 그걸 공개적으로 부를 수는 없기에 마왕이 인간계에 내려갈 때마다 쓰는 가명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애초에 마왕에게 호감을 품기 시작했을 당시 아이크는 마왕을 ‘복스 아쿠마’ 로 인식하고 있었고요.

-비주얼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마왕 복스는 더데헝 카페의 키 비주얼을 참고했습니다.

이쪽의 굿즈 일러를 기반으로 했을 때 처음 마왕으로서 A국에 쳐들어와 아이크와 대치했을 때의 모습은 D, 마왕성에서의 모습은 B라고 생각하고 썼습니다. 마왕 버전으로 자신만만하게 웃는 얼굴은 작중 한 번도 나오지 않았지만.

마왕의 반려 아이크는 빌런 보이스의 키 비주얼을 참고했습니다. 애초에 그 비주얼에서 윤님과의 썰이 시작되었고 그게 연성으로 이어진 거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랄까요.

뭔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정작 쓰려니 여기까지네요. 길고 긴 이야기였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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