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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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지마 교메이는 맹인이었기 때문에 앞을 보지 못했으나, 그에게 상대에 대해 알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는 의견과는 알맞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주어진 많은 감각이 있다. 가령 후각이라던지, 촉각이라던지. 청각도 있고. 풍겨오는 냄새가, 맞닿는 피부의 감촉이, 들려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히메지마 교메이는, 촉각을 사용하는 것을 애호했다.
시나즈가와 사네미가 우부메라는 혈귀와 대치한 후, 그는 하현의 1을 토벌했다는 이유로 기둥의 자리에 올라가게 되었다. 그를 아는 모두가 축하의 말을 건넸지만 그는 딱히 즐겁거나 기분이 들뜨지 않았다. 이유인 즉슨 그 혈귀를 토벌하는 과정에서 그의 동생인 시나즈가와 겐지가 크게 상처를 입고 말았기 때문이다. 물론 시나즈가와 겐지가 평범하지 않은 체질이라는 것
그 무렵의 시나즈가와 겐지는 묘하게 나카하라 스미에게 더 친절했던 것 같다. 나카하라 스미 또한, 시나즈가와 겐지 앞에서 겐야의 형제이니 난폭할 거라고 덜덜 떨었던 적 없었다는 양 시나즈가와 겐지를 곧잘 따랐다. 시나즈가와 겐야는 그런 겐지의 편애를 알고 있었지만 구태여 말을 꺼내지 않았다. 정확히는 자신이 알아서 깨달을 거라고 생각했다. 겐지는 어릴 때부
사시하라 니아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글을 시나즈가와 겐지가 보게 하고 싶었다. 유서를 쓰는 법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하고 싶은 말을 이것저것 욱여넣고 그것을 유서라 우기면 유서가 되는 거지, 다른 게 아니다. 사시하라 니아는 심중이 깊은 사람이었고, 그렇기에 하고 싶은 말을 다 넣다 보면 어느새 종이가 가득 차고 말기 일쑤였다. 다음 장, 그리고 또
구원을 믿나요? 호시미야 센이 그렇게 물으면, 토미오카 기유는 이제 답할 수 있을 것이다. 믿고 있다. 뚝, 뚜욱, 뚝······. 질척한 액체가 어딘가에 스며드는 소리가 들린다. 물보다는 조금 더, 뜨겁고. 무게감 있는 그런 액체가 토미오카 기유의 머리를 타고 흘러 하오리에 스며들어서 바닥으로 흐르고 있었다. 토미오카 기유는 자신의 어릴 적 친구, 사
실상, 영원이라는 것은 말만 번지르르한 것일 뿐 지킬 수 없는 볼품없고 낡아가는 약속에나 가깝다. 모든 것에는 끝이 존재하며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색이 바랜다. 앞에 두고 영원을 약속했으나, 볼품없이 낡아 스러진 존재 앞에서 마음이 변하지 않을 수 있는 이 누구 있으리. 그럼에도 후일 썩어갈 자신을 생각지 않고 언제나 지금에 충실해 살아가는 사내가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