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와 부주장의 육아사정

[태웅준호] 에이스와 부주장의 육아사정 7

-태웅이랑 준호가 육아(?)하고 썸도 타는 이야기-

농구부의 전국대회 진출이 확정되자 북산고에선 한동안 그 얘기뿐이었다. 예선리그에서 매번 탈락하던 팀이 상양, 무림, 능남 등 쟁쟁한 학교를 물리치고 현 대회 2위로 전국대회에 나간다. 라는 드라마틱한 서사에 학생들은 물론이고 선생님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농구부는 전국대회 진출로만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전국제패였으니까. 결승리그를 앞둔 때보다 더 강도를 높여 훈련하는 건 당연했고 주말도 반납하고 체육관에 모여서 연습을 이어갔다. 특히 태웅은 전보다 더한 집중력을 보이며 연습에 매진했다

"태웅이가 열심이네."

"그러게요. 다들 전국대회 앞두고 기합이 들어가있긴 한데 태웅인 더 그렇네요... 집중력이 전이랑 완전 딴판이에요."

한나의 말에 맞장구치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준호는 코트를 바라봤다. 매서운 눈초리로 공을 쫓으며 달리는 태웅의 모습이 보였다. 주전 중 4명이 기말고사 낙제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머리가 아찔해졌지만 다행히 재시험이 치뤄져서 훈련에 차질이 생기진 않았다. 치수가 고생했지. 체육관 한 켠에서 백호에게 일대일 코치를 하고 있는 치수를 바라보며 준호는 웃었다. 

쿵! 

꺄아아 태웅아!!

강하게 덩크를 넣는 소리와 함께 여학생들의 환호소리가 체육관에 울려퍼졌다. 시선을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니 체육관 문 앞에 여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있었다. 주말인데도 태웅을 보러 온 '서태웅 친위대'였다. 태웅의 덩크에 환호한 거였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 쪽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무표정하게 자리로 돌아가던 태웅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준호와 눈이 마주쳤다.

"잘했어, 태웅아."

준호의 칭찬에 태웅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친위대 애들한테도 저렇게 인사해주면 좋아할텐데. 샐력은 좋지만 팬서비스는 약한 후배를 보며 준호도 코트로 돌아갔다. 연습은 그 후로도 계속 됐고, 서태웅 친위대는 여전히 체육관 앞에서 태웅을 응원하고 있었다. 

"태웅이가 또 덩크를 했어! 너무 멋져!"
"수건으로 땀 닦는 것 좀 봐.. 저 수건 내가 갖고 싶어.."
"나도~ 태웅이 땀 닦은 수건이라니 평생 보물로 간직할 거야!"

"실례합니다~ 누나들 잠깐만 비켜주세여!"

태웅의 행동 하나하나에 환호와 감탄을 이어가던 친위대는 뒤쪽에서 들린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경악했다. 그 자리에 서 있는 건 태웅과 똑 닮은 아이, 세준이가 있었다. 

"북산고 학생들이에요? 지금 농구부 연습 중이죠?"

그리고 옆에는 역시나 태웅과 닮은 여성이 서 있었다. 친위대는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손가락으로 체육관 안 쪽을 가리켰다. 안에서는 농구부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포카리를 마시고 있는 태웅을 발견한 세준은 친위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그대로 체육관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뒤에서 엄마 태희가 저지해서 문 앞에 멈춰섰다.

"삼촌~!"

문 앞에 서서 태웅을 부르자 밖에 있던 친위대는 물론이고 안에서 쉬고 있던 농구부원들의 시선도 모두 세준에게 꽂혔다. 포카리를 마시던 태웅은 뚜껑을 닫다가 익숙한 목소리에 손을 멈췄다. 세준이가 왜 여기에..? 놀라서 눈만 깜박거리고 있는 그를 대신해서 세준에게 다가온 건 준호였다.

"세준아!"

"선배두 있다! 선배!"

자길 향해 다가온 준호를 보고 세준은 팔을 뻗었다. 어리광 부리면 안 돼. 하는 태희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이미 세준은 준호의 품에 안겨 있었다. 

"또 보네요. 준호군. 세준아, 선배 힘드니까 내려와."

"안녕하세요. 전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태희를 향해 인사하면서 준호는 괜찮다는 듯 웃었다. 태웅이 보러 오셨어요? 라고 물으며 태희와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가는 준호를 보고 의문을 표한 건 대만이었다.

"저 사람 누구길래 준호랑 저렇게 친한 거냐?"

대만은 치수에게 다가와 물었지만 치수도 모른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아직도 그 자리에 굳어서 눈만 깜박이고 있는 태웅을 쳐다봤다. 사실 누구인지는 대충 짐작이 갔다. 저렇게 닮은 얼굴을 하고 있는데 누군지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근데 의문인 건 왜 서태웅의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이 준호와 친하게 대화를 하는 것이냐 였다. 태웅은 제게 꽂힌 농구부원들의 시선에 정신을 차렸다. 

"...저희 누나랑 조카에요."

'역시..'

부원들의 의문 섞인 시선에 간단히 답하고 태웅은 얘기 중인 누나와 준호의 곁으로 다가갔다. 등 뒤에서 저렇게 아름다우신 분이 여우놈 누나라고?? 하면서 의아해하는 백호와 목소리 좀 줄이라고 타박하는 태섭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준호에게 안겨 있던 세준은 태웅이 다가오자 그를 향해 팔을 뻗었다. 세준을 안아든 태웅이었지만 태희의 눈짓에 슬그머니 품에서 내려놓았다. 그 전에 신발을 벗기는 건 잊지 않았다. 태희 역시 신발을 벗고 체육관 안으로 들어왔다. 아직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부원들에게 눈인사를 하고 태희는 안선생님을 찾았다. 

"안선생님이시죠? 갑작스럽게 연락드리고 찾아와서 죄송해요. 원래 미리 약속 잡고 왔어야 했는데."

"아니요, 괜찮습니다. 마침 딱 쉬는 시간이기도 했고 축하해주러 오신다는 분을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니 말입니다."

"이해해주시니 감사하네요. 늦었지만 전국대회 진출 축하드립니다. 몸은 좀 어떠세요? 태웅이한테 쓰러지셨다고 들었는데.."

안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는 누나를 지켜보던 태웅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 집에 태희가 온다는 건 아침에 엄마와 통화하는 걸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를 방문할 거라는 말은 없었다. 그럴 예정이 있었다면 엄마가 말했을 텐데 그런 낌새는 전혀 없었다. 동생의 표정을 읽었는지 태희는 안선생님과 대화를 마친 후 태웅의 옆으로 다가왔다. 

"..사실은 세준이가 하도 떼써서 온거야. 물론 축하해주러 온 것도 있고."

태희는 태웅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북산의 전국대회 진출이 결정되고 방과 후는 물론이고 주말에도 연습에 열중이었던 태웅은 세준과 함께 농구할 시간이 없었다. 결승리그가 끝나면 태웅과 농구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세준은 침울해졌다. 그 때마다 태희가 잘 달래왔지만 오늘은 달랐다.

'나 삼촌이랑 농구할거야!!!!'

'삼촌은 오늘 연습하러 가서 안 돼. 세준아. 다음에 삼촌 시간 날 때 하자 응?"

'시러!!! 지난 번에도 지지난 번에도 다음에 한다구 했자나!!! 언제 하는 건데!! 나 삼촌이랑 농구 하고 싶단 말이야!!'

오늘 태희가 본가를 찾은 것도 삼촌이랑 농구하고 싶다는 세준의 성화 때문이었다. 동생이 세준과 농구할 시간이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도 계속 시간이 없다고 넘기는 것보다는 잠깐 얼굴이라도 보면 세준이 마음이 달래질까 싶었다. 하지만 농구는 커녕 얼굴도 못 보게 생기자 세준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 현관문 앞에서 드러누운 채 태웅을 찾는 세준을 보고 태희는 고민 끝에 엄마에게 안선생님의 연락처를 받아냈다. 

"..미안"

태웅은 괜히 자신 때문에 누나가 고생한 것 같아 시선을 슬쩍 옆으로 돌리며 말했다. 그런 태웅과 달리 태희는 개의치 않은 듯 손사레를 치며 웃었다.

"세준이가 떼쓰기 시작하면 아무도 못 말리는 거 잘 알잖아. 너도 너지만 준호 선배 또 보고 싶다고 어찌나 난리인지.. 하여간 고집쟁이라니까."

태희는 부원들 사이에 서 있는 세준을 보며 웃었다. 멀대같이 큰 사내들 사이에 있으면 기가 죽을 만한데도 세준은 그런 기색 하나 없었다. 

"나 형아들 경기하는 거 봤어요! 지난 번에 체육관에서 한 거요! 여기 있는 빨간 머리 형아 이마 다친 날! 형아 이제 안 아파여? 피 안나?"

"응? 아~ 물론이지! 이 형은 천재라서 회복도 빠르다고"

"우와.. 진짜? 정말로 천재야?"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묻는 세준의 말에 백호는 당연하지! 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정신연령이 똑같네. 라며 대만이 한 마디했지만 백호는 개의치 않고 아이 앞에서 잔뜩 폼을 잡았다. 백호의 허세에 연신 감탄하던 세준의 곁으로 태희가 다가왔다.

"세준아, 형아들한테 인사했어? 인사부터 해야지.
"아.. 맞다. 안녕하세요~ 저는 윤세준이구 나이는 6살이에요!"

엄마의 말에 세준은 그제서야 뒤늦은 자기소개를 했다. 양손을 앞에 곱게 모으고 꾸벅 인사를 하는 세준을 보며 다들 같은 생각을 떠올렸다.

'귀여워..'

씩씩하게 인사를 한 아들을 보며 태희는 흐뭇한 미소를 짓다가 부원들을 쳐다봤다. 도도해보이는 인상이긴 했지만 미소 지은 표정은 무척이나 온화했다. 

"태웅이 누나 서태희라고 해요. 축하가 좀 늦었지만 전국대회 진출 축하해요. 베스트 멤버가 둘이나 나와서 경사가 겹쳤네요." 

태희의 시선이 태웅과 치수 두 사람에게 향했다. 덤덤한 태웅과 달리 치수는 쑥스러운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감사인사를 했다. 그런 치수의 태도에 대만은 인상을 구겼다.

"뭐야 채치수. 답지 않게 부끄러워 하는 거냐?"

"...시끄럽다."

"고릴이 부끄러워 하다니~ 여우...가 아니라! 미인이 칭찬해주니까 그런거야? "

"시끄러 강백호!"

백호를 향해 화를 내는 치수를 보며 태희는 조용히 웃었다. 태웅이 말대로 시끌벅적한 부원들이네. 백호가 치수와 아웅다웅거리는 동안 세준은 어느 새 준호의 옆에 서 있었다.

"선배선배, 저 형아는 왜 고릴이에요? 고릴라 닮아서?"

"음.. 그런 셈이야. 저 형은 우리 팀 주장이야. 덩크도 엄청 잘해."

"그렇구나~ 나 시합 때 저 형아가 덩크하는 거 봤어요! 일케 두 손으로 쾅! 했어! 엄청 멋있었어!"
"그래? 나중에 형한테 직접 얘기해줘. 그럼 형이 엄청 좋아할 거야."

준호의 말에 세준은 고개를 끄덕이곤 준호의 손을 잡았다. 손을 잡아오는 작은 손을 마주 잡으며 준호는 빈 손으로 세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쉬는 시간이면 잠깐 좀 도와줄래요? 전국대회 진출 축하 선물 사왔거든요."

태희는 동생을 향해 눈짓했고 태웅은 말없이 체육관 밖으로 나갔다. 

"선물이요?"

"별 건 아니고 부활동에 필요할 것 같은 걸로 사왔어요. 근데 양이 많아서 태웅이 혼자는 못 들 것 같은.."
"제가 들게요!"

치수에게 꿀밤을 맞아서 벌개진 이마를 부여잡고 앉아있던 백호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태희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체육관 밖으로 나가는 백호를 따라 1학년 부원들도 밖으로 나섰다. 준호는 세준을 잠시 치수에게 맡겨두고 태희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체육관에서 10M 떨어진 곳에 주차해둔 SUV에는 태웅을 포함한 부원들이 모여있었다. 트렁크 안에는 근육 벌크업을 위한 단백질 드링크부터 시작해서 포카리와 간식들, 스포츠 타월, 아대, 각종 보호대, 스포츠 테이프 등의 스포츠 용품들이 가득했다. 생각보다 많은 양에 준호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1학년 부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양을 얼마나 해야할 지 몰라서 최대한 많이 준비했는데..부족한 건 아니죠?"

"아니요. 이 정도면 저희 1년은 걱정없이 쓸 것 같은데.. 이거 그냥 받아도 되는 건지.."

치수도 보면 놀랄 것 같은데.. 라며 말 끝을 흐리는 준호에게 태희는 괜찮다며 웃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선물이죠 라는 태희 말에 태웅은 동의하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누나 돈으로 산 거니까 괜찮아요."

트렁크 안에 든 짐을 꺼내며 태웅은 준호에게만 들리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태희는 다 들리거든 하면서 동생의 뺨을 쭉 잡아당겼다.

"괜찮은 건 맞지만 네가 그렇게 얘기하면 안 돼지."

"...사실이잖아."

여느 남매랑 다를 거 없이 누나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1학년 부원들은 놀랐는지 서로 수군거리며 짐을 날랐다. 

'확실히 태웅이 이미지 생각하면 저런 모습은 애들한테 의외이려나..'

준호는 태희와 함께 앞서 걸어가는 태웅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부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안하는 건 아니지만 태웅은 수다스러운 성격이 아니었다. 거기에 농구에 집중할 때는 조용해지는 그의 성격을 고려하면 누나와 투닥거리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울만 했다. 

'하긴.. 나도 그 때 거기서 태웅이랑 세준이를 못 봤다면 저런 면이 있는 줄은 몰랐을테니까. 누나가 있는지 조카가 있는지 전혀 몰랐겠지..'

"선배"

"...어? 왜 그래?"

"....문은 이쪽이에요."

태웅의 부름에 정신을 차리니 준호는 자신이 체육관 문을 지나쳐 교실이 있는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쪽이 아니었네. 라고 머쓱하게 웃으며 다시 체육관 쪽으로 돌아왔다. 안에서는 가져온 짐을 정리하고 락커룸으로 옮기느라 다들 바빴다. 태웅과 준호도 짐을 내려놓고 정리하는데 합류했다. 세준은 자신도 정리하겠다고 나섰지만 형들을 방해하면 안된다는 태희의 말에 힝 하며 한 쪽으로 물러났다. 문 앞에 우르르 몰려잇던 친위대들은 어느 새 문 쪽에서 멀리 떨어진 채 있었다. 아무래도 태희와 세준의 등장에 적잖이 놀랐는지 멀찍히 거리를 두고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며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네 팬들이 다 도망가버렸네. 우리가 와서 놀랐나봐."

"...몰라"

마지막 짐을 옮기고 돌아온 동생을 보며 태희는 장난스레 말했고 태웅은 문 가를 한 번 봤다가 관심없다는 듯 대꾸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아이스크림을 나눠주고 있는 준호와 눈이 마주쳤다. 아이스크림 역시 태희가 사온 선물 중 하나였다. 

"수고했어, 태웅아. 아이스크림 먹어."

준호는 태웅에게 다가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초코맛 바 아이스크림을 건넸다.

"이거 먹고 다시 연습 시작한대. 초코 맛인데 괜찮아? 바꿔줄까?"

준호는 제 손에 들린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을 보여줬고 태웅은 괜찮다며 건네받은 아이스크림의 포장지를 뜯었다. 세준은 어느 새 또 부원들 사이에 섞여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삼촌이 농구하는 거 알려줬어여! 나 드리블 잘해여~"
"오, 그래? 그럼 이거 다 먹고 한 번 보여줘. 드리블은 형이 좀 잘하거든. 태웅이가 잘 가르쳐줬는지 한 번 봐줄게."

"여......서태웅이 잘 가르쳤을리가 없지. 이번 기회에 이 천재가 다시 가르쳐줄게!"
"농구 초심자인 네가 할 말이냐?"

"세준이는 진짜 사교성이 좋네. 처음 보는 사인데 꼭 전부터 알던 사이같네."

준호의 말에 태웅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스크림을 한 입 물었다.

"..갓난 아기일 때부터 낯가람이 없어서 부모님이 신기해하셨어요."

"그래?"
"네, 매형 닮아서 그런가봐요. 유치원에서도 애들이랑 잘 어울리고 사교성이 좋다 그런다고 누나가 그랬어요. 외모는 외탁했는데 성격은 안 그런 것 같아요."

"음, 그건 아닌 것 같아."

준호는 자신 몫의 아이스크림 포장지를 뜯으며 말했다. 난 성격도 널 닮은 것 같은데? 라는 준호를 태웅은 의아하다는 듯 쳐다봤다. 

"그런 얘기 처음 들어요."

"사실 나도 처음엔 외모만 닮았나 싶었는데.. 세 번쯤 보니까 성격도 좀 닮은 것 같아. 태웅이 너도 부원들이랑 잘 지내고 있잖아? 백호랑은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고. 애초에 사교성이 없으면 부활동 하기 힘들고 말이야."

선배들한테도 싹싹하게 잘하고 말이지. 세준이가 크면 너처럼 되지 않을까? 이어진 준호의 말에 태웅은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개미가 기어가는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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