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운하랑 화란이가 만났으면 좋겠어 근데 이제 현대 운하와 오리진 화란이로
학생 운하랑 화란이가 만났으면 좋겠어 근데 이제 현대x오리진으로.
현대에서 운하랑 화란이는 안 맞는 듯하면서도 어째선지 항상 같이 다니는, 옆에서 보기에 성향이 안 맞는 것 같지만 같이 옆에 있어주는 정말로 좋은 친우라고 운하가 생각했으면 좋겠어.
하지만 화란이는 이미 예전에 운하를 좋아했었고 혼자서 그 마음을 접고 친구로 지내는 거였으면ㅋㅋ 물론 현대 한정이고 오리진은 연인관이지...
처음에 꿈으로 시작해서 오리진 쪽에 현대 운하가 꿈을 통해 가는 거였으면 좋겠어. 완전히 새로운 몸으로 가는 게 아니라 오리진 운하의 몸에 현대 운하가 빙의한다고 해야 하나. 처음 갔을 때는 이게 무슨 꿈인가 싶었지만, 현재와 다른 세상에서 아주 소중한 친구와 같이 논다고 생각하면 좋다고... 운하가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 처음에 이상하고 어색하게 생각했을지라도. 행색은 낯설지만 조금 더 큰 모습의 자신의 친우라고, 괜찮다고 받아들이는 거야. 즐거워해도 좋고. 오리진 화란과도 대화하면서 화란이 크면 이렇구나, 아니, 이것도 내 상상인가? 하고 긴가민가하다가 차츰 무의식적으로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왜냐면 너무 실감 나는 걸. 내가 모르는 화란의 일면을 꿈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게 현재의 화란과 똑같다니. 꿈이지만 꽤 신기했으니까. 하지만 역시 자신이 화란이라고 부를 때마다 묘한 웃음을 짓는 건 이상하다고 생각해. 그의 이름도 분명 화란일텐데, 왜일까?
아주 가끔씩 꿨으면 좋겠어. 처음 꿈을 꿨을 때 화란이에게 말하면서 현대 화란과 얘기도 하고... 하지만 자주 꾸지 않고 달에 한번일까, 아니면 반년? 연에 한번? 불규칙적인데다 드문드문, 잊어버릴 때 쯤에 찾아와서 가볍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그냥 꾸면 반가운 정도로.
그러다 운하랑 화란이랑 같이 밤을 보내고 있다가 현대 운하가 찾아왔으면 좋겠다.
난생 처음, 성적인 걸 보긴 했지만 한 적은 없었는데 그게 자기 친구라니, 그것도 자기 아래에서 그러고 있는 꼴이라니! 닿아있는 살은 너무 뜨겁고, 아래가, 너무. 귀에 꽂히는 달뜬 목소리까지 지금 보이고 느껴지는 게 너무 큰 자극이라서 바로 사정하고 벌벌 떠는 꼴에 화란이가 열에 들뜬 상태로 운하 불렀다가 곧바로 창백해졌으면 좋겠다. 불규칙적이지만 '그런' 상황일 때 한번도 찾아온 적 없었기에 고이 접어둬서 보이지도 않던 걱정이 지금 눈앞에 들이밀어졌으니. 게다가 학생이라 하지 않았나? 이곳에서는 성인이라지만 아직 여물지도 않은 어린아이다. 저쪽에서의 자신을 친우로 생각하고 있는, 둘이 이런 사이일거라 생각도 못한 아이었잖아. 자신의 연인의 어릴 적과 내통했다는 죄책감에 파리하게 질려서 무겁게 상황을 수습했으면 좋겠어. 운하가 아주 어린아이는 아니었지만, 배우고 있는 나이란 건 화란에게 있어 아주 어린아이와도 다름없었기에.
운하는 얼굴이 벌개져서는 아무 말 못하고 화란의 나직한 말 몇 마디를 들으며 이 짙고 더운 공기를 수습하는 것에 아무 말 않고 따르겠지. 화란이가 옆에서 어떻게든 자연스럽게, 하지만 최대한 빠르게 의복을 입는 것을 차마 보지는 못하고 방의 한 구석만을 보고 있다가, 우리는 사귀고 있는 거냐고 물어볼거야.
우리? 자신의 연인은 저 아이가 아닌 몸의 주인이었지만 결국 다른 세상에서의 어린 제 연인과도 같았기에 별 다른 말은 못하고 자신이 그를 사랑하고 있노라고 답하겠지. 운하는 그 말을 들으면서 아까 상황이 떠올라 얼굴은 익은 그대로 일거고. 무거운 침묵이 계속 될거야. 화란에게는 죄책감과 같을거고, 운하는 혼란, 그리고 열기 때문에 가벼울 수도 있을거고. 자신이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던 친우가, 그렇게... 자신이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던 게 맞나? 찬찬히 되짚어 보고 있노라면, 어째선지 얼굴을 가리고 싶어져. 이게, 맞나?
화란이는 진짜, 딱, 죽고 싶을 정도라. 아니, 자신이 연인을 두고 죽겠냐만은, 어린 아이를 범한 파렴치하고도 몰상식한 자가 된 것 같아 이걸 어떻게 해야 할 지 감도 안 잡히겠지. 이런 일은 처음이기도 하고, 어찌 되었든 건장한 사내였던 자신의 연인의 몸뚱아리에 지금 한참은 어린 아이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정말로, 해서는 안될 일을 한 것 같은 죄악감에. 사고였다고는 해도 언젠가 한 번 쯤 뒤로 생각해보았던 불안이 지금 눈에 들이밀어진 꼴이라 시허옇던 얼굴은 거매져서 다 죽어가는 꼴일지도 모르지. 어떻게든 수습은 해야 하는데.
말을 고르고 고르면서 어찌해야할까 복잡한 생각의 실타래를 풀고 있노라면, 운하가 화란을 불러. 혹시 어떻게 사귀게 되었냐고. 화란이는 대답할까. 대답하겠지. 머리는 굴러가는 그대로 두더라도 그의 물음을 무시할 일은 자신에게 없으니까. 전에 말하였던 일들이 겹친 날들을 서로 함께 보내다보니 자신이 운하를 연모하게 되었다고, 기쁘게도 그 또한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 말해 주었다고. 언젠가 간질거리게 마음을 전하던 그를 떠올리며 여느 때와 같이 살짝 웃음을 띄운 채 다정하게 말할거야. 그날부터 지금까지 제 연인과 함께하여 행복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으니까. 운하는 그걸 보며 화란이 정말로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그리고 자신 또한 화란을 좋아하고 있다고.
다만 이건 꿈이라서 자신도 화란을 좋아하고 있다고 전하기엔... 허공에 말하는 것과 다름 없어질 뿐이라, 꿈에서 깨면 그날 곧바로 말하자고 겁 없이 그렇게 나름의 다짐을 할거야. 문제가 있다면, 그 후로 이 주간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다는 것 정도일까.
운하는 곤란했지만, 언젠가 꿈에서 깰 거라 생각했고, 사실 꿈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이와 함께 하고 있으니 그리 심각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 아 심각하기야 하지. 하지만 꿈이라면 깰 방법이 있을 거고, 꿈이 아니라 진짜 세상이어도 결국 자기 옆에 있는 건 전 친우이자 지금은 자기가 좋아하는 현재이자 미래 연인(!)이 있으니까. 곤란한 건 어디까지나 화란이었지. 그는 자신의 연인이면서도 연인이 아니었으니까. 생각에 차이가 나는 것도 당연할거야. 운하는 지금 막 사랑에 빠진, 사랑을 자각한 소년이자 청년일 뿐이고 화란은 그를 그저 자신의 연인이 아닌 그저 애뜻한 아이로만 보고 있었으니까. 어디까지나 심각한 건 화란 뿐이었어. 이대로 연인과 함께할 수 없을까 두려워하는 건 오로지 화란 뿐이었어.
방금 사랑을 자각한 운하가 이미 자신과 연인이라는 미래 애인과 함께하고 싶어서 화관을 만들어주거나 같이 나가고 싶다거나 해도, 화란은 그를 연인으로 여기지 못했으니까. 정말로, 서로 연인이 된 지 얼마 안되었을 때의 제 연인의 모습과 너무나도 똑같아서 울고 싶을 정도였어. 그렇다고 거부하기엔, 그는 제 연인의 한 자락이니까. 아예 다른 이였다면 모를까, 연인이자 연인이 아닌 자라는 건 정말로 곤란하고 괴로울 뿐이었지. 절대 내보이진 않았지만. 어떻게 그런 걸 보이겠어, 여기 혼자 오도커니 툭하고 떨어진 아이인데. 애뜻하고 소중한 아이인데. 제 연인이 아니더라도 말이야. 자신이 이끌어주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했지. 절대 필요 이상으로 닿지 않게 주의하면서. 그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그정도만.
그렇게 시간이 계속 지나서 서로 운하를 돌려보낼 수 있는 방법만 얘기하던 어느 날, 주변에게서 서로 싸웠느냐고, 사랑싸움이라도 했느냐는 얘기가 들려와. 화란은 아니라고 단아하게, 또 단호히 얘기했지만, 주변에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아서. 그도 그렇게 그렇게 둘이 붙어 다니며 서로 사랑을 내보이지 않았나. 하지만 근래 보이는 건 미묘한 거리뿐이라서, 누구든 그렇게 생각했을거야.
그때, 운하가 화란의 손을 잡으면서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고 얘기해. 화란은 자진하고 싶었어. 물론 그럴 일이야 있겠냐만은 정말 기분 만으로는 그러고 싶었어. 순간 제 연인인 운하가 맞았던 것처럼 겨우 손을 잡은 것 만으로도 속이 심하게 떨려서. 주저 없이 좋아해버려서. 속은 아이인 그를. 제 연인이자 연인이 아닌 그와 닿은 것에 기뻐해서. 어떻게 해도 사라지지 않는 자기 혐오가 올라와. 그와 함께하면서 접어두고 빗장을 잠가 저 구석에 처박아 놓았던 감정이 올라와. 어떻게 그럴 수가. 본인 스스로가 너무 싫었어. 운하를 볼 수 없었어. 그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어.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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