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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실이 끊기기 전에.

20.10.06.23:59

蘭上雲 by 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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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저기,"

옆에 함께 있던 당신을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본다.

"그냥, 오늘이 다 가기 전에.. 그러니까 붉은 실이 풀리기 전에 전해주고 싶어서 말일세."

서적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었지, 그 말을 기억해 두고선 당신이 보지 않는 새에 무언갈 하나 사 두었던 참이었다.

고운 백색 종이에 그에 걸맞아 아름다운 난초가 그려져 있다. 그 곁에는 멋들어지게 써진 글귀까지.

당신의 머리칼과 같은 흰 진주에, 붉은 술까지 달려 은근 수려해 보이는 책갈피였다.

"짠, 어떤가. 자네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말이지. 글을 읽다가 표시해 놓을 부분이 생긴다면 써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혹여 부담스러워할까, 일부러 작은 선물로 골랐다고도 덧붙인다. 

"그러니까, 원래는 이런 선물 잘 안 하지만! 정말 친한 자네니까 특별히 주는 걸세."

갑자기 살짝 분위기가 바뀌어 과장되게 엣헴, 까지 붙이며 말한다. 신난 어린 아이처럼 웃으며.


"...아,"

잠시 놀란 탓에 멍하니 있다 짧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조심스레 그의 손에 들린 것을 받아들어, 잠시 쓰다듬다가 얼굴이 화악 붉어지며 고개를 들어 당신과 눈을 맞추었다.

"이, 이것을 제게,"

주시는 겁니까. 끊긴 말이 입모양으로 나오고 기쁘고도 복잡한 마음에 목소리가 떨리며 자꾸만 그것을 확인하게 하였다. 하얀 종이에 달린 붉은 것이 마치 당신과도 같아보여 괜시리 손가락으로 감아보며 부드러운 미소가 퍼졌다.

"정말... 감사합니다."

작은 목소리가 눈이 내려앉듯 공중에 살포시 놓였다. 

"하하, 놀라기라도 했나?"

농조로 웃으며, 당신의 반응을 살핀다. 혹시 마음에 들지 않아 어두운 기색이 나올까 싶어.

그래도 좋아하는 것 같은 모습에 제 표정도 한층 더 밝아진다.

"에이 뭘. ..그래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 다행이군."

정말이지, 혹시나 마음에 안 들까 몇 번이고 비슷한 걸 둘러봤단 말일세.

투덜거리는 투로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지만 입꼬리는 계속해서 올라가 있다. 

"이리 좋은 것을 받게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로 생각치도 못했던 탓에, 어찌말해야할지 감이 오질않아 말을 고르길 반복하였다. 제가 좋아하는 것이 전부 담긴것 같은 모습에 기쁨이외의 것이 얼굴에 떠오르질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을리가 있겠습니까. 경께서 제게 주신것을요."

환하게 웃으며 당신과 시선을 맞춘 눈이 곱게 접혔다.

"게다가 이 붉은 것과 하얀 것이 마치..."

말을 흐리며 무언가 생각하더니 이내 다시 얼굴이 붉어지며 약간 말을 더듬었다. 

"으음.. 사아실.. 품질 자체는 그냥 그런 거지만 말이지. 아, 그래도 최대한 좋아 보이는 걸로 했다네!"

생각없이 말을 내뱉었던 것만 같아, 바로 흔들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환하게 웃는 당신의 얼굴에, 저도 갑작스레 얼굴에 열이 오르기 시작한다.

"다행일세, 그럼.. 정말로,"

그렇게 말하곤 당신의 말을 곱씹어 본다.

붉은 것과 하얀 것.. 혹시 전에 당신이 보았던 꽃들이 연상된 걸까, 생각한다.

"...응, 별 말씀을. 그냥 가끔 유용하게 써준다면, 나는 그걸로 충분히 기쁠 걸세."

한 번 더 속으로 정말 다행이다, 하고 생각하며 배시시 웃는다. 

진짜 이때 개돌아벌임 미친건가 책갈피라니 저거 절대 본래 용도로 안쓰고 맨날 갖고다닌다. 누구 하나 족칠일 있을때마다 품안에 있는 책갈피 메만지면서 진정하고 슬 웃을듯 진짜 보기만해도 맨날 기뻐서 미소가 절로나오고 맨날 운하생각만한다 ㄹㅇ 어떻게 이럴수가 있냐 지금 당장 실말고 금속 반지로 엮어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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